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 에셔, 바흐 - 영원한 황금 노끈, 개역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지음, 박여성.안병서 옮김 / 까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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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에 이 책의 번역을 비판해서 인터넷에 올렸던 이덕하입니다.

 

이전 판에 비해 번역이 압도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점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번역자의 스펙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이 있던데, 제 번역 비판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유명 대학 교수라는 스펙은 번역의 질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494쪽에서 저의 <재버워키> 번역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정상 단어 해설은 책에 실리지 못했습니다. 아래 링크를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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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델, 에셔, 바흐(박여성 옮김)』 번역 비판 - 14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2Xi/22

 

화려한 오역의 향연, <괴델, 에셔, 바흐>

박여성 교수의 엉터리 번역

http://scientificcritics.com/news/view.html?section=79&category=82&no=442

 

Lewis Carroll Jabberwocky(『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있는 nonsense poem) 번역

http://cafe.daum.net/Psychoanalyse/Glrk/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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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 진화심리학이 퍼뜨리는 젠더 불평등
마리 루티 지음, 김명주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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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루티는 진화생물학이나 진화심리학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 게다가 멍청함이 하늘을 찌른다. 그런 인간이 진화심리학을 때려 눕혔다고 믿고 있다. 과대망상도 이 정도면 예술적 경지라고 봐도 될 것이다.


왜 내가 루티와 이 책에 대해 그렇게 혹평하는지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들을 클릭해 보시라. 이 책을 잘근잘근 씹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13편을 썼는데 적어도 30편은 넘을 것이다.


이런 쓰레기 같은 책을 비판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깝다. 하지만 생각이라는 것을 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세세히 까발려 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진화심리학 논쟁에 대해 한국에서도 누군가는 세세히 정리해 줄 필요가 있다. 아무리 페미니스트의 말이 한심하더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그런 한심한 주장들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번역도 시원치 않다. 이왕 책을 까는 김에 번역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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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나는 과학이 ... 불편합니다』 08: 남성은 젊음, 아름다움, 여성적 연약함에 끌리지만

http://cafe.naver.com/evopsy2014/1379

 

009. 『나는 과학이 ... 불편합니다』 09: 다윈이 한 모든 말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무조건 반다윈주의자로 치부한다

http://cafe.naver.com/evopsy2014/1380

 

010. 『나는 과학이 ... 불편합니다』 10: 이 분야에 엄청난 논란이 있다는 사실을 숨긴다

http://cafe.naver.com/evopsy2014/1381

 

011. 『나는 과학이 ... 불편합니다』 11: 오랑우탄 암컷과 마찬가지로 여자도 유능한 강간자에게 강간 당하는 것이 좋다

http://cafe.naver.com/evopsy2014/1382

 

012. 『나는 과학이 ... 불편합니다』 12: 강간의 현실과 이득이라는 개념 사이에 아무런 모순이 없다는 듯

http://cafe.naver.com/evopsy2014/1383

 

013. 『나는 과학이 ... 불편합니다』 13: 강간이 번식은 고사하고 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http://cafe.naver.com/evopsy2014/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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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2017-06-14 1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왜 쓰레기인지 비판한다길래 들어가봤는데 죄다 번역에 관련된 내용밖에없네요..ㅋㅋㅋ

비로그인 2017-06-16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ㄴ아니던데요?

페미니스트 고재기 2020-05-04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셀쿤!마포대교 언제올꺼야?
 
EBS 인터넷 수능 영어 독해연습 1 - 2012, 수능연계교재 EBS 인터넷 수능 2012년 5
한국교육방송공사 엮음 / 한국교육방송공사(중고등)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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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locked

 

After her kids finally made it to their rides, Sherrie went out and locked the front door after her, taking a deep breath. In her car on the freeway, she finished applying her makeup. When she arrived at McAllister Enterprises where she worked as a fashion consultant, Sherrie glanced at her watch. A few minutes late. She hoped her colleagues understood that being late was a way of life for her and that they did not expect her to be on time. However, she was wrong. They’d started the weekly executive meeting without her. Sherrie tried to tiptoe in without being noticed, but every eye was on her as she struggled into her seat. Glancing around, she gave a fleeting smile and muttered something about “that crazy traffic.”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19)

 

마침내 아이들이 시간에 맞춰 차를 타러 나간 후에, Sherrie는 밖으로 나가 현관문을 닫고 심호흡을 했다. 고속도로 위의 차 안에서 그녀는 화장을 마쳤다. 그녀가 패션 컨설턴트로 근무하는 McAllister Enterprises에 도착했을 때 Sherrie는 힐끗 시계를 보았다. 몇 분 늦었다. 그녀는 그녀의 동료들이 그녀가 지각하는 것이 그녀의 생활방식이라고 이해하고 그녀가 정시에 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녀가 틀렸다. 그들은 그녀 없이 주간 임원회의를 시작했다. Sherrie는 눈에 띄지 않게 발끝으로 살살 걸어 들어가려고 했지만, 그녀가 자리에 앉으려 할 때 모든 눈이 그녀를 향해 있었다. 주위를 힐끗 돌아보면서,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지독한 교통체증에 대해 투덜댔다.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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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해 “locked”는 “닫고”가 아니라 “잠그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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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satisfied peek

