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무대다, 그러나 배역은 형편없다.
<오 헨리 단편선>을 읽고, 다른 단편집을 찾다가 오스카 와일드 작품을 읽게 되었다. 기대 이상이다.
먼저 <오 헨리 단편선>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마지막 잎새나 크리스마스 선물은 워낙 유명하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인데, 결말 부분에 반전(?)이 나타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 헨리 단편선>에서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은 여자 주인공들이 남자를 찾을 때 경제적 능력(백만장자를 꿈꾸는 전형적인 신데렐라형) 만 본다는 것이다.
또, 그 여자 주인공들은 거짓말을 잘 하거나 터무니없이 약하거나, 허영심에 잔뜩 빠져있다.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을수록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이와 완전히 대비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결말의 반전도 워낙에 알려진 내용이라 딱히 반전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단편들에서는 의외의 결말에 약간 놀랄 수 있다.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으로 다시 돌아가자면, 행복한 왕자는 유명하지만 다른 작품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매력적이다.
단편이 갖추고 있어야 할 미덕인 완결성, 캐릭터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단편도 재미있지만, 희곡도 꽤 재미있었다. 살로메, 진지해지는 것의 중요성 모두 몰입도가 있었다. 식상한 교훈보다 가볍게 주는 충고가 더 기억에 남는 법이다.
-행복한 왕자
-아서 새빌 경의 범죄
-비밀 없는 스핑크스
-캔터빌의 유령
-모범적인 백만장자
-살로메
-진지해지는 것의 중요성
p.s 책이 두 권 이상이면 밑줄긋기가 안되네요..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
배우들은 운이 좋다. 비극에 나올지 희극에 나올지, 괴로워할지 즐거워할지, 웃을지 울지 선택할 수 있으니.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어울리지도 않는 역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길든스턴 같은 사람들이 햄릿을 연기하고, 햄릿 같은 사람들이 핼 왕자처럼 농담을 해야 한다. 세계는 무대다. 하지만 배역은 형편없다.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