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민기자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김혜원 외 11명 지음 / 오마이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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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마이뉴스를 접하게 된 것은 2005년도였던 것 같다. 당시 공무원노동조합의 임원으로 활동을 하다 우연히 접하게 된 매체이고 상당히 진보적인 기사가 넘쳐 났기에 회원으로 덜컥 가입까지 하였다. 하지만 그기까지가 내 한계였다. 노동조합 활동을 했지만 공무원 신분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다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기자가 쓴 기사 중 관심 가는 기사가 걸리면 부지런히 노동조합 게시판으로 퍼 날랐고, 그 후에 오마이뉴스가 종이 신문으로 배달되었을 때 짧은 기간이었지만 유료 구독한 것이 유일하다면 유일한 인연이었던 셈이다. 글은 쓰고 싶었지만 신분 상의 제약으로 스스로 글쓰기를 제한한 셈이다. 기사 한 편도 올리지 못한 이름만 시민 기자.


 

내가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2009년 9월이다. 네이버 카페 활동을 통해 신간서적에 대한 서평단 활동이었다. 2012년 2월까지 활동했으니 제법 오래한 것 같다. 당시 블로그를 활용하여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시기였고, 서평을 통해 나도 남들처럼 많은 방문객을 모으고 싶었다. 하지만 네이버 활동에 회의를 느끼게 된 계기가 생겼다. 길고도 지루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물론 서평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전처럼 적극적이지 못했고 점차 서평을 쓰는 것조차 엄두를 못 낼 만큼 글쓰기가 힘들어졌다.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고픈 생각에 고른 책이 바로 <나는 시민기자다>라는 책. 사실 기사를 쓴 적이 없지만 기사나 서평이나 쓰임은 다를지라도 글쓰기의 다양한 장르라는 생각에 네트워크 상에 인기있는 시민기자는 어떤 사람들이며, 어떤 계기로 어떻게 기사를 쓰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나도 시민기자 활동을 한번 해볼까 하는 충동도 일었기 때문이었다.


 

막상 책을 펼치고는 깜짝 놀랐다. 너무나 단순한 진리로 시작하는 것이었다. 제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글감, 즉 글의 소재. 일상의 이야기를 정치와 접목해서 기사를 만들어 낸단다. 모든 일상이 정치적이라는 것. 생활에 불편한 점들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를 기사로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을텐데, 이렇게 기사화한 것이 생활에 불편한 점을 없애주더라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세상은 바뀌고 있었다는 사실이 나를 놀라게 했다.


 

두번째 접하게 된 사실은 글쓰기 원칙과 같은 것이다. 대다수의 시민기자들이 충고하는 것은 쉽게 쓰라는 것. 물론 꾸준히 제대로 쓰기, 끝까지 읽도록 쓰기, 사실과 의견 구분하기, 여기에 진정성으로 울림을 더하기를 추가하라는 이야기도 있고, 자신만의 독창성을 가질 것과 논란을 두려워 말 것을 충고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책에는 정치를 분석하는 방법, 글 쓸 때 잊지 말아야 할 것들, 기사를 작성하는데 유의할 사항, 악플에 대처하는 법 등 시민기자가 알아야할 다양한 기술들도 소개한다. 특히 오마이뉴스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를 활용할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시민기자라는 직함이 사실 프로라는 단어보다 아마추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게 느껴지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고정관념이 단숨에 사라져버린다. 어쩌면 프로 기자보다 낫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프로 기자가 기사화할 수 없는 것까지 시민기자는 기사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글을 읽다 보면 열정이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덮으니 가슴에 울림이 오는 구절이 생각난다. “지금 안하면 나중에도 못 한다.” 물리학자이자 연구원인 이종필 시민기자의 말이다. 필요한 때에 뭔가를 말하지 않는 사람은 ‘나중에'도 말하지 않는다고 말이다.(p148)


 

책 한 권 읽었다고 글쓰기 실력이 팍팍 늘어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글쓰기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시민기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세상을 바꾸는데 힘을 보태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 꿈을 이루고, 세상을 바꾸고 세상과 소통하는 놀라운 경험을 맛보기를 권한다. 그기다 부수입까지 생긴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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