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
이와이 도시노리 지음, 황세정 옮김 / 까치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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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지식 탓에 심리학이라면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카를 구스타프 융’만 알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 많은 사람들 사이에 ‘아들러 심리학’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나도 그런 유행에 따라 아들러가 누구인지 궁금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결과가 나를 또 한 번 좌절하게 한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 그리고 분석심리학의 개척자 융과 더불어 ‘심리학의 3대 거장’ 중 한 분이라는 사실이다. 역시 배움은 끝이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심리학과 같은 인문학을 전문가의 지도 없이 읽기에는 부담이 많이 간다. 이론을 체계화하기 위해 많은 전문용어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난해한 설명이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인문학 서적에 따로 해설서가 존재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 역시 다양한 해설서가 나왔지만 단연 나를 유혹하는 책이 있었다. 바로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이라는 책이다. 책 표지 안쪽 면에 있는 저자 이와이 도시노라岩井俊憲의 약력을 보면 모르기는 해도 ‘아들러 심리학’에 정통한 것은 맞는 것 같다.


  책은 만화와 해설 두 갈래가 병행되어 진행된다. 먼저 이 만화의 주인공이자 고베의 유명 베이커리에서 최근 가맹점 관리인으로 승진한 마에지마 유카리의 직장생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통해 ‘아들러 심리학’을 만화로 풀어낸다. 그런 뒤 만화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을 쉽게 글로 해설하는 방식이다.


 


  만화의 줄거리는 주인공 유카리가 우연히 창고를 정리하던 중에 뜻밖의 사진을 찾게 된다. 아들러가 부인과 찍은 사진인데 이 사진을 찾던 유령 아들러가 나타나 유카리에게 그 보답으로 자신이 만든 아들러 심리학을 가르쳐 주기로 하고 유카리에게 붙는다. 이후의 이야기는 점장들과의 갈등, 경쟁 관계에 있는 동료와의 갈등이 전개된다. 물론 아들러 유령이 유카리 옆에서 이런 갈등을 아들러 심리학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담긴다.


  책에 따르면 ‘아들러 심리학’은 프로이트나 융과는 많이 다르다. 이 책에서는 이를 원인론과 목적론으로 설명한다. 현재의 잘못된 것은 과거의 원인 때문이라는 것이 원인론이라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도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의 의사가 담겨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풀어서 미래 지향적으로 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목적론이다. 아들러 심리학의 전체상은 그렇게 하기 위한 ‘용기 부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이를 위해서는 ‘공동체 감각’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즉 상대역이 있는 심리학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직접 적용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아들러는 용기를 꺾는 대표적인 유형으로 지나치게 높은 목표의 설정, 달성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지적, 그리고 인격의 부정 등 세 가지로 꼽았다. 너무 높은 목표의 설정으로 의욕을 떨어뜨리고, 이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불쾌감을 조성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받고 서로의 인간성을 부정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지극히 쉽다. 상대방을 존경하고 신뢰하며,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상대의 생각에 공감하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임에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용기를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를 용기를 발휘하는 네 가지 핵심이라고 말한다.


 

  

  먼저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가 기본이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고 때로는 똑같은 눈높이에서 서로의 마음을 터놓는 것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예를 보면 무슨 의미인지 바로 느껴진다.


 


  타인에게 용기를 부여하는 방법에서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우리는 종종 장점보다는 단점을 언급하고, 가점주의가 아닌 감점주의를 택한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해 좌절하기도 한다. 특히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용기를 꺾는 일만 해온 것이 아닐까 하는 자기반성이다.


 


  심리학을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풀어낸 것이 참 인상적이다. 아들러를 ‘용기와 희망의 사도’로 평가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면 직장생활을 하는 나 자신이 겪었던 일들이 투영된다. 아쉬움도 생긴다. 이 책을 진작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책 읽는 방법이 이채롭다. 그냥 읽는 방법, 만화만 보는 방법, 글만 읽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인데, 예습, 학습, 복습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들러 심리학을 배웠다는 것이 무엇인지 저자가 밝힌 다음 말이 의미심장하다.


  아들러 심리학의 내용을 이해하고 ‘연대감과 유대감’을 뜻하는 ‘공동체 감각’을 익혀서 자신과 타인에게 ‘용기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면, 비로소 아들러 심리학을 배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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