 

Tommy whistled as he lifted his bag into the hallway. Big banners saying ‘100 years’ were in the corridors. The present were all put on a table in the center of the room and he shoved the hat box slightly on the ground under the table. “We’ll all eat first,” bossed Aunt Kitty, “then everyone here will get their turn to give their present to Mammy.” Tommy watched as people moved like a pack of migrant wildebeest towards the buffet table. He decided to hang back and remove the plastic covering off his gift, for he was dying to be first in line for his granny to see his gift. He tilted open the lid to take a satisfied peek. He couldn’t believe it! Inside was a scummy black hat like you’d wear going to a funeral. He turned it over in the box, crouching down as if the Memory Hat might miraculously appear underneath, but there was none. He hastily grabbed his cell phone and rang the number that was written on the lid.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21)

 

Tommy는 가방을 들고 복도로 들어오며 휘파람을 불었다. 복도에는 ‘100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현수막들이 있었다. 선물들은 방 한 가운데에 있는 탁자에 모두 놓여있었고, 그는 그의 모자 상자를 테이블 아래 바닥에 살짝 밀어 넣었다. “자 우리 모두 식사부터 합시다.”라고 Kitty 고모가 말했다. “그러고 나서 여기 있는 모두가 차례차례 엄마에게 선물을 줍시다.” Tommy는 사람들이 한 무리의 이동하는 영양 떼처럼 뷔페테이블로 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뒤에 남아서 그의 선물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왜냐하면 그는 할머니가 그의 선물을 첫 번째로 보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다. 그는 뚜껑을 살짝 기울여서 열어 만족스런 표정으로 상자 안을 엿보았다. 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상자 안에는 장례식에나 쓰고 갈법한 볼품없는 검정색 모자가 들어 있었다. 그는 마치 기념모자가 기적적으로 아래에서 나타나기라도 할 것처럼 몸을 구부려 상자 안에 있는 모자를 뒤집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급히 휴대전화를 잡고, 뚜껑에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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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ove”를 “없애기로”로 옮겼는데 여기에서는 “벗기기로”라는 뜻이다. 선물을 꺼낼 수 있도록 뚜껑을 벗긴다는 이야기이지 그 뚜껑을 없앤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satisfied peek”를 하기 위해 뚜껑을 열었다는 말인 것 같다. 따라서 “만족스런 표정으로”는 오역인 것 같다. 이후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보아 결코 만족스러운 표정이 나올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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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upset

 

Psychologists studying infant attachment have observed the way one-year-olds react to being taken care of by unfamiliar adults, to their parents’ leaving, and to their reunions. They have found that babies who feel secure may be upset when their parents return, but they allow themselves to be comforted, molding to their parents’ bodies as they are held and talked to. But babies who feel insecure about their parents’ emotional availability respond to reunions differently, usually in one of two ways: One is a dismissing or avoiding style, where the child ignores her parents when they return and acts as if she is just fine. When her parents try to comfort her, she may push them away from the body instead of molding to them. The other style is anxious, where the baby clings to the parents upon the parents’ return and seems difficult to comfort.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24)

 

유아들의 애착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낯선 어른에 의해 보살핌을 받는 것, 부모와 떨어지는 것, 그리고 다시 만나는 것에 대해 한 살짜리들이 반응하는 방식을 관찰했다. (부모에 대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아이들은 부모들이 돌아올 때 화를 낼 수 있지만 그들이 자신을 안아주고 말을 걸어올 때 부모님들의 품속으로 파고들며 그들 자신이 위로받기를 허락한다는 것을 학자들은 발견했다. 그러나 부모의 정서적 접근가능도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다시 만날 때 다르게 반응하는데 보통 다음 둘 중 하나이다. 하나는 무시하거나 피하는 유형인데 여기서 아이는 부모가 돌아올 때 부모를 무시하고 정말 괜찮은 것처럼 행동한다. 부모가 아이를 위로하려고 노력하면 아이는 그들에게 안기는 대신 부모를 그들의 몸으로부터 밀어낼지도 모른다. 다른 스타일은 불안해하는 유형인데 이 유형의 아기는 부모가 돌아오자마자 부모에게 매달리고 위로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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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를 “아이”로 옮겼다가 “아기”로 옮겼다. 되도록 일관성 있게 옮기는 것이 좋다.

 

내용을 볼 때 여기서 “upset”은 화를 낸다는 뜻이 아니라 심리적 동요를 일으킨다는 뜻인 것 같다. 한 살짜리 아기가 부모와 떨어진 후 다시 만났을 때 화를 낼 것 같지는 않다.

