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 그 해 여름
김성문 지음 / 서울문학출판부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만남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데 그 만남들 가운데에는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고 느끼는 그런 만남이 있다. 그중에서 남녀 간의 운명적인 만남처럼 정말 가슴이 떨리고, 심장이 고동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사실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만남은 아름다운 로맨스로 발전하게 되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불행한 결말로 맞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인생에 있어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하게 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고통일 수밖에 없다.

   소설 『어느 봄 그해 여름』의 주인공 수연은 3년 전 교회 담임목사였던 남편을 여의고 매주 하루씩  남편의 묘소를 방문하는 쉰네 살의 여인이다. 그녀에게는 동우라는 아들이 있으며 전 남편이 담임목사로 있었던 교회의 부목사로 있는 성직자다. 그래서 성직자 집안사람이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마다 용두산 공원에 가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한다. 이밖에도 요일별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특별하지 않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석주라는 새로운 공원묘지 관리소장이 등장난다. 그렇게 그 둘은 첫 만남은 우연한 만남처럼 보였지만 석주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가 공원묘지에 오는 순간부터 기다려 일부러 그녀의 흰색 프린스의 차 타이어에 공기가 빠지도록 작업(?)을 가한다. 그리고는 우연을 가장한 자연스러운 접근을 통해 두 사람은 서로에게 관심을 조금씩 가지게 되는데…….

  작가는 아마도 중년 여성들이 가지는 외로움과 가족 때문에 가슴 속에 묻어야 했던 그녀들의 꿈들이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훌쩍 자라 품에 떠난 지금 다시 새로운 꿈을 통해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평균수명이 80세를 웃도는 시대를 살기위해서라도 가족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던 꿈을 규모를 줄여서라도 지금 다시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이야기 속으로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소설의 주 무대가 내가 사는 부산이다 보니 더 호감이 갔으리라. 결말에서 밝혀지는 극적인 반전이 나를 안타깝게 했다. 그래서 한 편의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아니 영화로 제작하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영화가 될 것 같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잔잔한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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