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엮음 / 채륜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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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근대사를 두고 아직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말들이 많다. 지금은 상식적이고 보편 된 역사관과는 달리 아직도 식민지 근대화론이니 뭐니 하면서 일본을 찬양하고 고마워하는 뉴라이트와 같은 부류도 많다.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탓이다.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는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에서 지난 2005년부터 2014년까지의 기간 동안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신문과 잡지 등의 대중매체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우리 근대의 여러 모습을 대중과 함께 공유하자는 소박한 계기로 만든 책이다. 말하자면 전통적인 봉건시대의 전통문화가 변화하여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흔적을 찾아가는 과정인 셈이다.

 

  책은 10편의 글을 크게 세 꼭지로 나눠 실었다. 첫째는 ‘욕망에 빠진 근대’라는 소제목으로 한복에서 복식이 변화되는 과정, 화장품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일제의 공창제도로 야기된 성병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어지는 두 번째는 ‘놀이의 이중성’이라는 소제목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었던 놀이문화가 어린이로 국한되는 과정, 장난감이 도입으로 일어난 에피소드, 그리고 지금의 선물투자에 해당하는 미두에 대한 이야기로 꾸몄다.

 

  마지막은 ‘신풍속의 탄생’이라는 소제목으로 신식 결혼식과 피로연의 유래, 벚꽃놀이, 어린이날,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정착되는 과정을 담았다.

 

  책을 술술 읽히는 것이 옛 신문이나 잡지에서 인용한 관련 그림이나 사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문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예식장이 생겨난 배경이라든지, 결혼식 피로연이 일본에서 유입된 문화라는 것 등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크리스마스 풍속이었다. 초창기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트리가 아닌 연등을 달았단다. 부처가 태어난 석가탄신일을 축하하듯 예수의 생일을 우리식으로 축하한 것이다. 우리의 전통과 서양의 종교가 만나 연출된 ‘조선의 크리스마스’ 풍경이었다니.

 

  참, 뜻깊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움도 있다. 책에는 잡지나 신문의 인용문이 자주 등장한다. 그것도 당시의 철자 그대로다. 옆에 관련 기사가 있는 사진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가지가 더 있다. 책에는 24절기 중 초복, 중복, 말복, 그리고 동지가 나온다. 그런데 이를 음력으로 착각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24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이다.

 

  근대의 모습을 잡지나 신문과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 알아보는 것은 사료 등을 통해 배우는 역사와는 색다른 맛이 있다. 이 책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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