 

여기서 “dismiss”는 “무시하다”보다는 “물리치다”, “퇴짜 놓다”, “거부하다” 등이 더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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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young male

 

Speaking of their childhood, men recall being highly responsive to and aware of the gender-role opinions of other boys. Girls in preteen years appear to be less susceptible to gender-role pressure. While “sissy” is the most powerful charge against the young male ego, prior-to-puberty girls do not report sensitivity to accusations that they are being unfeminine. Not until the dating years, when competition for boys becomes an issue, do women report being concerned with feminine behavior. Males, for the most part, are responsive to the suggestion that their behavior is unmanly at almost any age. These early attitudes, reinforced by social conditioning, continue to play an active part in the friendships of both men and women during adolescence.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28)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남자들은 다른 남자아이들의 성역할에 대한 의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그 의견을) 의식하고 있었다고 회상한다. 10대 이전의 소녀들은 성역할에 대한 압박에 덜 민감한 것 같다. ‘여자아이 같은 사내라는 말이 젊은 남성의 자아에게는 매우 강한 비난이지만, 사춘기 이전의 소녀들은 여성스럽지 않다는 비난에 대해 민감함을 보이지 않는다. 남자아이들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주요 문제가 되는 데이트할 나이가 돼서야, 여성들은 여성적인 행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남성들은 대체로 거의 어떤 나이에서도 남자답지 않다는 의견에 민감하다. 이런 초기의 태도들은 사회적 조건형성에 의해 강화되어 계속해서 청년기 동안의 남성과 여성의 친구 관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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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een”은 “13세 미만”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10대 이전의”는 엄밀한 번역이 아니다. 학술적인 글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소홀이 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young male”은 사춘기 이전의 남자 아이를 말한다. 누가 “젊은 남성”이라는 표현을 보고 사춘기 이전의 남자 아이를 떠올리겠는가?

 

“report”를 제대로 옮기지 않았다. 여성들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렇게 말했다는 이야기다. 피험자의 보고가 실제로 일어난 일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report”도 잘 살려서 옮겨야 한다. 다른 문장에서는 “회상한다”와 “말한다”로 제대로 옮겼다.

 

“adolescence”는 “청년기”가 아니다. 영한사전에 “청년기”라고도 나오는데 문제가 있다. “청소년기”가 더 어울린다.

 

2: the period of life from puberty to maturity terminating legally at the age of majority

http://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adolescence

 

청년[靑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창 힘이 넘치는 20대 남자.

http://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254694&q=%EC%B2%AD%EB%8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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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cool way

 

Taking risks has its rewards, especially when the risk is tied to something you really want that can truly make your life better and more meaningful. Some risks are worth taking those from which you might gain a lot, while the cost is small if you lose. However, some risks are not worth taking those that put you or somebody else in considerable danger without bringing any benefit to your life. These kinds of risky behaviors include using drugs, stealing, driving recklessly or even taking part in risky sports. Unfortunately, these are the types of risks teens are most likely to take, when risk-taking can seem like a cool way to be independent or escape problems. Teens might be more concerned with looking cool than with long-term issues like future health or happiness.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29)

 

모험을 하는 것은 특히 그 모험이 여러분이 정말로 원하는 것으로, 여러분의 삶을 진정으로 더 낫고 더 의미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과 관계가 있을 때 보상을 받는다. 실패하더라도 손실이 적은 반면에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는 어떤 모험은 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여러분의 삶에 어떤 혜택도 가져다주지 않으면서 여러분이나 어떤 다른 사람을 상당한 위험에 처하게 하는 어떤 모험은 할 만한 가치가 없다. 이런 종류의 위험한 행동에는 마약을 사용하는 것, 도둑질, 무모하게 운전하는 것 또는 심지어 위험한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이 포함된다. 불행하게도 이것들은 모험을 하는 것이 독립을 하거나 문제를 피하는 가장 멋진 방법처럼 보일 수 있을 때인 십대가 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류의 모험이다. 십대는 미래의 건강이나 행복 같은 장기적인 문제보다는 멋지게 보이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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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 way”를 “가장 멋진 방법”으로 옮겼다. 최상급으로 옮길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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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nature

 

Getting oxygen out of “thin air” and into the muscles which need it requires special equipment, especially to sustain the flapping flight of bar-headed geese. Bird lungs are a lot more efficient than those of mammals and the haemoglobin of a bar-headed goose enables it to get more oxygen from “thin air” than a typical bird could. The oxygen-loaded blood is then moved quickly along capillaries, well into the muscles where the oxygen is put to work. Flapping produces heat and down feathers provide insulation to make the most of it it is vital that the wings should not become too ice-laden. Given the nature of their migration, it is perhaps not surprising that in India their epic journey has been compared to a spiritual pilgrimage.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31)

