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짓 -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앙덕리 강 작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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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짓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 그 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행동이다. 또 일탈이란 정하여진 영역 또는 본디의 길, 사상, 규범, 조직 따위로부터 빠져 벗어남을 말한다. 딴짓과 일탈은 같은 말일까 아니면 다른 말일까? 엄밀히 따지자면 다른 말이다. 하지만 일상이라는 개념으로 본다면 같은 말은 아니지만, 상당히 비슷한 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이 마흔에 자전거를 배우고 여느 동호인 못지않은 실력으로 마음껏 딴짓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작가의 이야기를 읽었다. 읽는 내내 그런 작가가 너무 부럽다. 나도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24년 전의 이야기다. 지금은 부양할 가족 때문에 그런 여유 가지기가 참 힘들다. 아니 어쩌면 작가의 말처럼 나 자신을 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을 넘은 작가가 참 부럽다.

 

  남자인 줄 알았는데 여자라는 사실을 한참을 읽고 난 뒤에 알았다. 사실 앞부분에서도 수상한 대목이 없지는 않았지만 설마라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쳤던 것인데, 막상 사실이 되었을 때는 속은 것이 은근히 약이 오르기도 하다.

 

  연초에 올해의 목표를 여럿 세웠다. 운전면허 따기,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 따기 등과 같이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매주 한 권 이상 책 읽기, 갈맷길 완주하기 등과 같이 꾸준히 해야 하는 목표도 있다. 3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서 보면 완전히 끝난 목표는 운전면허 따기 하나밖에 없다. 대신 꾸준히 해야 하는 목표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다행이긴 하다.

 

  올해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사실 갈맷길 완주다. 700리에 달하는 부산 외곽을 한 바퀴 도는 여정이 만만치 않다. 9개 코스, 20개 구간이나 되는 데다 짧게는 2시간부터 길게는 무려 7시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래도 다행히 엊그제까지 3개 코스, 7개 구간을 완주했다.

 

  갈맷길을 걷기 위해 이동하는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속에서 쉬엄쉬엄 읽었던 책이다. 어쩌면 걷는 중간에 쉬어 가면서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덕분에 올해 목표는 아니라도 버킷리스트에 넣을 목록이 두 개 늘었다. 바로 걸어서 올레길 완주하는 것과 제주도 자전거 일주다.

 

  운명이 있을까? 미신을 믿어야 할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처한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소한 일상 여행인 딴짓으로 인연을 만들고, 진정한 나를 찾는 일은 참 멋지다. 비록 한 가정의 가장으로 책임을 져야 하지만, 나도 가끔은 딴짓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을 찾고 싶다. 우선 갈맷길 걷기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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