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지나온 삶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고 한번쯤은 다들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자신을 알기 위하여 정신분석 등에 관심을 가졌고, 또 이를 글쓰기에 접목시켜 개설한 <자기발견을 위한 자서전 쓰기>라는 12주 짜리의 강의 내용을 책으로 풀어쓴 강연집(?)이다. 살아온 삶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억눌려왔던 무의식을 찾아내어 해결함으로써 다가올 장년기를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이 책에서는 칼 구스타프 융이라는 심리학자의 이론을 모티브로 자아 발견을 위한 탐험을 시작한다. 또 정신과 의사인 월리엄 글라서 박사의 현실요법 선택이론을 통해 인간의 다섯가지 기본 욕구가 나에게는 어떻게 적용되는 지, 그런뒤에 성격을 외향적, 내향적으로 규정 짓고, 이를 또 세부적으로 나눈다. 사 실 심리학에 근거를 두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설명하는 글을 가만히 살펴보면 <자녀를 키우는 올바른 방법>을 심리학으로 풀어서 설명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럴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강의를 하는 저자나 수강생들 대부분이 전업주부였을 것이다. 저자는 먼저 자기발견을 통해 심리학자들이 늘어놓은 이론들을 체득하고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짓누르고 있는 것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책에는 그런 학생도 보았다고 적고 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살아가는 시기마다 해야 할 일들이 있단다. 만일 그 것을 제때하지 못하면 무의식적으로 남아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영혼에 해를 끼쳐 살아가기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또 사람에게 기초적인 자아가 완성되는 시기가 세 살이 될때라고 프로이드를 인용한다. 그래서 자녀를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는 것과 글쓰는 것은 다르다. 앞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것을 설명하는 것은 몇번이고 반복하면 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글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 책에서는 몇가지 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제공한다. 특히 이 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의 작품을 예로 들어 설명한 부분은 너무 좋았다. 이런 점은 좋고 저런 점은 고쳤으면 좋겠다. 이 표현보다는 저 표현이 더 정확하다. 이런 용어보다는 저런 용어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는 식으로 말이다. 또, 자서전을 쓰기 위해서는 몇가지 당부하는 부분도 있다. 첫째 자료를 많이 모아라는 거다.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연대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계획을 반드시 세우는 것도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페르소나(사회적 역할, 또다른 가면)를 막지 말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자신이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페르소나를 가질 때 더 심해진다고 한다.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었던 지나온 삶을 막아버리는 거다. 이것을 역사로 따지면 역사왜곡쯤 되겠지(?) 맨 뒤에 다른 사람이 쓴 소설과 자서전이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보여준 부분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