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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2 - 방송에서 못다 한 불편한 진실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작년에 환경운동을 하는 지인이 있어 사무실 개소식에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눈을 끈 책이 한 권 있었다.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이었다. 빌려와서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스펀지에서 식품첨가물에 대해 소개한 것은 먼저 본 뒤라 책이 금방 읽혀졌던 것이다. 그때 느껴던 것은 가공식품은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2>은 앞서 읽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내가 몰랐던 사실이 몇 가지 더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특히 오븐으로 구운 빵에 석면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사실과 전자렌지가 유해전자파를 발생시키고 영양소를 파괴하고 용기 등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발암물질을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가장 공감이 가는 것은 아무래도 아토피나 비만, 성인병 이런 것들이 식습관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견해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서구식 식습관에서 비만이나 성인병이 도래했고,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나쁜 식품첨가물이나 화학조미료(MSG) 등에서 아토피가 생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면만 해도 그렇다. 우리의 입맛이 화학조미료로 맛을 낸 스프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만드는 라면 스프는 맛이 없다고 안 사먹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무래도 가공식품 보다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라는 것이고, 꼭 가공식품을 먹어야 한다면 알고난 뒤에 덜 유해한 것을 고르라는 것이다. 모르면 식품가공업자가 파놓은 함정에 덜컥 걸려버린다. 가령 'MSG 무첨가'표시나 '트랜스지방 0g'은 그대로 믿으면 안되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식품위생법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수법들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가공식품, 식품첨가물 등 먹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부분까지도 거론한다. 대표적인 것이 유전자조작식품(GMO)과 푸드 마일리지이다. 푸드 마일리지는 식자재가 원산지에서 얼마나 먼 곳까지 왔는지를 마일리지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마일리지가 높은 식자재가 낮은 식자재보다 우리 몸에 더 해로울 것이라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사항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나쁜 원료가 들어가는 것은 먹지 말라는 것이다. 정제당, 정제가공유지, 식품첨가물 등이 들어간 것들이다. 사실 안 들어간 것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중 나쁜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식품업계가 해야 할 일이란다. 그러면서 소비자에게도 해야할 일이 있다고 한다. 수동적이고 무관심했던 소비행동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는 대로 행동하지 않았던 모순을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고민된다. 우리집에서 과자나 가공식품을 구입하는 것은 아내 몫이기 때문이다. 방송을 같이 보면서 몸에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것 저것 다 빼면 뭘 먹고 사냐고 불평을 했었다. 아들 둘은 과자 즐겨먹는 나이는 지났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데, 아내가 문제다. 결국 조금 덜 해로운 것을 사도록 간섭하는 방법이 당분간은 최선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