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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건축
쿠마 켄고 지음, 임태희 옮김 / 안그라픽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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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 분야에서 지난 20세기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은 그 방면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건축 분야에서 20세기를 주저 없이 '콘크리트의 시대'라고 단언하는 건축가가 있다. 쿠마 켄고라는 건축가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건축가 중 한 사람이다.

 

  『자연스러운 건축』은 쿠마 켄고가 자연스러운 건축이란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지는 건축물이라는 자신의 건축 철학을 소개하는 책이다.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건축한 건축물을 통해 특정한 장소에 적합한 소재가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한 이러한 자신의 건축철학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룩되었는지를 밝힌다.

 

  책을 통해 소개하는 소재는 물, 유리, 돌, 대나무, 흙, 종이 등 몇 가지에 불과하지만 이는 모두 자연소재로 책 제목에서 언급하는 자연스럽다는 의미를 도출해낸다. 책에 소개되는 건축물은 모두 9개소로 돌 미술관, 쵸쿠라 광장, 히로시게 미술관 등과 같이 건축물에 대한 소개가 7개소이고, 와시라는 종이가 소재인 2개의 건축물이다. 각 건축물마다 저자가 왜 그 소재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건축물이 완성되었는지에 대한 대략을 소개한다.

 

  내가 관심을 끈 부분은 외람되지만 저자가 결론을 내린 부분이었다. 기억형상합금을 이용한 프랑크푸르트의 차실(2007)도 흥미롭지만 그보다 더 흥미를 느끼게 한 것은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워터 블록이다. 쉽게 말하자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레고 장난감의 형상을 약간 변형시켜 그것으로 건축물의 벽체와 지붕을 조립한다는 것. 이는 발상 자체는 신선하지만 저자가 고집하는 자연소재가 아니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이를 자연스럽게 극복하는 저자의 고민이 오히려 자연소재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는 역설을 보여준다. 결국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은 현실을 비켜갈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문분야이지만 쉬운 문체에다 중간 중간 사진이 게재되어 나처럼 건축에 문외한이라도 쉽게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을 덮고 있는 띠지처럼 분리가능한 표지가 책의 크기와 같다고는 하지만 언젠가는 벗겨질건데 앞 표지 안쪽에 저자와 역자의 소개를 한 것이다. 나중에 표지가 없어지고 나면 정말 많이 아쉬울 것 같다. 대신 벗겨지고 나면 나뭇결 표지가 남게되어 제목과 너무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참 고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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