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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능성이다 - 기적의 트럼펫 소년 패트릭 헨리의 열정 행진곡
패트릭 헨리 휴스 외 지음, 이수정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양 눈이 없는 상태로, 팔다리 발육이 비정상적인 상태로, 그리고 등에 철심을 넣지 않으면 가만히 앉아 있기 조차도 힘든 중복 장애인으로 태어난 패트릭 헨리 휴스.
나 도 청각장애를 가진 아들이 하나 있다. 지금 중학교 3학년인데, 내년이면 고등학교 진학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내 아들이 청각장애 패트릭 헨리와 같은 중증 중복장애인으로 태어났다면 어떡해 했을까 하는 물음에 바로 답을 내기가 어렵다.
패트릭 헨리의 아버지 존과 그의 어머니 퍼트리샤는 달콤한 오렌지가 아닌 쓰디쓴 레몬같은 현실을 받아드리고, 오히려 생후 9개월부터 시작된 피아노 놀이를 통해 음악에 대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옆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시작한다.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부모와 함께 점자를 공부하고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여 스페인어를 공부하면서 마칭밴드의 단원으로 활약하게 된 사연들이 자서전처럼 진행된다.
사 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묘한 나라라는 생각도 든다. 몇 달전인가 TV에서 얼굴에 기형으로 태어난 여자아이를 본 적이 있다. 턱뼈가 없어 다른 곳의 뼈를 이식해서 턱을 만들어야 했던, 정말 중증이었고 얼굴을 쳐다보면 사람의 이목구비와는 다른 흉칙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중증에다 흉칙한 모습을 가졌지만 부모들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딸이었던 것이다.
아들이 살아온 이야기와 생각이 나오는 가 하면 아버지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전개하는 방식이 조금 색다른감이 있지만 재미있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속에서 감동이 느껴졌고, 무엇보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믿음과 헌신, 한 편의 다큐멘타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특히 페트릭 헨리가 자신이 앞을 못보고, 남들처럼 걸어 다닐 수 없다는 것을 '장애'가 아닌 '능력'으로 받아들이고, 소중한 삶을 보람있고 뜻있게 살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삶에 대한 순수한 열정, 자기 안에 있는 모든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고 매일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는 나보다도 못한 장애의 몸으로도 저렇게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데 하는 생각에 나 자신의 지나온 삶을 되돌아 보는 계기도 되었다. 그랬다. 책 제목대로 우리 모두는 가능성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