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몸과 마음을 살리는 행복공간, 라운징
이상현 지음 / 프런티어 / 2015년 5월
평점 :
대부분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곳이 방과 같은 개인만의 공간일 수도 있고, 여러 명이 공유하는 곳에서 나만의 영역을 확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공간을 필요하게 하는 이유는 아마도 휴식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이 가지는 불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건축학자 이상현 교수의 <라운징>이라는 책에 따르면 네 가지란다. 그것은 주인공이 못 되는 것, ‘또 다른 나’를 경험해보지 못하는 것, 프라이버시가 부족한 것, 그리고 공동체 의식이 부족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불만을 해소하는 방법이 있단다. 바로 ‘놀이’다. 놀이는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서로의 역할을 바꿀 수도 있어 ‘또 다른 나’를 경험할 수도 있으며, 여럿이 어울리다 보면 집단 프라이버시와 공동체 의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육체적인 피로는 놀이보다는 휴식이 필요한 법이다. 그래서 라운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책에 따르면 라운징Lounging은 함께 있되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심리적 거리를 확보하여 몸과 마음을 가볍게 쉬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공간이나 영역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를 같이 고민한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눴다. ‘휴休’를 위한 공간의 비밀과 라운징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공간으로 말이다.
저자는 건축을 영역과 통로를 통해 사람을 머무르거나 이동하게 하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하나의 공간이 영역이 되려면 경계가 필요한 것 역시 당연한 사실. 경계는 벽에서부터 바닥에 그려진 패턴과 같은 상징적인 표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물론 완전히 접근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고 시각이나 청각은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라운징 공간으로 카페, 도서관 서고, 공원, 박물관, 공항 등 다양한 장소를 추천한다. 물론 거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령 도서관 서고의 경우 이용자가 거의 없어 공간의 지배자가 됨은 물론 공부한다는 훌륭한 명분도 준다는 이유다. 타인의 시선을 벗을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설사 여럿이 있다 하더라도 옮길 수 있는 캐럴이 있어 충분하다는 것이다.
책에는 제4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제1공간이 집이고 제2공간이 직장이라면 제3공간은 일상에서 탈출하는 카페나 미술관, 극장 등이 된다. 제3공간은 라운징 하기는 참 좋은데 돈과 시간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저자가 권하는 공간은 제4공간이다. 바로 사이버공간을 말한다.
책에 따르면 현대인을 위한 여가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 잘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아끼지 않는다. 만약 여가 시간이 한 달이 주어진다면 무료함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한둘은 아닐 것이다.
책 속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다.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 브리핑룸에 서는 영광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단다.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해야 할 장소에 추가했다.
어떤 장소를 가든 라운징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있을 것이다. 다만 나만의 라운징 공간을 찾기가 좀 어려울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공간 라운징, 앞으로 나만의 라운징 공간을 많이 확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