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미스터 펭귄의 가치
알렉스 T. 스미스 지음, 최정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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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초등학교, 중학교때부터 진로 적성 검사를 하며 아이에게 잘 맞고, 원하는 것을 찾아 진로 상담을 하면서 원하는 과를 선택하고 성적에 해당되는 대학을 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내가 입시생일때만 해도 성적에 맞는 대학을 정하고 합격 가능성이 있는 과를 정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그랬지만 주변에 친구들 중에도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친구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성적만이 그 아이의 가치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이 커서 대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아이들의 진로를 고민할 때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비전이 있는 것에서 충돌을 일으켰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가 쉽지 않다.

여기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데 가치를 인정받는 특별한 펭귄이 있다. 알렉스 T. 스미스저자의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미스터 펭귄의 가치'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어떤 상황이 닥칠 때마다 나는 잘하는게 아무것도 없다며 답답해 한다. 위험에 처한 친구를 도와줘야 하는 상황에서도, 어디로 갈지 방향을 찾을 수 없을 때도, 중요한 순간 결정을 해야할 때도 자신은 할 수 있는게 없다며 의기소침해 한다. 하지만 이런 미스터 펭귄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는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순간에 우연히 했던 행동이 친구를 도왔고, 판단을 잘했고,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미스터 펭귄의 가치'는 하나의 큰 이야기지만 소제목이 많다. 잠자리 책읽기를 해주는 부모님이 읽어주기에 알맞게 구성되어 있다. 반전의 인물들도 등장하고, 독특한 캐릭터들이 있어서 글밥이 있는 편이지만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모험적인 요소가 많아 더욱 더 흥미롭다. 요즘 자존감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자존감을 높여주는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미스터 펭귄의 이야기를 통해 자존감이 무엇인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기도 좋다. 우리 아이는 미스터 펭귄은 못할 것 같으면서 다한다며 대단하다고 엄지척을 해줬다. 엉뚱발랄하지만 진실되고 사랑스러운 미스터 펭귄을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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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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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책을 처음 만났다. 육아로 책과 멀어진 시기였기도 했고, 일본 소설은 생소한 분야였는데 조카의 추천으로 읽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책을 검색했다. 그만큼 강렬하게 남았다. 공포,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그 뒤로 이 저자의 이름만 보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었다.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는 연극 오디션에 합격한 남자 넷, 여자 셋 모두 일곱 명이 한적한 곳에 위치한 숙소에 모여 일어나는 일을 담고 있다. 연극 주제를 설정해서 그 상황에서 인물이 어떤 심리와 감정을 느끼는지 추측해 보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훈련을 하는 시간이다. 누군가의 간섭도 받지 않고, 외부와도 철저히 단절된 상태에서 일곱 명이 산장에서 일어난 일을 경험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

시골 숙소, 맑은 날씨임에도 현 상황은 눈에 갇힌 외딴 산장이라고 설정되어 있다. 식사 당번을 정하고, 각자의 방을 선택해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둘째 날 아침 한 명이 살해되는 설정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하며 연극이 아닌 실제 그 일을 당한 사람의 입장으로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는다. 셋째 날 아침도 한 명이 살해되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어제와는 다른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고 남아 있는 모든 이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음식도 믿지 못하고, 행동 하나 하나, 말 한마디에 촉각을 세운다. 과연 연극 설정이 맞을까? 아니라면 누가 이런 일을 벌였을까?

이제까지 만났던 히기시노 게이고님의 책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기존에 읽은 책들은 예상하지 못한 사건 전개와 뜻밖의 결말을 맞으며 천재 소설가라는 이미지였다면 이번 책은 뭔가 억지적인 느낌이 좀 들었다. 그렇다고 재밌지 않다는 건 아니다.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기대감에 조금 못미친 느낌이다. 7명이 눈에 갇힌 외딴 산장이라는 설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마주하며 자신의 심리를 세밀하게 표현하고, 상대방과의 연결 고리를 추리하는 스토리는 인상깊다.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땠을까 생각하며 몰입하며 읽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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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지음, 조동섭 옮김 / 세계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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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의 영화인이라 불리는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의 첫 소설이 출간되었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언급해 우리 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감독이기도 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1950년대 말에 대스타였지만 소설의 시점인 1969년에는 악역만 맡으며 다른 이들을 빛나게 하는 존재로 연기생활을 하는 릭 달튼과 그의 스턴트 대역을 하는 친구이자 운전기사 역할을 하고 있는 클리프 부스, 릭의 옆집에 살고 있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그의 아내 샤론 테이트 부부, 그 시대의 히피들의 생활과 얽힌 사건들을 재구성하여 소설화 하였다.

문화적인 차이가 있어서 그렇겠지만 유머코드가 다르고, 쿠엔틴 감독만의 서술 방식이 처음에는 낯설게 다가왔다. 부연설명을 한 부분들이 많아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은 되었지만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어 책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미국 영화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샤론 테이트에 관한 사건을 알고 책을 읽어 나가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실제 사건과는 다른 스토리로 구성되어 좋았다. 이소룡이 등장한 부분에서는 조금 고개가 갸우뚱 되기도 했다. 이 부분도 쿠엔틴 감독만의 표현 방식이겠지.

