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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 - 960번의 이별, 마지막 순간을 통해 깨달은 오늘의 삶
김여환 지음, 박지운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6월
평점 :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죽음이다. 사고를 당해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질병이 원인이다. 요즘은 의학이 발달하여 평균수명이 해마다 늘어남에도 여전히 암이나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 주요 사망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을 보면 평소 규칙적인 건강관리나 건전한 식습관 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말기 암으로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으면 대게 호스피스 병동을 떠올린다. 남은 생이나마 고통 없이, 자신이 원하는 편안한 마지막 순간을 위해서 말이다. 죽음의 순간이 다 같을 수는 없지만 얼마 남지 않은 기간만이라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도리다. 그래서 죽음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교훈과도 같다.
의사 경력 8년, 전업주부 경력은 20년에 ‘쥑’이는 의사라는 재미있는 수식어가 붙은 의사가 있다.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센터장으로 900명이 넘는 환자들의 임종을 선언한 김여환 박사다. 지금은 다시 평범한 가정주부로 돌아왔지만, 자신이 지켜보았던 임종의 순간들을 책으로 펴냈다. <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라는 책이다.
책은 말기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았던 환자들의 사연을 담았다. 겨우 11살밖에 되지 않은데 악성 뇌종양에 걸려 입원한 빈이, 38살의 젊은 간암 환자 연이 아빠, 55살 말기 폐암 환자였던 혜자 아주머니, 폐암에 걸려 입원한 자신의 어머니 등 많은 환자의 삶과 죽음을 기록했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자신이 호스피스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인생의 마지막 통증을 치료하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 심장이 멈추기 직전까지는 살아 있는 사람이기에 덜 아프고 덜 고통스럽게 마지막 순간을 보내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순간도 있었다. 임종을 앞두고 임종실에서 들려온 가녀린 플루트 소리. 죽어가는 아내의 발을 어루만지는 남편. 신도 감동했을까? 이 아름다운 모습은 5일이나 계속되었단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아름다운 마무리. 죽음을 아름다운 문화로까지 승화시킨 것이다.
죽음에 대한 생각보다 오늘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준다. 책표지에 있는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오늘 더 행복하세요
그러니까 오늘 더 사랑하세요
그러니까 오늘 더 안아주세요
처음도 마지막도
모두가 당신의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