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 - 대한민국 보통 아줌마 이보경 기자가 들여다본 프랑스의 속살
이보경 지음 / 창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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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파리하면 대체로 에펠탑, 루브르박물관, 영화에 많이 나오는 노천카페들을 많이 떠올릴 것이다. 그밖에도 파리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톨레랑스다. 다름과 차이을 다양함으로 아주 중시여기는 톨레랑스. 파리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다. 사랑이 있고 자유가 있는 곳이다.

이 책을 보기전에 프랑스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은 영화 <식코>를 통해서 알게된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그리고 육아를 국가가 지원한다는 것과, 오래된 것 같지만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것 같다.

파리에 40년이나 지속되어 온 13층 고도제한만 봐도 우리나라 서울에 지금부터라도 그렇게 고도제한 하겠다고 한다면 아마 부자들이나 삽질 전문가들 미친 정책이라고 난리가 날꺼다. 그런데 파리에서는 우파가 집권하던 때에 이 고도제한 조례를 제정했다고 한다. 하긴 우리나라에 진정한 우파가 없으니 기대하면 안되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출장가는 곳이 파리란다. 그러면서 저자가 꼬집는 것은 비싼 세금들여 고작 패션쇼나 음악회, 전시회 이런거 밴치마킹 하지말고 도시미관을 위해 엄격하게 지켜져 내려오고 있는 이런거 연구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거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좌파가 아닌 우파가 환경운동으로 대중의 지지를 받고 농업국인 것을 자랑으로 여긴단다. 농업인구가 고작 3.6퍼센트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농업이 처한 현실과 비교하면 한숨이 나온다. 우파라고 자청하는 우리나라 보수층이 보면 프랑스 예네들 다 빨갱이다.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프랑스 사회도 조금씩 변모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 교육부문. 점점 공교육이 흔들리고 있단다. 학군제를 폐지하고, 교사를 줄이고, 학습시간을 줄이고, 그런데도 부모들의 뜨뜻미지끈한 교육열은 오히려 미스테리에 가깝다고 한다.

또, 프랑스의 경우를 가지고 방송과 언론의 사유화가 정(政)경(經)언(言) 유착으로 이어져 정보의 질이 떨어지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하는 등 얼마나 문제가 많은 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유, 박애, 평등을 천명하는 프랑스 인권선언에도 불구하고 무슬림에 대해서만큼은 사회적 편견이 심하다고 고백한다. 톨레랑스 담론이 무색해질 정도란다.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니 두고볼 일이지만.

작가는 책을 통해 프랑스 여성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그런데 의외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이 등장한다. 지금은 사장되다시피한 여성들에게 바지를 못입게 한 판탈롱법, 미용때문에 모유수유를 거부하고 대신 유모를 택했고 육아보다는 사교생활을 더 중시여겼는 귀족들도 17~18세기에는 있었단다.

그런데 내가 정작 놀란 것은 법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고 같이 사는 프랑스식 동거인 팍스(연대민간계약), 우리말로는 계약동거 정도 될 것 같은데, 결혼보다 더 많이 선택한다고 하고, 이 제도가 오히려 과거 심각한 문제였던 저출산을 해결하는데 한 몫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녀 양육에 국가가 적극 지원해 준 것도 당연히 한 몫을 했겠지만 말이다. 특이한 것은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았다고 자녀 양육 혜택이나 가족수당, 각종 세제 혜택등에는 차이가 없다고 하니 신기하기만 하다.

끝으로 저자가 이야기 하는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가 가지는 예술을 향한 열정과 아폴론이 가지는조화와 균형의 차가운 냉정이 파리를, 유럽사회를 견인해 올 수 있었다고 이해한다.

파리는 그냥 사진이나 그림, 영화나 다큐 등의 화면으로만 만나보았지만 지면을 통해 만나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견문록은 대부분 사진으로 도배되고, 별 내용 없이 구경 잘했다는 느낌 이상은 들지 않는데, 이책은 파리에 직접 가서도 느낄 수 없는 부분, 즉 사람 사는 모습, 옛부터 이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갈 그런 모습들을 보여준다. 앞으로 여행이나 기행을 갈 기회가 있으면 이 책의 저자 이보경기자처럼 화장끼 없는 맨살을 찾기위해 긴장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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