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양 메가시티 - 한반도 메가수도권 전략으로 보는 한국경제 생존의 길
민경태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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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토요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북한 최고위급 3인방이 내려왔다. 방문 목적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서라지만 남측 고위급과 회동을 가졌다는 소식도 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꽁꽁 언 남북 관계가 풀렸으면 하고 바랐지만, 며칠 전 서해해상에서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과 상호 교전이 있었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바람을 버렸다. 상호 인명피해가 없었다니 천만다행이긴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초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면서 한반도 통일 시대에 대비하자고 말했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맞는 말이다.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에다 북한의 지하자원과 노동력을 결합하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다는 골드만삭스의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통일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물음에는 말문이 막힌다. 이에 대해 경제협력에서부터 차근차근 해나가자는 해답을 제시해 주는 ‘서울 평양 메가시티’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를 꼽는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일본 등 동북아 상황이 구한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만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며, 경제 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통일에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한반도 전역을 6대 광역경제권으로 재편하고, 그 중 서울, 평양 등 남북 수도가 있는 서해안 벨트에 메가수도권으로 거대한 네트워크 도시인 메가시티리전(Mega-City Region)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시장 중심의 구경제에서 벗어나 네트워크 중심의 신경제를 구축하여 동북아 물류의 중추적 거점이자 관광, 컨벤션, 비즈니스의 허브로 변모시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광역경제권의 특징에 따른 분업과 재편을 주장한다. 물론 분업과 재편이 제대로 된다고 해도 걸림돌이 없지는 않다. 대표적인 것이 북한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한미 FTA로 인해 미국 수출이 불가능한 점을 지적한다. 세계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역외가공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정부와 기업, 국제기구의 역할도 거론한다.


  책에는 ‘홍콩과 광동성의 경제협력 모델’에서 하나의 국가 안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를 공존시켜 성공한 사례를 소개한다. 물론 이것을 한반도에 적용하여 서울-개성 간 협력으로 시작된 개성공단 모델을 서울-평양 경제권 모델로 확대 발전시키자는 구상이 나온다. 평양·남포·해주를 포함하는 서울-평양 경제권, 말하자면 메가수도권의 개념이 되는 셈이다.


  책은 유라시아대륙 철도연결 구상, 북한의 경제특구에 대한 상세한 설명 등 비교적 구체적이다. 특히 광역경제권의 특징에 따른 분업과 재편은 저자가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남북한 통합 시나리오에 대해 아쉬움도 남는다. 저자는 통일을 북한 붕괴 시나리오에 의한 것으로 한정한다. 즉 급변사태가 발생하여 붕괴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경제협력을 통해 서서히 남한에 흡수통일 되어야한다는 얘기다. 이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동질성을 회복하고 통일로 나아가자는 6.15선언에 배치된다.


  분단이 고착화되면 될수록 분단 때문에 드는 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평화체제로 전환되면 그에 따른 이익이 얼마나 큰지 우리는 보았다. 서울 평양 메가시티가 한국경제의 생존의 길이 되고 저자의 말대로 “창조경제의 답, 북한에서 찾는다”는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무리 경제협력을 요구해도 정부가 막는 상황이라면 시도조차 불가능할 터이니까. 그래서 북한 관련 정부 부서의 책임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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