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BOOn 9호 - 2015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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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N> 9호를 잡은 것은 내가 특별히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콘텐츠에 있는 ‘규슈올레 탐방’이라는 소제목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인데도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일본 문학이나 일본 문화에 대한 내 얕은 지식 때문인 것 같기도 해 조금 쑥스럽다.


 


  ‘다나카 신야’와 ‘히라노 게이치로’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는 내가 쑥스럽기도 하지만 인터뷰와 리뷰 등을 통해 조금 알게 된 것은 소중한 경험이다.


 


  후쿠오카 현, 무나카타․오시마 코스의 규슈올레 탐방기가 궁금했던 이유는 올해 처음 도전하는 부산 갈맷길 때문이었다. 총 9개 코스 20개 구간 중 2개 코스 3개 구간만 남겨놓은 상태라 대부분의 갈맷길 코스를 걸었기 때문에 규수올레 코스는 어떤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큐슈올레 코스 중 유일하게 출발 지점까지 배를 타고 가야 한다니 궁금해진다. 더구나 오시마 역시 역사 유적과 빼어난 자연경관이 산재하여 현재 세계 문화유산 후보지로 등록되었다니 규슈올레 코스도 버킷 리스트에 넣었음은 물론이다.


 


  며칠 전 한일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가 양국에서 각각 열렸다. 지금의 한일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냉랭하다. 그런데도 양국 정부가 서로 화해할 뜻이 별로 없는 듯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정치가 아니라 문화다. 다행히 2002년 한중일 간의 역사 대화의 물꼬가 텄음을 특별기고를 통해 알게 되었다. 10년을 훌쩍 넘긴 만남의 세월은 한중일 공동 역사서로 탄생했다. 2005년에 나온 <미래를 여는 역사>와 2012년에 나온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근현대사>가 바로 결실인 셈이다. 아베 정권의 우경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이때 동아시아가 제각각 해방, 항전, 종전의 의미를 담은 ‘70주년’을 기념하고자 올해 세 번째 공동 역사서를 내기 위한 대화를 시작한다고 하니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임진왜란 때 종군신부로 우리나라에 왔다는 세스페데스 신부에 관한 이야기도 관심을 끌었다. 임진왜란 때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예수회의 상징인 십자가가 그려진 깃발을 앞세우고 우리나라를 침략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그때 왜군을 위해 들어온 세스페데스 신부가 지금은 우리나라에 천주교를 전한 첫 서양인 신부로 인정받는단다. 물론 세스페데스 신부는 분명 경계인으로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조선 침략 전쟁에 협조했던 예수회 신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천주교 입장에서 보면 훌륭한 신부였겠지만 우리 백성의 입장에서 보면 왜군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이는 편협한 사고가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사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서평 중 읽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다. 용기를 북돋아도 시원찮을 판에 ‘패배’의 가르침으로 오히려 용기를 준다는 아이러니한 책이라니.


  일본 문학이나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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