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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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담배를 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마 서너번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금연에 임했기에 그래도 담배를 끊은지 처음으로 1년을 넘겼다. 뭐 정확히 말하자면 2009년 6월 1일을 기해 끊었으니 횟수로는 삼 년째고 만으로는 1년하고도 7개월은 되었다.

  만약 내가 앞서 이야기한 부분에서 담배 대신 용어를 아편으로 바꾸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것도 지금과는 다르게 아편이 요즘 약국에서 파는 아스피린 정도로 흔하던 시절이었다면, 설령 나는 아편중독자요 하고 고백한다면 지금이야 물론 경찰이 와서 잡아가겠지만 그 당시 아편을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문제되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책 표지에서부터 심상치 않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대 배경때문인 것은 아니다. 특히 담배 연기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자욱한 연기도 그렇지만 풍기는 분위기조차도 심각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연기에 찌들린 사람들의 모습이랄까..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에세이 장르다.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면 훌륭한 소설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물론 이 생각 자체가 재미 없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뭐 그래도 처음 작가는 XYZ라는 필명으로 이 에세이를 시작했다는 사실, 그리고 낭만파라는 장르가 주는 것이 뭔지.. 아뭍든 재미있다. 

 

  19세기라 해도 처음에는 대부분이 통증을 없애기 위해 복용했던 것이 아편이다. 그것이 쾌락을 위해 사용되었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사용은 마취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마취제를 벗어나 쾌락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고백은 아마도 당시에는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그 당시에는 문학 작품을 만들고, 음악을 작곡하고,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아편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적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2부에서 아편을 끊을려고 노력했던 것이 빛을 발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필이기는 하지만 자서전에 가깝기때문에 많은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되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쩌면 소설이라고 착각할수도 있고, 소설로 봐도 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더욱이 아편을 끊기 위해 노력한 사실 하나만 가지고도 작가는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요즘처럼 아편보다 약한 담배 조차도 못 끊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그래도 그것을 끊으려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자. 그것이 작가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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