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선 사람들 - 서럽고 눈물 나는 우리 시대 가장 작은 사람들의 삶의 기록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5
제정임.단비뉴스취재팀 지음 / 오월의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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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사각지대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곤란과 애환을 다루는 글모음집이다. 노동, 주거, 육아, 대출, 질병과 관련한 다양한 실제 사연들이 현장감 넘치는 필치로 서술되어 있으며 난국을 타개할만한 구체적 방안도 아울러 제시되어 있다. 젊은 기자들의 열정적인 조사와 방대한 공부량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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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6-02-2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로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보다도 ˝벼랑에 선 사람들˝이 더 잘 쓰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스베틀라나의 글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감상의 무게가 많고 바로 그 때문에 오만하고 독선적으로까지 보이는) 지나치다 싶은 작가적 소명 의식이다. 내가 보기에 스베틀라나는 자신만이 역사의 진실을 알고 있고, 자신만이 여성들을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만이 누군가의 고통을 필설로 옮길 수 있다고 자부하는 듯하다. 그녀의 글에서 적과 아의 경계(국가와 남성은 전쟁의 참상을 모르고 여성만이 그것을 알고 있다)는 너무나 명확하고, 작가적 자부심과 피해자들의 감정은 함부로 터치해선 안 될 신성한 것으로 간주된다.
반면에 ˝벼랑에 선 사람들˝을 쓴 필진들은 겸손하면서도 솔직하다. 이들은 자신들이 발로 뛰어서 옮긴 경험을 기록으로 옮기되 그것을 절대화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실제로 보았던 현장과 사람들에 대한 갖가지 감정(불쾌, 힘겨움, 두려움, 거부감 등)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사회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도 다같이 머리를 맞댄다. 이런 겸손함과 솔직함, 그리고 협력의 정신이 나로선 더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