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디를 이기는 한마디
장원철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말 잘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부러워하는 마음이 생긴다. 말주변이 없는 내가 초라해 보이기도 하지만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라는 부러움이 앞서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스피치와 관련된 서적을 서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백 마디를 이기는 한마디』라는 책을 읽게 된 것도 바로 역시 그런 이유에서였다.

책을 읽다보니 문득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책에 따르면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화는 뛰어난 말주변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긍정, 배려, 경청 등 사소한 것이었다. 그리고 대화의 중심이 되는 상황에 따라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듣고 싶은 말을 해줄 수 있는 기술이었다. 말하자면 억울한 일을 당해서 하소연을 하고 싶은 상대에게는 경청으로 상대의 넋두리를 들어주어야 하는데 이를 간단히 '다 그런가'라는 식으로 대답을 해버리면 결국 상대에게 자포자기와 체념을 강요해서 더 이상의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화가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되어 버린다고나 할까. 이렇게 되면 대화를 안 하니만 못하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를 특히 중시한다. 가족이나 친지, 가까운 직장동료, 이들은 가까운 만큼 잘못된 말로 인해 더 큰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다. 또 마음속에 담고 있는 것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사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에 수록된 한 마디 말은 모두 50가지다. 각 한 마디의 말마다 제목 아래에 '하지 말아야 할 나쁜 말'과 '해야 되는 좋은 말'을 배치했다. 그리고 해당 제목에 맞는 설명과 대화의 예를 배치했고, 이 상황에 대한 해설과 함께 그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중요한 대목의 글은 크기도 다른 것과는 다르게 조금 더 크고 색깔도 다르게 표시한다.

책을 통해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바로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에 관한 이야기다. 남녀 간의 대화에서 서로 다른 의식구조로 인해 남성은 결과를 중심으로 그리고 여성은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이다. 이는 말다툼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남자의 경우 '미안하다'라는 말 한 마디로 끝내려는 반면 여자는 '왜 미안한데?'라고 집요하게 따져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행동 패턴에서도 차이점이 나타난다. 남성은 '목표 지향적 사고'를 중시하지만 여성은 '관계 지향적 사고'를 중시한다. 따라서 책에서는 남성들에게 여성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여성들은 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언어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남자들의 언어는 도구적으로 정보 전달이 주목적이다. 반면 여성들의 언어는 정서적으로 친교를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여성의 경우 알맹이 없는 수다가 길게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서 아이들에게 아내에게 그리고 직장 동료에게 '잘못된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스럽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할 한 마디 한 마디를 신중하게 사용해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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