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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바다에 빠트려라 - 기초실력다지기편, 개정증보판 ㅣ 영바다 시리즈 1
하광호 지음 / 반석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나라 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상당히 발칙한 상상이지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같은 동양사람도 아니기에 더더욱 그런일은 없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미국 유학생활 도중 눌러앉아 살게 되고, 그곳에서 영어 교사를 거쳐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수라면 어떨까? 미국 뉴욕주립대 영어교육학과 하광호교수. 그 가 바로 이 책의 쓴 주인공이다.
우 리나라에 있을때도 영어에 미쳤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통역, 영어교사 등 영어와 관련된 직업만 따라 다니다가 우연한 기회에 얻게되는 미국 유학의 길. 그 곳에서 영주권을 구하기 위해 얻게된 초등학교 영어교사 자리. 그것을 계기로 전 가족을 미국으로 데려올 수 있었고, 그 뒤 운좋게도 미국정부가 만든 이중언어 프로그램 지원 장학금을 받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지금은 대학교수가 되었단다.
살아온 삶도 재미있지만 더군다나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 본토에서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유일하게 영어를 가르치는 대학교수라니, 책을 읽기 전에는 별 별 발칙한 생각들이 다 들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동기는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도 있지만 영어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도 있다.
저 자가 내놓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언어는 문화이기 때문에 문화를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배우기가 어렵단다. 그래서 미국 이민간 사람들이나 언어연수 간 사람들이 영어가 늘지않는 이유로 문화탓을 꼽는다. 두번째는 자신의 노력이다. 이 것 역시 제대로 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특히 언어를 말하고, 듣고, 읽고, 쓰기을 함께해야 하며, 어떤 문장이든 처해지는 상황을 상상하면서 즐겨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원어민과 대화를 통해 교정받으라는 것이다.
저자가 한국 영어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도 나온다. 어학공부 제대로 받은 적 없는 미국인이 한국을 황금의 땅으로 여긴단다. 그냥 와서 원어민의 목소리나 들려줘도 돈되는 나라라는 것. 이 대목에서 뭔가가 떠오른다. 오랜지 하니 못알아듣고 오뤤쥐하니 알아듣더라는 이야기. 한평생을 영어공부를 했다는 분까지도 이런 충고를 하는데 그들은 이런 것을 알고 있기나 한지...
<영어의 바다에 빠트려라>고 하는 책 제목은 저자가 1994년 한국에서 중등영어교사협회의 후원으로 열린 강연회에서 처음 사용했던 이름이란다. 이때부터 저자는 자신이 주장하는 영어교육법, 호울랭귀지 학습법 즉 총체적 영어지도법을 사용했단다. 그래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나 교육하는 사람들에게 이 방식을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있게 본 부분은 두 곳이다. 먼저 미국의 교사제도이다. 처음 3년을 매년 평가받아 재계약을 받지 못하면 평생직장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의 위대함이다. 미국에서 192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문제가 많아 지금은 바꿔가고 있는 파닉스라는 교육법을 뒤늦게 우리나라에서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 미국꺼 무조껀 좋다고 할 시대는 지났는데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