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7가지
염창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떨어지는 눈물을 연신 닦으면서 책을 읽었다. 『한국인,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7가지』. 책 제목으로 봐서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후회하는 이야기들이 있지 않나 싶었는데 짠한 감동이 몰려오는 책이라니. 얼마 전에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 오츠 슈이치가 쓴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이 나왔지만 아직 읽지 못했다. 그런데 이 보다 더 많은 2000명, 무려 두 배의 죽음을 지켜본 염창환 교수가 쓴 책을 먼저 집었던 이유는 다른 이유도 물론 있지만 표지에 나와 있는 간단한 두 줄의 글 때문이었다.

  "너무 늦지 않아, 다행입니다. 늙은 부모님 얼굴이라도 뵙고 떠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지켜본 생의 마지막 순간들을 맞은 환자 가운데 아름답게 임종을 맞은 기억이 남은 17가지의 사연을 통해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인생 가이드북과 같은 책이다.

  책에는 신부가 되는 아들을 보고 싶어 하는 어머니가 담도암에도 불구하고 부제 서품을 받는 아들을 보고 싶어 캄보디아를 가는 어머니, 위암으로 사경을 헤매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청혼을 하는 남자, 간암으로 힘겨워 하면서도 자식 결혼식에 참석하는 아버지, 열세 살 뇌종양 환자 희진이, 무료 자선병원에서 죽음을 앞두고 늙은 부모님을 뵙고자 하는 노숙자 피부암 환자. 정말 하나같이 마음이 짠해지는 감동의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연들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유는 행복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열정적으로 살았고 최선을 다했기에 마지막을 후회 없이 떠날 수 있었던 것이다.

  살아가면서 선행도 베풀어야 하고, 항상 고마움을 표현해야 하고 배려하고 위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등 정말 해야 할 일이 많기는 하다. 저자는 호스피스라는 직업이 환자가 임종을 편하게 맞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자들에게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임을 깨닳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남긴 유산을 더 많은 이와 함께하기 위해 이 책을 낸 것이다.

  죽을 때가 되면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이 더 베풀지 못한 후회,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 후회, 진작 고마움이나 미안함을 표현하지 못한 후회, 이렇게 세 가지라고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났다. 내 나이도 오십을 불과 몇 년 앞두고 있어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꼭 해야 할 일들을 하면서 살아야지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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