 

희박한 공기로부터 산소를 얻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근육으로 보내는 것은 특별한 장치를 필요로 하는데, 퍼덕이며 나는 인도기러기들의 비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히 그러하다. 새의 폐는 포유류의 그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인도기러기의 헤모글로빈은 일반 새들보다 희박한 공기로부터 더 많은 산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산소를 실은 혈액은 그러고 나서 빠르게 모세혈관을 타고 산소가 그 역할을 하게 되는 근육으로 깊숙히 보내진다. 날갯짓은 열을 발생시키고 솜깃털은 열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단열재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날개에 너무 많은 얼음이 덮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동의 본질을 고려해 볼 때, 인도에서 그들의 장대한 여행이 영적인 순례여행에 비유되어 왔다는 것은 아마도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다.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영어독해연습 1 종합편』, 2012 3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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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숙히”가 아니라 “깊숙이”다.

 

“nature”를 “본질”로 옮겼는데 문맥을 볼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성격”이 훨씬 낫다.

 

 

 

이덕하

201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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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수능특강 외국어영역 - 2012 EBS 수능특강 2012년 2
EBS(한국교육방송공사) 지음 / 한국교육방송공사(중고등)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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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allons

 

Some pessimistic scientists believe that climate change on Earth has already passed the ‘tipping point’ beyond which it is not possible to stop the slide into global meltdown. But other groups of scientists think than even if the tipping point has been and gone there might still be hope for the planet in the form of geo-engineering, which is superscale design-and-build work that could reverse the effects of climate change. The ideas put forward include sending giant sunshades into space to block out some of the Sun’s light; building a network of industrial plants around the globe that would suck in carbon dioxide, compress it into liquid, and then pump it underground; and tipping gallons of fertilizer into the oceans to encourage the growth of marine plant life to absorb carbon dioxide from the air by photosynthesis.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유형편> 12)

 

 

일부 비관적인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후 변화가 그 지점을 넘어서면 범지구적인 (빙하의) 융해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경계점을 이미 넘어섰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다른 그룹의 과학자들은 경계점이 있었고 이미 지났다 할지라도 지구 공학이라는 방식 속에 지구(the planet)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공학은 기후 변화의 영향들을 거꾸로 되돌릴 수도 있는 초대형 설계 시공 작업이다. 제시된 아이디어들에는 거대한 태양 가리개를 우주에 쏘아 올려서 태양 빛의 일부를 차단하는 것,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서, 그것을 액체로 압축한 다음, 지하로 내려보낼 산업 시설들의 네트워크를 지구 전체에 구축하는 것, 그리고 수 갤런의 비료를 바닷속으로 쏟아 부어 해양 식물의 성장을 촉진해 광합성을 통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게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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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ons of fertilizer”를 “수 갤런의 비료로 옮겼다. “수 갤런”으로 써 놓으면 “10 갤런 이하”를 뜻하는 것으로 읽힐 여지가 다분하다.

 

전지구적 기후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비료를 수억 갤런 또는 그 이상을 바다에 쏟아 부어야 할 듯하다.

 

영한 사전에 나오는 대로 “gallons”를 “대량”으로 옮기는 것이 더 낫다. “gallons of fertilizer”는 “대량의 비료”로 옮기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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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quality

 

Ostentation can be a credible boast of quality. A good example of this is the peacock’s tail. Although it may appear to be a wasteful display, the showy tail actually has the purpose of showing that the male is healthy. The peacock’s tail has many and varied economic equivalents in the business world. Banks and insurance companies have head offices that are extremely magnificent beyond the needs of their dealings. The showy offices signal that the company is stable, distinguishing it from shakier companies that cannot afford them. As a signal that they expect to still be there for you long into the future, retailers locate themselves in high-rent districts like New York’s Fifth Avenue when a less expensive address would serve.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유형편> 12)

 

 

과시는 품질에 대한 신뢰할 만한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이 점의 적절한 사례는 공작의 꼬리이다. 그것은 외견상 쓸데없어 보이는 전시물이지만 그 화려한 꼬리는 사실상 수컷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목적이 있다. 공작의 꼬리는 사업계에서 많고 다양한 경제적 등가물을 갖고 있다. 은행과 보험 회사들은 그들의 거래상의 필요를 넘어 지나치게 화려한 본사를 가지고 있다. 현란한 사무실들은 그 회사가 안정적이라는 신호를 보내며, 그 회사를 그것들(현란한 사무실들)을 가질 여유가 없는 더 불안정한 회사들과 구별해 준다. 그들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 영업을 하고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는 신호로써 소매업자들은 덜 비싼 지역에 충분할 때에도 뉴욕 5번가와 같은 비싼 고급 지역들에 입점한다.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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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ty”를 “품질로 옮겼는데 “품질”은 보통 인간이 만든 제품에 쓰는 말이다. 공작은 인간이 만든 제품이 아니므로 “질”이 더 나아 보인다. “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품질” 말고 다른 번역어를 찾았어야 했다.