전체적인 내용 전개가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시점으로 구성된 듯한 느낌은 나만 받는 걸까. 오랜시간 영화 감독을 해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영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대사를 하는 부분에서 등장 인물들의 몸짓과 표정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을 읽고 영화를 찾아서 봤다.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것보다 연기가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 영화를 보고 책을 한번 더 읽으면 쿠엔틴 감독이 의도했던 부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쿠엔틴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1960년대 미국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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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흐르는 강 : 한나와 천 년의 새 거꾸로 흐르는 강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임상훈 옮김 / 문학세계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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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클로드 무를르바는 30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였고,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아동, 청소년 문학상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상'을 수상한 '거꾸로 흐르는 강'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이 더 많이 읽는 소설로 유명해지며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거꾸로 흐르는 강 한나와 천 년의 새'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 대상은 "토멕'이다. 토멕이 갑자기 등장하는 것 같지만 '거꾸로 흐르는 강 한나와 천 년의 새' 이전에 '거꾸로 흐르는 강 토멕과 신비의 물'이 먼저 출간되었고, 그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잡화상에서 토멕과 한나가 만나는 장면이 두 책에 담겨 있고, 그 장면을 통해 토멕과 한나의 모험이야기가 시작된다.

한나의 아빠는 매년 한나가 원하는 새를 선물로 사주셨다. 그 해에도 새를 사러 갔고 그날 따라 쉽게 선택하지 못했다. 그러다 선명한 청록색의 작은 멧새를 선택했고, 주인은 오십만 파운드와 럼주 한 병을 새의 값으로 요구했다. 주인은 멧새는 보통의 새가 아니라 천 년도 넘는 세월 동안 마법에 걸려 새로 변해서 살고 있는 공부라고 이야기했다. 그 가격은 집, 가축, 토지, 가구, 옷가지, 한나의 형제들과 엄마의 옷, 침대보까지 팔아도 부족해서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려야만 살 수 있는 가격이었다. 하지만 한나가 선택한 새를 위해 아빠는 대가를 치르고 사주었다. 작은 오두막에서 살아야했고, 아빠는 인력거를 끄는 일을 쉬지 않고 일해야 했다. 그러다 과로사로 아빠가 돌아가시고 한나에게는 멧새만 남았다. 아픈 멧새를 보며 제발 혼자 두고 떠나지 말라고 애원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기운이 없는 멧새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아빠가 남겨준 전부와도 같은 멧새를 살릴 방법이 있을까?

한나는 도시 광장에서 한 이야기꾼을 만나게 되는데 그 물을 마시면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크자르강 이야기에 대해서 듣게 된다. 크자르강은 거꾸로 흐르고 있고, 물과 사막을 지나 남쪽 지방 어디엔가 있는데 용기와 꿋꿋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혀 주저함 없이 크자르강을 찾기 위해 떠날 준비를 하는 한나.

한나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사막을 건너고, 망각의 숲을 통과하고, 거울이 없는 나라에서 공주가 되기도 한다. 중간 중간 토멕이 등장하며 연결고리가 이어지며 이야기는 계속 된다.

사막에서 만난 사람들이 참 인상깊었다. 힘든 삶을 살아가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고, 기쁘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에는 나를 아끼고 배려해주는 누군가를 만날 때였던 것 같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노래가 흥얼거려졌다. 한나에게 토멕도 든든한 존재였다.

멧새는 정말 마법에 걸린 공주일까? 크자르강의 물을 마시고 죽지 않는 새가 될까? 얇은 책이지만 많은 생각을 주는 책이다. 중고등학생 자녀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수 있는 좋은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인 것 같다. 방학동안 아이와 서점 나들이로 이 책을 선택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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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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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밀리로드 베스트 1위, 2023 힐링 소설 기대작 1위에 선정된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주변에 둘러보면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편한 편의점,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같은 잔잔하면서 삶에 소망을 주는 책이여서 선물하기에도 좋다.

갑작스럽게 떠난 아내와의 추억이 있는 2층 집 주택에서 진돌이라는 개와 함께 살아가는 장 염감님과 한 아이의 엄마와의 인연은 아직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구나 생각하게끔 한다. 없었던 딸과 사위, 손녀가 생겨 넓은 2층 집에 웃음이 가득한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따뜻해져 온다.

장 영감님의 아들은 대학병원의 성형외과 의사지만, 아들에게 부족함 없는 삶을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의 처절한 모습을 보여주며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다. 아버지가 되고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아들을 키우면서 아들로서 부모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알게 괸다.

자신에게 잘못이 없음에도 평범하고 안정적이었던 삶의 자리에서 떠나려고 하는 연우 앞에 나타난 길고양이 아리와 뜻밖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위로가 큰 것에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작가 지망생인 여름 앞에 나타난 이름없는 버스킹 가수와의 만남은 작은 배려가 가져오는 태풍과 같은 기적을 만날 수 있다.

사회악으로 퍼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와 가족의 모습은 사회의 양면을 볼 수 있다.

지극히 사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다이어리 하나로 시작된 기적을 낳는다. 외로운 삶이었던 이들에게 친구가 되어 주고, 위로가 되어 주고, 살아갈 방향을 제시해주고, 끊어졌던 관계를 회복시켜 주고, 상처를 싸매어 준다. 사회는 이런 곳이어야 하는구나를 보여주는 힐링 소설이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고민을 그냥 적었던 이들에게 나타난 삶의 기적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궁금한 분들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삶이 퍽퍽하고 지쳐있는 이들이 읽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제2, 제3의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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