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즈 칼리파 Burj Khalifa - 대한민국이 피운 사막의 꽃
서정민 지음 / 글로연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작년 11월에 언론을 통해 금융위기가 보도된 곳이 있었다. 두바이다. 두바이 정부의 투자회사인 '두바이 월드'와 '나킬'의 모라토리엄 선언. 세계적인 인공섬 '더 월드'와 '더 팜'을 건설하는 회사라 전세계에서 많이들 놀랐다.  그런데 모라토리엄을 선언한지 두달이 채 되지않은 올 1월4일 두바이에서는 세계 최고층 건물의 개장식을 열었다. 부르즈 칼리파가 바로 그것. 

부르즈 칼리파는  높이만도 무려 828미터로 서울 남산의 세배가 넘는다. 게다가 첨탑을 제외하면 586미터로 세계 최고 높이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고 무려 162개층을 가진 세계 최다층 보유 빌딩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곳은 미국설계회사인 SOM(스키드모어, 오윙스 앤드 메릴)이다. 시공은 다국적 3개 회사의 콘소시엄으로 전체를 주도하고 기술을 책임지는 것을 삼성물산에서 맡았고, 벨기에의 베식스라는 회사가 시공을, 그리고 UAE의 아랍텍이 현지조달과 인력조달 책임을 각 각 맡았다. 감리는 미국의 터너건설. 이렇든 부르즈 칼리파는 다국적 협력으로 세워졌지만 주도업체가 삼성물산이란 점은 결국 우리나라의 기술이 그 만큼 향상되었다는 반증으로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부르즈 칼리파를 사막의 꽃으로 부른다. 이유는 형태다. 사막 히야신스라는 꽃을 형상화 했기 때문이다. 그기다 양파 돔이라는 이슬람 건축양식을 접목시켰고, 기하학적 모양의 패턴이 반복되는 이슬람 전통 건축양식을 적용했다. 기하학적 모양의 패턴이 반복되는 이슬람 전통 건축양식은 알라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않기에 사람, 동물 등의 모양을 디자인에 삽입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슬람 사원을 보면 그림보다는 기하학적 무늬가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문득 든 생각은 너무 삼성물산에만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물론 부르즈 칼리파라는 타이틀에 맞추다 보니 그럴수 밖에 없다고 항변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초고층 건물을 건설할 수 있는 업체가 삼성물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2장에서 '한국 건축사도 새로 썻다!'에서 다른 건설업체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언급했다면, 그기다가 해외 건설 수주 현장을 언급했더라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더 크게 느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 속에 소개하는 사진은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고, 기술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이해를 도와 좋았다. 특히 꼭대기에서 땅으로 내려다보면서 찍은 사진은 마치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 보는 착각을 들게 하여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였다. 

우리는 하늘 높이 올라가는 높은 건물을 마천루라 한다. 하늘(川)을 만지는(摩) 집(樓)이라는 뜻이며 영어로는 하늘을 긁는(skyscraper) 집이란다. 하늘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것은 구약성경에 바벨탑에서 나타나듯이 옛부터 인류의 소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마천루가 완공될 때마다 위기가 오는 것을 '마천루의 저주'라고 한단다. 

금융위기 불과 두 달도 되지 않아 부르즈 칼리파의 개장을 할 정도의 배짱이라면 금융위기도 극복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부르즈 칼리파는 바벨탑과 같은 신기루가 아니라 두바이 사람들에게 위안과 자긍심으로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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