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행복한 정치 더불어 시리즈 1
서해경.이소영 지음, 김원희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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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매일 뉴스에서 접하는 여야의 끝없는 대립, 우리들의 삶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 사람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에 많이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쳐다보고 있으면 짜증 제대로고, 뭐하나 잘하는 게 있어야지. 그래서 니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포기해 버리게 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세뇌되어 왔다. 

정치란 우리들의 삶과 상관없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빠지는 착각이 바로 이런 것이다.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나머지 국민들은 각자 맡은바 직무를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최근 이슈였던 비정규직문제, 한미FTA와 광우병 쇠고기와 촛불소녀의 등장, 용산 참사, 언론법 개정과 관련된 여야의 첨예한 대립, 풀리지 않는 남북관계 등 나와는 정말 상관없는 일일까?

이 책은 청소년을 겨냥해서 만든 책이지만 끝까지 읽고난 뒤의 느낌은 청소년 보다는 어른들 필독서로 지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정치에 대해 논할 정도의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더더욱 필독해야 할 책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식들 물음에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왜냐고?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겠지만 매 단원마다 끝에 독서지도하는 곳이 있다. 특정 사건을 가지고 서로의 느낌이나 생각을 나누는 것인데, 대부분의 경우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물론 해답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지만 이 책으로 자식과 정치에 관해 소통하려면 무조건 먼저 읽어 보기를 권한다. 

이 책 서문을 보면서 고대 그리이스에서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을 일컫어 이디어트(idiot) 라고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랬다. 고대 그리이스에서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은 인간이 아니었던 거다. 뭐 귀족, 평민, 노예 이렇게 계급이 나눠진 사회니까 당연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고라(광장)를 통한 직접민주주의가 꽃 피었던 그리이스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책에서 단원이 끝나면 하라는 토론 대신 고등학교 3학년 아들과 책에 대해 그냥 느낀 점만 간단하게 교환해 보았다. 결론은 다음 그림으로 귀결된다. 



2장에 나오는 남원골 사또의 그림이다. 나랑 아들 둘다 사또가 꼭 누구랑 닮았다는 의견의 일치를 봤다. 뇌물 준 사람은 풀어주고 대드는 사람은 감옥 보내고, 예쁜 춘향이가 약혼자 있다니깐 약혼자 감옥 보내라고 하고, 부자에게 재산 뺏고, 세금 올리려니 법에 맞지않다고 법 바꿔라 하고, 둘 이상 못 모이게 하고, 몰카 달아서 감시하고. 누구랑 닮았는지는 이 글을 읽는 사람 상상에 맡기겠다.

이 책에서 정치란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게 해줘야 하는 거란다. 그래서 권력을 줄 사람을 잘 뽑아야 한다는 것과 정치에 대고 하는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 말한다. 특히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두가지의 기둥을 이야기 한다. 사법부의 독립과 언론의 자유.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이거다. 그렇게 민주화가 되었지만 아직도 멀었다. 

특히 언론이 권력에 붙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이탈리아의 총리 베를루스코니의 사례를 들어 고발한다. 잘 못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지 못하는 언론. 무조껀 잘한다고 박수만 치는 언론이 있기에 총리가 법을 조금 어겨도 봐줘야 된다는 면책법을 통과시키기까지 하니 말이다. 그래서 지금 MB정권이 끝까지 언론법을 개악하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 데일리스프라이저, 프레시안과 같은 인터넷 언론이 있지만 아직도 쓰레기 언론이 큰 소리 치는 세상이다. 

사람은 더불어 살기 때문에 정치적인 동물이며, 정치와는 떠나 살 수가 없다. 뭐 산속에서 나 혼자 수행이나 하면서 살면 정치없이도 산다고 우길 사람도 있을 법도 하다. 그런데 산속에 그렇게 못살게 법 만들어서 쫓아 버리면 어쩔건데? 

내년에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표를 무려 8장을 준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에 각각 한표씩, 광역의회의원과 기초의회의원에 각각 한표와 비례대표에 각각 한표씩, 또 교육감과 교육의원에 각각 한표씩 총 8표를 준다. 이 책을 읽고 누구를 찍어야 할 지 자식들과 서로 의견 나누는 것도 재미있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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