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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린의 멜로디북 - Lovelyn's Melody Book
린 (Lyn)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2001년에 데뷔한 발라드 가수이자 많은 노랫말을 직접 만들었다는 가수 린. 대중음악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내게 린은 그냥 예쁘고 노래 잘하는 가수다.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 몇 곡 정도는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가수. 그런데 린이 직접 책을 펴냈다. 포토에세이『러블린의 멜로디북』이다.
비닐 포장을 벗기고 노란색 표지를 펼치자 린의 소소한 일상이 책에서 묻어 나온다. 30세에 갓 진입한 아가씨. 사랑을 할 줄도 알고 이별의 쓴 맛도 보았다. 자신이 꿈꾸는 이상형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책 속에 간간히 나오는 손글씨와 그림들. 그다지 읽는 데 많은 시간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또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에 펼치자마자 쉬지도 않고 한 권을 다 읽어버렸다.
뉴욕 나들이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책에서 린의 일상이 공개된다. 사실 책의 소개처럼 이삼십대 여성이 공감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젊어진 것 같은 기분도 느껴보고, 여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젊음의 순수한 감성과 일상을 엿보는 재미있는 경험을 한 것 같다. 처음 보는 말도 여럿 보인다. 아마도 린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말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각주 처리한 것을 보면 독자들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책 후반부에 직접 만든 노랫말에 대한 비하인드 러브 스토리가 공개되어 있어 그녀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볼 기회를 준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 좋았던 반면 읽고난 뒤에 남는 무언가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책을 펼치면서 가수가 아닌 일상의 평범한 사람으로 린을 만난다는 설레임도 있었지만 글로 표현되는 그녀의 속마음이 사뭇 궁금했던 것이다. 하긴 노랫말을 쓰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대신 책을 통해 한가지 알게된 것이 있는데, 무드셀라 증후군이다. 과거의 나쁜 기억은 빨리 지워버리고,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 하는 것을 말하는데 아마도 이별의 쓰라린 경험이 그녀에게 무드셀라 증후군을 떠올리도록 했을 것이다.
린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런 책 한 권 정도는 소장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