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기업만 아는 스마트워크의 힘 - 도입부터 운영까지 단계별 노하우
이충섭 지음 / 라의눈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마트라는 단어가 하도 많이 사용되기에 사전을 찾아본 적이 있었다. 원래 스마트라는 단어는 약삭빠른, 교활한, 건방진 등 부정적인 의미가 섞였는데, 언제부터인지 산뜻한, 고급스러운, 최첨단, 인공지능적 등 좋은 의미가 되어 버렸다. 그만큼 스마트라는 단어는 이제는 빠지면 뭔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는 단어가 되었다.

 

  스마트 워크란 종래의 사무실 개념을 탈피하여, 언제 어디서나(Anytime, Anywhere) 시간 장소의 제약 없이 편리하게 일을 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근무방식을 말한다.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반해, 노동생산성은 저하되고 고령화와 저출산, 일자리 문제와 온실가스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스마트 워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일과 삶의 조화를 통해 노동생산성과 업무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 획기적인 개선책이다.

 

  이 용어가 나온 지도 한참 되었지만, 일반인들은 아직도 실감을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 도입된 기업이 별로 없다 보니 주변에서 많이 회자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사례는 사실 의외로 많다. 정부의 경우 유연근무제가 전 부처에서 시행되고 있고, 스마트워크센터가 서울 경기지역에 13곳, 대전에 1곳, 세종특별자치시에 2곳 등 16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특허청의 경우 지난 2005년 재택근무 시행규정을 제정하여 시행 중이다. 그리고 많은 정부 부처에서 이미 모바일 오피스를 지원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경우도 다양하다. 삼성전자와 KT, 그리고 한국IBM 등에서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있고, KT의 경우 스마트워크센터도 활용하고 있다. 또 서울도시철도, 포스코 등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오피스를 지원하고 있다. 알고 보면 스마트 워크가 많이 보급되었다. 그러나 아직 보급률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스마트 워크를 도입하기 위한 가이드북이 나왔다. <성공한 기업만 아는 스마트워크의 힘>으로 우리나라에서 스마트 워크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포스코ICT에서 근무하는 이충섭 씨가 쓴 책이다. 저자는 오마이뉴스에서 엘비스(elvis)라는 아이디로 객원기자 활동도 하고, 아마추어 복서에 여러 권의 책도 발간하는 등 다재다능한 재주를 가졌다.

 

  책은 스마트 워크에 대해 모두 여섯 파트로 구성했다. 스마트 워크를 도입한 사례를 시작으로, 스마트 워크의 4가지 유형과 사례가 각 각 파트1, 파트2를 이룬다. 스마트 워크 도입이 가져온 변화와 높아지는 업무효율성을 각 각 파트3, 파트4파트에서 다룬다. 그리고 파트5와 파트6에서 도입과 도입 전 알아야 할 것을 소개한다.

 

  책을 다 읽고 기억에 남는 구절을 생각해보았다. 먼저 어설픈 스마트워크가 사람 잡는다는 구절이다.

 

 

  맞는 말이다. 내가 근무하는 구청에도 유연근무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신청자가 점점 줄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기업의 회의 문화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회의 문화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이 갔다.

 

 

  저자는 우리나라 야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행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시간외 수당 축소 지급 등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기업가 편인 고용노동부가 들어주기는 할까?

 

  한편으로는 부러운 것도 있었다. 바로 구글의 문화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콜센터를 한국에는 있어야 한다고 제안을 하고 개설했지만 일주일 만에 필요성에 의문이 들어 잘못된 제안이라고 인정한 사례다. 우리나라였다면 회사에 손해를 끼쳤으니 당연히 주의를 받거나 징계를 당했을 것인데, 구글에서는 오히려 좋은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솔직하게 리포터 해서 손실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첫째 이유고, 덕분에 콜센터를 두지 않은 회사 정책의 타당성이 입증되었다는 점이 둘째 이유였다.

 

  우리나라 IT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을 하게 된 것을 저자는 ‘빨리빨리’ 문화와 남을 의식하는 ‘체면’ 문화의 산물로 판단한 부분을 읽었을 때는 웃음도 났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계속 읽으니 수긍도 간다.

 

  책이 술술 읽혔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작년 초에 지방행정연수원에서 ‘스마트 워크 제도(1기)’ 과정을 사이버로 학습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학습한 것을 요약하여 내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려 두였다.

 

  책에 삽입된 사진 중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진이 있었다. 바로 아래 사진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작가의 페이스북 주소를 찾았고, 작가에서 문의했다. 답은 참 의외다. 유연근무 표시란다. 한 시간 일찍 출근했으니 한 시간 일찍 퇴근한 뒤에는 자리에 없다는 표시란다. 그것참...

 

 

  스마트 워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또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 담당자라면 꼭 읽기를 권한다. 이 책에는 포스코에 스마트 워크를 도입하면서 업무가 변화되는 전 과정이 재미있게 녹아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