노동이란 무엇인가
  
  

유리알 명인인 크네히트의 전기. 그가 어떻게 해서 영재로 인정을 받게 되었으며, 최고의 자리인 명인에 앉게 되었는지 크네히트의 일대기를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도, 그리고 읽고 나서도 ‘유리알’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 수가 없다. 유리알은 유리 구슬로 꿰매는 놀이가 아니라, ‘정신적인 유희’를 말한다.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명상을 통해서 가능하다.
  


유리알을 다루는 사람들은 카스탈리엔과 같은 수도회에서 ‘속세’와 분리되어 살아가고 있다. 마치 종교처럼 다루어지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종교는 아니다. 종교가 다루고 있는 역사 대신에 ‘정신적인 그 무엇’만을 다루기 때문이다. 
  


유리알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노동’이란 노예가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일반 사람들이 진로를 선택하고 전공을 선택하는 자유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기 때문에. 말로는 자유라고 하지만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버리고 타인을 무작정 따라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절망감과 깊은 허무를 채우는 것은 오로지 시간을 때우는 짧은 오락뿐이다. 스마트폰을 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혹은 영화를 본다거나 tv를 본다거나.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그러나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가진 막연한 ‘일’에 대한 정의와 또한 동시에 가지고 있는 ‘노동’이라는 단어에 대한 혐오감에 대해서.
  


-인간이 하는 모든 일들이 물질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을 하면서 반드시 보람을 느낄 필요는 없다.

-일을 하면서 자아실현을 한다거나 기쁨을 느낀다는 것은 주입된 강박관념이 아닐까.

-그렇다면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하는데 쏟을 필요는 없다.

-물론 이 경우에는 월급이 최저시급이 아니라 생활을 유지하는 수준까지 올라가야 한다.

-일이 생활을 위한 돈을 벌기 위함뿐이라면 신성시될 이유가 없다.

-일을 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아라, 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결국 모든 사람이 일을 하는 이유는 나중에 더 편하게 살기 위해서니까.

-부자가 되기 위해서 일을 하지만 정작 부자는 일을 하지 않는다.
(보통의 근로자처럼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자신이 ‘노동’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동자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혐오감에 대해서.

-대기업에 취업하려거나 의사가 되려고 하지만 이들이 ‘노동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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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5-01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로‘가 ‘근면‘이라는 단어와 조금 비슷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노동‘보다는 근면성실하게 일한다는 의미가 느껴지는 ‘근로‘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