 

“peacock’s tail”을 “공작의 꼬리”로 옮겼다. 엄밀히 말해 “peafowl”은 “공작”, “peacock”은 “수컷 공작”, peahen”은 “암컷 공작”이다. 그리고 꼬리가 화려한 쪽은 수컷 공작이다. “수컷이 건강하다는 것이라는 구절이 있기 때문에 수컷 공작의 꼬리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문맥을 통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공작의 꼬리”로 번역해도 큰 무리는 없다. 하지만 나라면 약간이라도 오해할 소지를 없애기 위해 “수컷 공작의 꼬리”로 옮기겠다.

 

“high-rent districts”를 “비싼 고급 지역들로 옮겼다. 여기에서는 “less expensive address”라는 구절도 있는 것으로 보아 글자 그대로 “임대료가 비싼 지역”이라는 뜻인 것 같다. 화려한 꼬리나 화려한 본사에 자원을 낭비함으로써 자신의 질을 과시하듯이 비싼 임대료에 자원을 낭비함으로써 자신의 질을 과시한다는 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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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ome

 

If there is to be toleration in the world, one of the things taught in schools must be the habit of weighing evidence, and the practice of not giving full consent to propositions which there is no reason to believe true. For example, the art of reading newspapers should be taught. The schoolmaster should select some incident which happened a good many years ago, and roused political passions in its day. He should then read to the schoolchildren what was said by the newspapers on one side, what was said by those on the other, and some fair account of what really happened. He should make them understand that everything in newspapers is more or less untrue. The critical skepticism which would result from this teaching would make the children free from overly naive appeals to idealism in later life.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유형편> 14)

 

이 세상에 관용이 있으려면,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것들 중의 하나는 증거를 신중히 고려해 보는 습관, 그리고[]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는 주장들에 대해서는 전적인 동의는 하지 않는 습관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신문을 읽는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교사는 아주 여러 해 전에 발생했으며 그 당시에 정치적인 격정을 불러일으켰던 어떤 사건을 선정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그는 학생들에게 어느 한 쪽 편(입장)에서 신문들이 보도한 내용과, 또 다른 편(입장)에서 신문들이 보도한 내용, 그리고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한 공정한 기사를 읽어 주어야 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신문에 실린 모든 내용이 다소간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런 가르침을 통해 나오게 될 비판적 회의론이 어린이들이 나중의 삶에서 이상주의에 대한 지나치게 순진한 호소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해 줄 것이다.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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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proposition”을 “명제”라는 더 정확한 번역어로 옮겨도 문제가 없는데 굳이 “주장”이라는 약간 의미가 다른 단어로 옮겼다.

 

“some”을 빼 먹었다. 여기에서는 “somewhat”이라는 뜻인 듯하다. some fair account of what really happened”를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한 어느 정도 공정한 이야기[기사]”로 옮기면 될 것 같다.

 

신문에 실린 모든 내용이 다소간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읽기에 어색하다. “신문에 실린 모든 내용에는 진실이 아닌 면이 어느 정도는 있다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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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ally

 

After millions of years of experience on earth, we have acquired the power to affect our planet’s climate. The theory has to do with the accumulation of dust and carbon dioxide that modern technology pours into the atmosphere in great quantities. The dust tends to reduce the amount of incoming solar radiation, thereby cooling the earth. The carbon dioxide tends to trap heat that would ordinarily escape to outer space, thereby warming the earth. If either effect is large enough, the earth’s average temperature might change a degree or two, with disastrous results. An increase in temperature might melt the icecaps and raise the level of the ocean as much as 300 feet. All of this is hypothetical, of course. No one really knows what, if anything, is happening to the climate or how long such events might take to occur.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유형편> 16)

 

 

지구상에서 수백만 년을 겪어온 후에 우리는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습득했다. 학설은 현대 기술이 방대한 양으로 대기에 쏟아 붓는 먼지와 이산화탄소의 축적과 관련이 있다. 먼지는 유입되는 태양 복사의 양을 줄이는 경향이 있어서 그로 인해 지구를 서늘하게 해 준다. 이산화탄소는 보통의 경우 외계로 달아나게 될 열을 가두는 경향이 있어서 그로 인해 지구를 따뜻하게 한다. 만일 어느 쪽이든지 그 영향이 충분히 크기만 하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나 2도 바뀌어서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온도의 상승은 만년설을 녹여서 대양의 수면을 300피트나 상승시킬지도 모른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가설이다. 설사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라 하더라도 기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혹은 그런 사건들이 일어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정말 아무도 모른다.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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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ry”를 “학설”로 옮겼다. 문맥상 큰 무리는 없어 보이지만 나라면 글자 그대로 “이론”으로 번역하겠다.

