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 이웃나라 - 新일본 체험기
정원 글 사진 / 버무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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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타쿠 이웃 나라. 사실 제목은 별로 느낌이 오지 않는다. 왜냐면 코스프레 이 정도는 돼야 뭔가 제대로 된 내용이 나올 듯 싶은데. 뭐 그래도 좋다. 왜냐고? 일본인이 아닌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소개하기 때문이다.

일본 사회를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골랐던 책이 이 책인데, 조금은 당황스럽다. 원칙을 더 받들고, 남을 배려하는 문화라든지, 기다림에 익숙하다는 것, 양보하는 문화에 까지 정말 섬마을이지만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보면 다른 점도 꽤 많이 보인다.

예 전에 일본의 수학 교과서를 본 적이 있다. 정말 많이 놀랬다. 무슨 교과서가 만화같이 만들었다니. 일본은 만화(망가)의 천국이다. 너무 다양하다 못해 선정적이고 변태적인 내용 때문에 똘레랑스로 유명한 프랑스 조차도 긴장하는 것이 일본 만화다. 그래서인지 오타쿠가 자연스레 퍼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것도 만화가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오타꾸는 일본 말이지만 예전에 다른 사람을 지칭할 때 "댁은 뭐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식으로 대화하는 것을 들으면서 커 온 나이기에 오타쿠를 나타내는 집은 애기들에게는 자연스레 동화가 되는 것 같아 조금은 위안이 된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문화는 단지 오타꾸 이 문화가 중요한 건 아니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이 그랬듯이 문화적 우월성을 강조하다 보니 주변국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치도 없다. 아니 무시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오타꾸는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수집하고 공감하고 나아가 창작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자신이 오타꾸라는 것을 과시하고 나름 제어할 수도 있는 것이 진정한 오타꾸라는 것이 일본에서 최근 오타꾸 전문가의 입을 통해 밝혀진다.

전 차남이 등장하고, 완벽하게 출세의 한 길을 걸어온 시마 과장, 그리고 보통 사람의 노벨상 시대를 연 다나카 연구원에 까지 우리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점이 재미있다. 특히 초식남의 등장은 아무리 연애나 성적 관계에 대한 흥미가 적다 해도 그 일부분만으로 너무 쉽게 재단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섬이라는 지정학적 한계 때문에 어쩌면 오타쿠를 자연스럽게 양성하는 건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지 역시 모른다. 하지만 다름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한 인생은 심심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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