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으로 나를 말한다 - 꿈꾸는 사진 Vol.2
이일우 엮음 / 비주얼아트센터보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사진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사실 사진보다는 광고가 정답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광고는 사진이 없으면 제 구실을 못하기에 사진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특히 나 같은 범인에게는 사진 잘 찍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이 앞선다. 그것도 예술가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을 보면 더 그렇다.
풍경 사진이나 인물 사진을 보면 사진을 찍은 사람들의 실력이 바로 나온다. 이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수많은 전문가들의 작품을 평범하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마추어의 작품은 별 무리 없이 구별이 가능한 것이다. 대신 작품 사진이라면 조금 다르다.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어색하게 표현되기도 하고, 부자연스러운 장면들을 많이 연출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품 사진을 보면서 이해하고 싶기는 한데 도무지 이해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 만약 이럴 때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든다. 마침 그 해답을 주는 책을 우연히 만났다.
비주얼아트센터 보다에서 발간한 『사진으로 나를 말한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현대미술의 주요 장르로서 자리매김한 사진미디어 장르로 창작활동을 하는 젊은 예술가 30명의 작품 세계를 그들과 직접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목소리로 담아낸 책이다. 말하자면 책 제목에서 '나'란 창작활동을 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책은 다양한 형식의 사진미디어 기법을 보여준다. 특정 장면을 연출하여 찍은 사진, 원본 사진에 덧칠을 하거나 찍은 사진을 피사체 속에 넣고 다시 찍는 방법, 전체를 조각화해서 재구성하거나 합성을 통한 방법 등 다양하다. 특히 포토 콜라주 기법으로 제작된 작품은 어딘가 어색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조화를 이룬다.
책 속에서 사진은 정지된 이미지로 시간의 부동성을 갖고 변화하지 않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 사진이 가지는 진정한 힘이라고 강조한다. 같은 장면이라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실 작품사진을 대부분 난해하다고 여기지만 젊은 예술가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작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편하게 보고 자신이 느끼는 데로 받아들이라고 말이다. 그냥 즐기라는 것이다. 대신 작품 원본을 봐야함을 강조한다. 인터넷이나 잡지와 같은 다른 매체를 통해 접하는 이미지들은 작품이 가지는 원본성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서 즐겨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꿈꾸는 사진' 시리즈로 두 번째 나온 책이라는 사실에 첫 번째 나온 <보이는 것을 찍는 한계를 뛰어넘다>라는 책도 보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물론 세 번째 책도 빨리 나왔으면 하는 기대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인터뷰 내용 속의 작품과 책에 수록한 작품의 매칭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다. 지면상의 한계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아쉽다.
비록 간접적이지만 원작자의 작품 세계와 작품에 대한 해설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는 기회는 흔치 않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예술사진의 세계를 경험해 보기를 권한다.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임을 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