 

“really”는 “knows”를 수식한다. 따라서 “... 시간이 걸릴지를 정말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뜻이다.

 

... 시간이 걸릴지는 정말 아무도 모른다”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정말이다”라는 뜻이다. “정말”이 “아무도 모른다”를 수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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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presentation

 

Spotlights can be more or less focused. When focused to their maximum extent, they illuminate a very small area with a very bright light. When de-focused, they illuminate a larger area, but the light is less intense. The same is true for attention. When we are relaxed, and not in the grip of any particular emotion, our mental spotlight is relatively unfocused, and more thoughts may drift through our awareness. When an emotion occurs, however, our mental spotlight suddenly contracts, focusing on one small thought to the exclusion of all others. This thought is usually a representation of the external object that caused the emotion. Love, for example, makes it hard to think of anything except the beloved. Emotions are often blamed for distracting us, so it might seem strange to say that they help to focus our attention. However, emotions distract us from one thought only to make us pay attention to another.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유형편> 17)

 

스포트라이트는 더 많이 혹은 더 적게 초점이 맞추어질 수 있다. 최대 범위까지 초점이 맞추어졌을 때는 매우 밝은 빛으로 아주 작은 범위를 비춘다. 초점을 흐리게 하면 더 큰 범위를 비추지만 빛의 강도는 덜 강렬해진다. 주의력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긴장이 완화되어 있고, 어떤 특정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지 않을 때 우리의 정신적 스포트라이트는 상대적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으며, 보다 많은 생각들이 우리의 의식 사이를 표류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감정이 일어나게 되면 우리의 정신적 스포트라이트는 갑자기 수축하여 다른 모든 것들을 배제할 만큼 한 가지 작은 생각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 생각은 대개 그 감정을 유발시킨 외부 대상에 대한 표출이다. 예를 들어,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생각하기 어렵게 만든다. 감정은 종종 우리의 주의를 흩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감정이 우리의 주의력을 집중하도록 도와 준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감정은 어떤 한 생각으로부터 우리의 주의를 흩뜨려서 우리가 또 다른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만든다. (EBS 수능 특강 외국어 영역』, 2012 1월 발행, 한국교육방송공사, <정답과 해설>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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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resentation”을 “표출로 옮겼다. 보통 “representation”을 “표상”으로 번역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표출은 어울리지 않는다.

 

“blamed”를 제대로 살려서 번역하지 못했다. “감정이 우리의 주의를 흩뜨린다고 비난 받는 경우가 자주 있으므로”가 어색하다면 “감정이 우리의 주의를 흩뜨리는 원흉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자주 있으므로”라고 번역하면 될 것이고, “원흉”이 오바라고 생각한다면 “감정이 우리의 주의를 흩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자주 있으므로”로 번역하면 될 것이다.

 

감정은 종종 우리의 주의를 흩뜨리는 원인이 되므로는 실제로 감정이 그렇다는 이야기인 반면 “감정이 우리의 주의를 흩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자주 있으므로”는 감정에 대해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말한다는 이야기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이덕하

201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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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남으로서의 과학 현대의 지성 128
복거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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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거일의 말에 분노하지 말라 >>>

 

복거일이 이대에서 한 강연 때문에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나는 한 때 복거일이 어느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등극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여성은 결혼해도 언제나 혼외정사" 충격 발언

http://www.segye.com/Articles/NEWS/SOCIETY/Article.asp?aid=20120329020423&subctg1=&subctg2=

 

복거일기혼녀 혼외정사 감시”… 네티즌들미친거 아냐?”

http://dkbnews.donga.com/3/all/20120329/45132506/3

 

복거일, 이대에 항의 "내가 안한 말도 있다"

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id=282245&kind=menu_code&keys=3

 

복거일 이대 특강내용이 여성비하?..."천만에"

http://www.ukopia.com/ukoCommon/?page_code=read&uid=146034

 

복거일 "여성비하라고? 병든 사회 단적인 예"

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id=282043&kind=menu_code&keys=3

 

잠시 동안 인터넷을 검색하던 나는 복거일이 그 강연에서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찾아낼 수 없었다. 그래서 복거일이 쓴 책을 검색해 보았다. 다행히(?) 복거일은 자신이 쓴 책에서 진화 심리학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그래서 눈물을 무릅쓰고 복거일의 책을 샀다. 그리고 읽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 중 한 부분에 대해 다룰 것이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중 62~87쪽에 나오는 “이상과 천성의 충돌: 호주제와 부성주의(父姓主義)”가 바로 그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복거일의 발언에 분노하는 것 같다. 나는 진화 심리학을 들먹이는 복거일에게 분노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런 일에 분노씩이나 하면 분노가 분노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코미디 같은 이야기에 자신이 동원되었다는 것을 분노가 알게 되면 “내가 왜 이런 하찮은 일에까지 나서야 하지?”라며 분노할 것 같다는 말이다.

