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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보다는 너의 꿈을 남겨라 -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다음 세대에게 남긴 창조와 도전의 메시지 ㅣ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7
박은몽 지음 / 명진출판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작년에 길벗출판사에서 나온 <경제상식사전1,2>편을 모두 공부한 적이 있었다. 당시 안타깝게 여겼던 부분이 우리나라는 재벌 천국이라는 사실이었다. 중소기업의 천국은 대만이었다. 그래서 IT산업과 같은 중소기업 산업은 우리나라보다는 대만이 사업하기 좋은 곳이라는 결론에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벌을 손으로 꼽으라면 답하는 사람들의 시각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삼성과 현대 만큼은 1순위로 거론될 것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을 없을 것이다. 두 재벌은 우리나라의 산업의 근대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뺄래야 뺄 수 없는 재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삼성 그룹의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일대기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발간된 책이다. 호암재단에서 적극 후원했을 것이고,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니 저서나 기타 고인의 자료가 있다면 조금은 중립적인 시각으로 저술이 되었을 것인데, 아쉽게도 삼성그룹의 일방적인 자료로 책을 집필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한편으로 너무 기울면 어쩌나 하는 우려속에 책을 펼쳤다.
천석군의 아들로 태어난 고 이병철 회장의 어린시절부터 청년기 까지의 일대기는 솔직히 지금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보여줄 것 하나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부유했다는 것이 죄 일수야 없겠지만 공부도 못했고, 하기 싫은 것은 아무리 강요해도 하지 않았다는 데서 자라는 청소년에게 무슨 교훈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이 책이 청소년을 겨냥한 책이 아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청년기를 지나면서 일방적으로 가는 부분도 감지되었다. 군사정권에 협력한 사실. 사실 그 덕을 본 것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다. 또 그 유명한 사카린 밀수사건은 국가권력에 피해본 것으로 교체해 버렸다.
책을 다 읽고나니 새삼 고 이병철 회장의 기업가적인 삶 역시 불굴의 의지와 역경을 극복한 훌륭한 삶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을 모르는 사람도 삼성은 안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해외에 있는 삼성 사무실에 태극기가 사라진 지 오래다. 뭐 글로벌 경쟁시대에 시장의 국경이 무너진 지 오래되었고,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즐비한 세상에 국적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처럼 나라를 위해 기업을 키운 고 이병철 회장의 뜻과는 배치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사실 삼성재벌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이미지는 편법 증여, 탈세, 떡값 등 부끄러운 사실이 대부분이다. 재벌2세, 3세들에게 이 책을 읽혀 부끄러운 재벌이 되기보다는 세계속의 일류재벌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최근 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이 갑자기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