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음모 -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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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위를 자랑하는 무역거래량에도 불구하고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IMF 사태 이후 해마다 수출은 역대 최고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계가 어렵다는 것은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비정규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실질 임금소득은 줄어드는가? 뿐만 아니다. 대학 등록금 천만원시대에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까지 일반 서민들의 한숨은 늘어만 간다. 정말 우리 경제에는 해답이 없을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국민들에게 잘못 알고 있고, 잘못 믿고 있는 것들을 알아야 한다. 바로 이런 의도에서 나온 책이 바로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인 『승자의 음모』다.



이 책에서 승자란 기득권을 가진 세력을 말한다. 그리고 승자의 음모란 말 그대로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 그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일반 국민들을 속여왔던 잘못된 논리를 말한다. 8가지에 달하는 잘못된 논리는 흔히 우리 주변에서 쉽게 들어왔던 내용들이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말도 그렇지만 대기업이 없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논리나,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논리, 부동산 불패의 신화 등 정말 많이 들어왔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 논리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다. 투기든 투자든 모든 씀씀이에는 그 씀씀이의 대가로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 그래서 어떤 사업이든 투입하는 비용과 편익에 비교하여 편익이 적다면 사업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사실로도 대변되는 이러한 사실을 현 정권이 내놓은 각종 경제정책을 대입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저자는 8가지 음모에 대해 정확한 분석과 함께 해법도 제시한다. 수출보다는 내수시장을 살려서 일본처럼 장기불황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 박정희식 개발독재는 이제는 안통한다는 것. 대기업 재벌이 성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한 국가의 경제를 대기업 재벌에게 맡기는 논리와 같아 아주 위험하다는 것. 그리고 노동시간을 줄이면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선진국의 사례들. 이뿐만이 아니다. 4대강 삽질로 사라져버린 복지예산과 교육예산들, 부동산 투기를 근절할 생각은 않고 오히려 전세값 폭등을 뒷짐지고 구경하는 정부의 정책, 이 모든 것들이 부자들 감세에만 치중했지 정작 중요한 서민 감세는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최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쓴 장하준 교수의 박정희식 개발 독재를 인정하자는 것과 대기업 재벌을 옹호하는 발언 등에 대해 신랄한 반론을 제기한다.



결국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정부 정책인데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런 정책은 커녕 오히려 사회 양극화를 더 부추겨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것인가? 아쉽게도 이 책에서 말하는 대안은 현 정권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꺼꾸로 추진하는 수밖에 없단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기를 바라는 것이다.



딱딱한 경제에 관한 이야기지만 다소 거칠은 표현이 보이기는 하나 쉽게 설명하기에 경제에 문외한이라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 좋았다. 복지를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으로 생각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신뢰하는 그런 분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을 통해 경제 상식의 폭을 넓혀서 새마을 운동으로 대변되는 과거에서 이제는 벗어나기를 바란다. 어떤 길이 우리나라를 위한 길인지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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