 

진화 심리학에 대한 복거일의 이야기에는 분노보다는 조롱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어쩌면 복거일에게 분노나 조롱보다는 연민이 더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복거일은 나름대로 상당히 진지해 보인다. 자신의 이야기가 얼마나 웃긴지 모르는 듯하다.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어떤 부분은 <개그 콘서트>만큼이나 재미있었다.

 

복거일의 글이나 말에서 진화 심리학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말릴 것이다. 그것은 미친 짓이다. 하지만 재미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 한 편의 코미디를 감상한다고 생각한다면 『벗어남으로서의 과학』이 나름대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에게는 꽤 큰 웃음을 선사했다.

 

복거일에게 어울리는 것은 조롱, 연민, 또는 무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런 이야기에 분노씩이나 한다면 분노가 분노할 일이다.

 

 

 

 

 

<<< 용어 설명 >>>

 

보통 “남성”과 “여성”은 인간에게만 쓰고 동물의 경우에는 “수컷”과 “암컷”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복거일은 동물에게도 “남성”과 “여성”이라는 단어를 쓴다. 복거일의 글을 읽을 때에는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Male philopatry: a social system in which males remain in the groups or home ranges in which they were born while females leave at sexual maturity; this means that a group of males is related it some way - brothers, fathers, uncles, or cousins and these males attract unrelated females

http://pin.primate.wisc.edu/factsheets/glossary

 

Female philopatry: a social system in which females remain in the groups or home ranges in which they were born while males leave at sexual maturity; this means that a group of females is related it some way - sisters, mothers, aunts, or cousins and these females attract unrelated males

http://pin.primate.wisc.edu/factsheets/glossary

 

“male philopatry”는 “여성 족외혼(female exogamy)”과 비슷한 말이다. 수컷은 자신이 태어난 집단에서 쭉 살고 암컷은 다른 집단으로 떠나서 짝짓기를 하는 체제를 말한다.

 

“female philopatry”는 “남성 족외혼”과 비슷한 말이다. 암컷은 자신이 태어난 집단에서 쭉 살고 수컷은 다른 집단으로 떠나서 짝짓기를 하는 체제를 말한다.

 

여기서 “exogamy”를 “족외혼”으로 번역하는 것에 약간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족외혼”의 “혼”은 결혼을 뜻하는데 결혼과는 거리가 먼 짝짓기 체제를 말할 때에도 “female exogamy”라는 용어를 쓰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글에서는 그냥 “여성 족외혼”이라는 용어를 쓰도록 하겠다.

 

MPI(male parental investment, 남성 부모 투자, 수컷 부모 투자)는 수컷이 자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 호주제 옹호 논리 요약 >>>

 

여성 족외혼이 여성의 혼외정사의 기회를 줄여서 높은 MPI가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로 기능해온 것은 거의 확실하다. (73)

 

모든 여성들의 궁극적 목표는 배우자들의 MPI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84)

 

여성들은 높은 MPI를 얻기 위해 여성 족외혼에 동의했을 터이다. (75)

 

호주제는 뜻밖으로 깊은 뿌리를 지니고 있으면서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구이다. 그것은 여성 족외혼에 바탕을 둔 가족 제도가 질서와 정체성을 유지하는 수단들 가운데 중심적인 것이다. (77)

 

결혼과 가정을 효율적 기구로 만드는 호주제는 본질적으로 여성의 이익에 봉사한다. (86)

 

남성이 우선적으로 호주가 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다. (78)

 

여기까지 읽고 복거일을 그냥 무시하기로 결정했다면 이 글을 더 읽지 않아도 된다.

 

만약 복거일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계속 읽어 보시기 바란다. 복거일의 황당한 진화 심리학 모험의 한 단편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여성이 원하는 것은 높은 MPI >>>

 

모든 여성들의 궁극적 목표는 배우자들의 MPI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의 권리와 복지를 늘리려 애쓰는 이들은 MPI를 격려하는 기구들과 정책들을 도입해야 한다. MPI가 부족한 가족들이 사회적 지원을 받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에서 특권을 누릴 계층이 있다면, 그것은 가임기의 여성들일 터이다. 그리고 임신했거나 수유하는 여성들에 대한 지원보다 효율이 높은 사회적 투자는 없다. 태아들이 좋고 안정적인 환경을 누리도록 하는 일은 특히 중요하다. 사람의 운명은 실질적으로 어머니의 뱃속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84)

 

복거일에 따르면 “배우자들의 MPI를 극대화하는 것”이 “모든 여성들의 궁극적 목표”다. “대부분”도 아니고 “거의 모든”도 아닌 “모든”이다.

 

그리하여 여자와 짝을 이룬 레즈비언 여자의 궁극적 목표도 MPI 즉 “남성 부모 투자(male parental investment)”를 극대화하는 것이 된다. 그 여자의 짝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데도 말이다.

