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
정헌재 글.그림.사진 / 살림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한 장의 사진의 빈 여백에 아름다운 글과 카툰을 그려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이 좋게 하는 책이 나왔다. 뻔쩜넷(http://www.bburn.net/)을 운영하고 포엠툰과 완두콩으로 유명한 작가 페리테일(본명 정헌재)이 펴낸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라는 포토에세이다. 책을 펼치지 말자 달콤한 향기가 은은하게 풍긴다. 정말 향기에 취해 기분이 좋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살아있는 자체를 즐기고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짬을 내서 책을 펼쳐보면 여지없이 나오는 기분 좋은 이야기들. 하늘을 나는 상상도 해보고, 사랑에 취해보기도 하고, 빛을 밝혀 보기도 하고, 꿈과 희망에 취해, 그리고 옆에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자그마한 관심으로 기분 좋게 만들기도 한다. 따뜻하고 달콤함으로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나 생일과 관련된 사진 달랑 한 장이지만 뭔가 기대되고 기분이 나아진다.

  때로는 틀 안에서 벗어나는 법을 몰라 상상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상상을 하다보면 하늘이 더 이상 평범한 하늘이 아닌 나만의 하늘이 되어 버린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나만의 하늘. 그 것도 매일 다른 하늘이 말이다.

  여백의 의미, 색의 조화, 그리고 상상의 기적, 몇 자 되지 않지만 공감 가는 단어 한 개 한 개가 이렇게도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특히 무엇이든 못하는 것이 없는 우리의 주인공 완두콩이 하늘에도, 나뭇잎에도, 비를 맞기도 하고, 빛을 내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 케릭터로 가슴에 남는다.

  단숨에 쭉 훑어보았지만 이 책의 묘미는 아무래도 음미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맛을 보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긴 여운이 남는다. 일상에 지친 당신, 피로에 지친 당신, 우울하고 힘든 당신, 잠시 짬을 내서 완두콩이 주는 작은 위로를 받고 원기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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