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여행
홍미선 지음 / 비주얼아트센터보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작년에 읽었던 책 중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라는 책이 있었다. 호모 라피엔스는 '약탈하는 종'이란 뜻으로 지구를 파괴하는 하찮은 존재로의 인간을 말한다. 그 책에 따르면 과학자이자 생태학자, 그리고 미래학자인 러브록은 지구를 자기 조절이 가능한 거대한 생명체 즉 가이아라고 한다. 그래서 가이아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삶은 곰팡이 균의 삶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구 전체를 가장 많이 파괴하는 파종성 질환을 퍼뜨리는 병리조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실 인간은 지금까지 자연을 파괴하는데 가장 앞장서온 종이 맞다. 그래서 원죄를 사하기위해서라도 자연을 다시 되살려야 하는 것이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일부 경제학자들의 논리가 환경론자의 경고를 무시하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로 지구 곳곳에서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는데도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논리로 경고를 무시해왔다.
 
  『빛 여행』은 큐레이터이자 사진 분야에 활동 중인 홍미선작가가 2006년 가을 중남미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약간의 글을 보태 만든 사진집이다. 6개월 걸친 긴 여행기간 동안 작가는 태초의 오염되지 않은 중남미의 자연을 보고 자연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사막과 빙하가 공존하는 것에 경의로움을 느끼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훼손되는 자연에 안타까워한다.
 
  중남미의 풍경을 불교 금강경과 어우러짐 역시 부드럽다. 사진을 감상하다보면 꼭 기획된 사진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만 사진의 크기가 작다는 것을 제외하면 정말이지 사진전에 초대되어 사진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사진이라는 것이 결국 빛을 조절하여 만들어가는 빛의 미학이다. 그래서 무덤덤하게 그려진 작품이 있는 반면 강렬한 색체를 드러내는 작품도 있다. 또한 천 년 전에 그려졌다는 나스카 라인은  항공사진으로 그 거대한 형체를 드러내 인간이 그렸다고는 믿기지 않다는 작가의 느낌을 실감할 수 있다.
 
  자연이란 미래의 우리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사용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은 깨끗하게 보전하여 후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자연을 보호해야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작가의 저서 중에 <거울-사진에서 보여진 우리여성 1880년대-1970년대>가 있음을 알았다. 얼마 전에 <렌즈에 비친 중국 여성 100년사>를 읽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책이 있었으면 했는데 우연치고는 너무 반갑다. 꼭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더 많은 사진을 보고 싶다면 작가의 블로그(http://photogingko.blog.me/)에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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