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진실, 진영에게 띄우는 엄마의 첫 번째 편지
정옥숙.이이림 지음 / 웅진윙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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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었을 때가 아닌가 싶다. 그 대상이 부모나 친지인 경우도 있고, 동료나 지인인 경우도 있다. 옛부터 부모는 자식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그런데 하나도 아닌 둘 씩이나 되는 자식들이 한결 같이 현실이 어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 부모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막지 못한 세상에서 가장 못난 엄마라고 자책하는 정옥숙 여사. 『엄마가,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에서 못난 엄마 정옥숙 여사가 두 아이에게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못한 것을 너무나 미안했다고,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대신 이제 남은 손자, 손녀를 위해 세간에 떠돌았던 오해를 풀기위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최진실, 진영 남매는 2008년 10월 2일, 2010년 3월 29일 각각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때 유명한 야구선수 조성민과의 결혼으로 뭇 사람들의 시선을 온 몸으로 받았던 국민 여배우 최진실. 이 둘은 양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지만 결혼 생활이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이유는 남편의 외도였다. 이후 남편의 이혼요구에 못한다고 맞서는 최진실. 그러나 남편이 자녀 양육권마저 아무런 꺼리낌 없이 포기하는 것을 보고 최진실은 결국 이혼을 하고 만다. 이 때도 사실 악성 루머는 떠돌았다. 최진실이 내조를 제대로 못하느니, 임산부가 담배를 핀다느니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러다 자신이 아끼던 후배 정선희의 남편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으로 악성 루머는 다시 머리를 치켜든다. 의붓 아버지가 있다느니, 의붓 아버지가 사채없자라느니, 그리고 최진실 역시 사채를 만진다느니 하면서 말이다. 결국 이런 악성 루머로 인해 한때 국민 여배우로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최진실은 자신에게는 아무도 없다는 두려움과 절망으로 인해 죽음을 선택하고 말았던 것이다. 진영 역시 어려서부터 서로에게 의지했던 누나의 빈자리를 보면서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목숨을 끊고 말았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화려했던 톱스타가 모든 사람들에게 왕따가 되었다는 절망감에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니 안타깝다. 악성 루머로 죽음으로 내모는 이러한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 속에는 故 최진실 팬이 보냈다는 시가 있어 소개한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詩.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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