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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탄생 -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에 숨은 과학
캐스린 하쿠프 지음, 김아림 옮김 / 생각의힘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에 숨은 과학'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는 이 책은 처음에 받아봤을 때, 생각보다 책이 두껍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게 된다. '프랑켄슈타인'에 숨은 과학적 내용이 얼마나 많길래 이렇게나 책의 분량이 많은 걸까? 의문이 들어버린다.
책 내용은 '프랑켄슈타인' 속의 숨은 과학적인 내용만을 다루지 않고,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책 하나가 '메리 셸리'에게 쓰이기까지, '메리 셸리'에게 어떤 인물과 어떤 환경적인 영향이 작용했을지를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어떻게 십대 소녀가 2세기에 걸쳐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영감과 두려움을 안기는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답해보기 위해 가능성이 되는 모든 답을 다 찾아서 조사해놓은 책이다. 그녀가 살았던 시대는 어떠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들어가 있고, 그녀가 태어난 18세가 후반과 19세기 초반에 사회에 퍼져있는 과학들을 설명하기 위해, 17세기에 유명했던 과학과 사람들에게 열광을 받았던 과학적인 내용들이 전부 실려있다. 책 한 권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그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와 작가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인물 모두를 조사하기에 책 내용이 대단히 두껍다. 그래서 책을 읽던 도중에 도대체 이런 방대한 내용의 조사를 누가한것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작가를 살펴보았는데, 작가인 '캐스린 하쿠프'는 화학자이자 작가라고 한다. 실험실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것보다 과학에 대해 토론하고 쓰는 것을 매력적인 일로 삼았다는 대목에서 이 책의 작가 또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렇게나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또 다른 책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리라 짐작해본다.
'프랑켄슈타인'의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작가인 '메리셸리'의 일생을 알아야 하고, '메리 셸리'를 이해하기 위해 메리 셸리에게 영감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지인들을 다 파헤치면서 책을 써 내려가기에, '메리 셸리'의 부모님에 대한 자세한 일생부터 책 내용이 시작된다.
사람의 육체는 부모가 되는 두 사람으로부터 창조된다. 세상의 빛을 본 후에도 양육자인 부모로부터 가치관과 여러 지식적인 정보에 대해서 교육을 받는데, 책에서는 '메리 셸리'의 부모님이 평범했던 인물은 아닌지라, 그 부모에 대한 설명이 길고도 자세하게 작성됐다.
'메리 셸리'가 부모로부터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그녀가 어떤 것을 보고 자랐는지, 그녀의 주변 환경이 어땠는지를 모두 살펴보는 것이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고 말하는듯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작가로 활동했고 제자들이 집에와서 토론을 벌이는것을 '어린 메리셸리'가 숨어서 종종 들었으며, 독서에 엄청난 시간투자를 하고, '프랑켄슈타인'책을 쓰기 이전에 이미 책을 쓴 이력이 있으며, 무엇보다 그녀에게는 유명한 시인이자 작가인 배우자 '퍼시 셸리'가 옆에 있었다. '메리셸리'가 여성이여서 그랬을까? 최초의 과학소설을 쓴 여성이였기 때문일까? '프랑켄슈타인'을 출간했을당시에 익명으로 책을 냈는데, 아이디어는 그녀가 냈을지언정 작품자체는 그 당시 호텔에서 함께 머물던 '퍼시'와 '바이런'이 같이 도와줬다는 내용이 들어가있다. 이외에도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가족이 구성된 역사를 살펴보는 과정은 그 시대라는 것을 따져보면 조금 신기하기도 했는데, 5남매가 모두 양쪽 부모가 다르다는 점이었다.
책 속에는 '메리 셸리'가 이복자매와 함께 '퍼시 셸리'와 사랑의 도피를 떠나면서 쓴 일기를 줄거리로 삼아가면서 내용이 이어지는 듯 느껴졌다. '메리 셸리'가 어떤 것에 영향을 받아서 책을 써 내려갔는지를 파헤쳐 보기 위해 18세기의 과학 배경도 길게 설명이 되어있는데, 그 당시에는 과학자라는 단어가 없었기에, '프랑켄슈타인'책 속에도 과학자라는 단어가 없다는 점이 신기했다.
책 속에서 눈에 띄었던 과학적인 내용들을 살펴보자면 17세기의 의사 윌리엄 하비는 사람의 심장을 펌프라고 묘사했다고 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후 18세기에 사람들은 해부학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몸을 점점 유기적인 기계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메리 셸리의 소설 속에 창조물도 부품들을 찾아서 제대로 조립만 하면 기능하는데 문제가 없는 기계처럼 묘사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전기로 근육에 자극을 주는 갈바니 즘은 죽은 시체에 전기를 흘려보내 일순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시연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줌으로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는 잠재력을 가진 것을 상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당시에 '메리 셸리'가 갈바니즘 강연을 열심히 들었다는 정보가 남아있어, 갈바니즘이 '프랑켄슈타인'책을 쓰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1831년 판 서문에서 메리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을 구상할 때 이래즈머스 다윈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인 이래즈머즈 다윈은 하나의 생물종이 가진 힘은 다른 종에 대한 파괴를 일으키면서 진화할 수 있다고 암시했다. 이는 프랑켄슈타인 소설 속에 빅터가 여성 창조물을 만들지 말지로 고민할 때 공포로 나온다.
책이 두껍고 담고 있는 내용이 방대하기에 읽어야 할 내용 자체가 굉장히 많다고 느낄 수가 있는데, 한꺼번에 읽지 않고 조금씩 읽어 내려가다 보면 18세기의 과학에 대한 시대적인 이해와 '메리 셸리'라는 인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