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故 김영갑 선생 2주기 추모 특별 애장판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제주도에 가본 것은 두 번 밖에 되지 않는다. 처음 간 것은 결혼하고 신혼여행 간 것이다. 뭐 요즘이야 동남아나 하와이, 호주 등 이국적인 정서를 만끽할 수 있는 신혼여행지가 수도 없이 많지만 내가 결혼할 1991년은 그렇지 못했다. 아마도 나랑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신혼여행지로 제주도나 설악산에 간 것으로 기억한다. 두 번째 간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작년에 제주 4.3 기행에 따라간 것이 바로 그것. 1박4일로 다녀왔다. 밤배 타고 부산 출발해서 다음날 새벽에 제주도에 도착하고, 그날 하루 일정을 마치고 1일 숙박을 하고, 자고 일어나 일정을 마치고 그날 저녁 역시 밤배를 타고 그 다음날 새벽에 부산 도착했으니 1박4일이 맞기는 맞다.

두 번이나 간 제주도이지만 내게 안겨준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물론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간 여정이었기에 제주의 풍경을 감상하고 자연에 도취될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그러다 이 책을 먼저 알게 되었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라는 책이다. 루게릭 병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중에 폐교된 학교를 개조해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연 사진작가 고 김영갑선생이 펴낸 책이다. 20년 제주도의 삶을 살아온 과정을 기록한 책이고,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을 실은 책이다.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지만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도 있고, 분명 제주도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우리 주변의 흔히 볼 수 있는 영상도 있다. 사진은 파노라마로 찍었기 때문에 시원시원하게 보인다.

김영갑선생에게 사진은 기다림이다. 최고의 황홀한 순간. 셔터를 누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바로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찾아가고 기다리는 연속이었단다. 그래서 그가 찍은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시간에 찍었다 하더라도 똑같은 사진은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자연은 사람의 감정과 같이 고여 있지 않고 늘 변화하기 때문에 오묘하고 경이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선생은 제주 사람들도 미처 느끼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제주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이야기 하고 싶었단다. 결국 그 일을 하고야 말았다.

5년의 투병생활 속에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은 탄생되었다고 한다. 폐교를 자신의 손으로 다듬고 다듬어 만든 갤러리. 두모악이란 한자로 쓰면 두무악(頭無岳)이다. 머리가 없는 산이라는 뜻으로 한라산을 칭한단다. 대신 제주에서는 두모악이라고 발음을 한단다. (출처 : 제주도 여행자 정보센터 http://cafe.naver.com/tourcj/9409)

책에 있는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사진이 나에게 오라고 손짓 하는 것 같다. 제주에 갈 기회가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갤러리에 다녀와야지 하고 꼭 가야할 곳에 두모악 갤러리를 추가했다.(두모악 갤러리 홈페이지 : http://www.dumo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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