께롱께롱 놀이노래
편해문 지음, 윤정주 그림 / 보리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에서 핵가족으로 자란 나는 전통 놀이노래를 잘 모른다. 어머니께서 어렸을 적에 불러주시긴 했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내 아이들에게 어머니 두 분께서 노래 불러주시는 걸 보면, 나도 저런 노래를 들으면서 자랐을 텐데 아는 놀이노래가 얼마 없다. 이 책은 나같이 전통 놀이노래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구원의 동아줄이다. 아이와 산책을 하면서 같이 부르기도 하고, 지루하게 뭔가 기다릴 때 서로 주고 받으면서 부른다. 아이들이 놀면서 부르기 쉬운 노래라서 몇 번만 불러주면 말 트인 아이는 바로 따라 부른다. 

모국어가 외국어에 의해 위협받는 시대에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영어를 배워야 하는 내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우리말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이런 노래를 많이 듣고 모국어를 제대로 배우길 바란다.

이 책에 실려 있는 노래 가사에 비속어가 있다. 집에서 부르면 괜찮은데 나가서 부르면 참 민망하다. '아가리', '똥구멍', '불알' 이런 말이 나오는 노래를 아이가 부르기엔 이 사회가 경직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리동동 거미동동 우리시 그림책 1
제주도꼬리따기노래·권윤덕 그림 / 창비 / 200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집 가는 버스를 타러 가면서 부터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와 나는 이 꼬리잇기노래를 서로 주고 받는다.  '푸른 것은 바다, 바다는 깊다, 깊은 것은 엄마의 마음'이라 해야 하는데 아이는 매번 '푸른 것은 엄마의 마음'이라 한다. 그럴 때 내가 '푸른 것은 바다'라고 해 주면 다시 이어서 아이가 '바다는 깊다, 깊은 것은 엄마의 마음'이라고 마무리를 짓는다. 버스를 기다리는 몇 분 동안이지만 아이에게는 굉장히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몇 분을 이 노래 덕분에 즐겁게 보내고 있다.

그림을 보면 배경은 향토적이고 한국화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 특이하게 토끼나 까마귀, 바위 등은 직선을 많이 써서 그렸다. 또 눈을 구슬처럼 동그렇게 찍듯이 그렸고, 눈이 무얼 보고 있는지 표현하기 위해서 눈이 얼굴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표현이 종종 있다. 우리 아이는 왜 얼굴에 눈이 없는지 궁금해 한다. 아이의 시각으론 이런 표현이 이상한 것 같다.   

아이와 나는 서로 동시 댓구나 이런 노래를 서로 한 구절씩 주고 받는 걸 좋아한다. 몇 번 안 읽어줘도 이런 건 금세 외운다. 아이가 이런 말놀이 노래를 재미있게 부르는 게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리와 부엉이 - 우리는 친구
한나 요한젠 지음, 케티 벤트 그림, 임정희 옮김 / 꿈터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서로 다른 오리와 부엉이가 만나 내내 입씨름을 벌인다. 네가 틀리고 내가 맞다고 내내 투닥거리다가 결국은 상대방이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거라고 결론 짓고 담에 놀자며 작별을 고한다. 

이 책을 읽어주면서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해서 쓰고 우리 상황을 돌아보았다. 튀는 걸 싫어하는 평준화 분위기 속에서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인식해서 어떤 일이 있는지 돌아보니 낯이 뜨거웠다. 동남아에서 시집 온 아줌마들, 외국인 노동자들, 장애인들, 보통 한국 사람들과 다른 그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사는 게 얼마나 힘들까.  

사람은 누구나 다르고, 그 다른 점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선 인정해줘야 한다. 오리와 부엉이가 서로 인정했듯이 남과 다른 점이 내 아이에게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부모로서 명심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 한 방울 소년한길 과학그림책 1
월터 윅 지음, 박정선 옮김 / 한길사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추천하는 글을 보고 얼마나 좋길래 그럴까 궁금한 마음으로 구입했다. 내 아이는 이런 본격적인 과학책을 보기에 어린 연령이고, 나는 취학전연령에게 인지교육 시키는 걸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물을 관찰해서 자기 머리로 이치를 깨달아야 할 시기에 주입식 인지교육은 아이가 성장할 기회를 빼앗는다고 믿는다. 물어보지 않으면 설명해주지 않고, 설명해줄 때도 자세히 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내 방침은 네 머리로 네가 생각해서 알아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 구입을 망설였다. 이제 만3돌 지난 아이에게 이런 책이 선입관을 주지나 않을까 걱정되었다. 책을 받자마자 아이가 이 책부터 읽어달라고 아빠에게 내밀었다. 나도 옆에서 같이 보고 있자니 참 쓰잘데기 없는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설명 없이 아이 혼자 사진 보면서 놀아도 괜찮은 책이다. 꼭 사실에 맞는 설명을 해줄 필요가 없었다. 

학교 다니는 연령이라면 관찰도 하고 실험도 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고, 그보다 어린 아이라면 그냥 사진 보여주면서 이런 것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겨울이 되어서 눈이 오면 돋보기 들고 나가서 아이에게 직접 눈 결정을 보여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함쟁이 엄마 비룡소의 그림동화 148
유타 바우어 글.그림, 이현정 옮김 / 비룡소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침에 엄마펭귄이 고함을 지르자 아가펭귄은 산산조각이 나서 세계 각지로 몸이 흩어져버렸다. 몸이 흩어져서 볼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다. 저녁이 되어서야 흩어진 몸을 간신히 다 수습한 엄마는 사하라 사막에서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발을 마지막으로 수습해서 꼬매준다. 그리고 아가펭귄에게 "아가야 미안해" 하며 사과를 한다.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마음속으로 울었다. 내가 소리를 지르면 우리 아이도 아가펭귄처럼 몸이 흩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아무말도 할 수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걸까? 막연히 엄마가 소리를 지르면 상처 받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아이가 어떤 기분일지 적나라하게 표현한 그림을 보니까, 뭔지 감이 온다.  

엄마가 고함쟁이 엄마라서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처음 읽어준 후, 혼자서 몇 번이나 보고  또 보았다. 아이가 그림에서 눈을 못 떼는 걸 보면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아가야, 고함쟁이 엄마라서 미안해. 엄마가 앞으로 소리 안 지르기 위해 노력할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