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엔젤리너스
이명희 지음 / 네오휴먼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불쌍한 사람을 보면 행동하는 방식이 두가지로 나뉜다. 냉소적으로 그냥 지나쳐버리는 사람과 그냥 도와주는 사람. 서문에서 톨스토이와 도스토엡스키로 분류했다.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고 사유하는 사람을 톨스토이형으로, 그리고 심장이 먼저 나가는 사람을 도스토엡스키형으로 말이다. 나는 어떨까? 답이 묘하다. 

호모 엔젤리너스는 저자가 나누고 살 줄 아는 신인류란 뜻으로 만든 이름이다. 다양한 나눔을 하는 11명의 인터뷰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눔의 의미와 오해하는 부분들 그리고 바라는 부분들을 들어보는 단상이다. 

메이크어위시재단이란 곳이 있다. 이 곳은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성취 전문기관이다. 손병옥이사는 이곳에서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을 한다. 또 한국 푸르덴셜생명의 부사장으로 '중고생자원봉사대회'도 하고 있다. 

윤진경씨는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직업은 일러스트레이터로 시각장애인을 위해 녹음 봉사활동을 한다. 책을 읽어주는 거다. 윤진경씨가 말하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시각은 남들과 똑같이다. 똑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 이 이야기는 한국점자도서관 육근해관장도 같은 의견을 말한다. 현정부 들어서 점자도서관이 복지시설이 아닌 도서관으로 분류되어 정부의 지원이 많이 끊겼단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영인문학관'은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 선생과 아내 강인숙 관장이 만든 문학관이다. 문화 후원이라는 색다른 나눔을 하고 계신다. 

홍서범과 박상민은 가수다. 연예인이라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사람들. 그래서 이들은 나눔을 가지고 인터뷰하자는 데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저 가수로 인정받고 평가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박규은님은 대한적십자 혈액관리본부장이다. 인터뷰를 통해 헌혈에 대한 열두가지 오해를 풀어준다. 그러면서 헌혈에 대한 왜곡된 보도에 많이 힘들단다. 그래서 정확한 보도, 국민을 위한 보도를 간곡히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장애우와 함께하는 임락경 목사의 이야기도 살갑다. 심청전을 색다르게 해석해서 재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와 한기찬 변호사를 맨 뒤에 배치한 것은 기부문화를 제도권에서 풀어나갈 수 있는 해법을 늘어놓기 위함인 듯 배열되었다. 정부에서 해야할 일과 민간에서 해야할 일이 따로 있으며 협치의 미학으로 설명한다. 또 기부를 위한 여러가지 제도들을 제안한다. 

이 책에 나온 유명인들 말고도 수많은 나눔들이 우리 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음을 말해주며 지탱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도 나이 한 살 더 먹기전에 나눔을 시작해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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