 

또한 결혼을 별로 하고 싶어하지는 않는 여자의 궁극적 목표도 MPI의 극대화이다. 그 여자에게는 남편이 없는데도 말이다.

 

또한 자식을 별로 낳고 싶어하지 않는 여자의 궁극적 목표도 MPI의 극대화이다. 그 여자에게 남편이 있다 하더라도 돌볼 자식이 없는데도 말이다.

 

물론 결혼해서 애를 낳은 여자의 경우에는 남편이 다른 여자를 꼬시러 다니는 것보다는 자신의 자식을 돌보기 위해 애쓰는 것을 대체로 선호한다. 하지만 그것이 왜 “궁극적 목표”씩이나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기적 유전자의 관점에서 본다 하더라도 궁극적 목표에 가까운 것은 번식 최대화지 MPI의 극대화가 아니다. MPI의 극대화는 그것이 여자의 번식에 도움이 되는 한 여자 속에 있는 이기적 유전자에게 유리한 것일 뿐이다.

 

그리고 위의 인용문에서 “따라서”에 주목해 보자. 설사 이기적 유전자의 관점에 볼 때 “MPI의 극대화”가 여성의 궁극적 목표라고 인정해 주더라도 그 때문에 “여성의 권리와 복지를 늘리려 애쓰는 이들은 MPI를 격려하는 기구들과 정책들을 도입해야 한다”라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식의 논리가 통한다면 아래와 같은 논리는 어떨까?

 

모든 남성들의 궁극적 목표는 성교 상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남성의 권리와 복지를 늘리려 애쓰는 이들은 한 남성과 성교하는 여성들의 숫자를 극대화도록 격려하는 기구들과 정책들을 도입해야 한다.

 

복거일은 지나가는 길에 “사람의 운명은 실질적으로 어머니의 뱃속에서 결정”된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뜻이란 말인가? 이미 유전자에 의해 운명이 결정된다는 말인가? 만약 그렇다면 “태아들이 좋고 안정적인 환경을 누리도록 하는 일”이 “특히 중요”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수정이 될 당시에 이미 유전자가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자궁 내 환경이 운명을 결정한다는 말인가? 복거일의 친지 중에 태교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도 있나?

 

복거일은 현대 사회에선 MPI가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현대 사회에선 MPI의 중요성이 전통적 사회들에서보다 훨씬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길고 비싼 교육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현대 여성이 구애에서 적극적이고 배우자 후보들의 재산 상태에 대해 관심이 크다는 사실과 관련이 깊을 것이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69)

 

길고 비싼 교육 때문이란다. 물론 교육은 중요하다. 그리고 아버지가 유흥비로 돈을 다 날리지 않고 자식을 위해 교육비를 댄다면 자식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식에게 교육만 중요한가? 예컨대 생존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전통적 사회에서는 아버지가 없는 자식의 경우 상대적으로 생종률이 상당히 낮았다. 그런데 현대 복지 사회에서는 아버지가 없어도 자식의 생존률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현대 사회에서는 MPI의 중요성이 훨씬 줄어들었다.

 

 

 

 

 

<<< 족외혼이 높은 MPI로 이어진다 >>>

 

아내의 부정을 막을 방책들을 마련하지 못한 남성들은 모두 자식들을 남기지 못하고 인류 진화의 역사에서 사라졌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1)

 

아내의 부정을 막을 방책 즉 질투 기제가 없는 남자의 경우 오쟁이 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남자가 “모두 자식들을 남기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남편이 설사 전혀 질투를 하지 않더라도 보통 아내와 성교를 자주 한다. 따라서 아내가 낳은 자식이 남편의 유전적 자식일 확률이 꽤 높다.

 

이처럼 중요한 MPI는 남성이 자기 아내가 낳은 자식들이 정말로 자기 자식들임을 확신할 수 있을 때에야 나올 수 있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0)

 

유전자 검사가 발명되기 전에는 자기 아내가 낳은 자식이 정말로 자기 자식인지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옛날부터 많은 남자들이 자식을 엄청나게 사랑했다. 그런데도 복거일은 그런 확신이 있어야만 MPI가 나올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수컷의 입장에서 볼 때 어떤 암컷의 자식이 자신의 자식일 가능성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라면 MPI는 진화할 수 있다. 100%일 필요는 없다.

 

여성 족외혼의 보편성에 대한 가장 그럴 듯한 설명은 그것이 높은 남성 부모 투자(male parental investment; MPI)’를 허용한다는 사실이다. 높은 MPI가 여성 족외혼을 낳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여성 족외혼과 많은 관련이 있음은 분명하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66)

 

예외들이 더러 있지만, 인류 사회들은 일반적으로 여성 족외혼을 채택해왔다. 즉 결혼할 나이가 된 여성들은 자기가 태어난 집단을 떠나 남편의 집단에 들어간다. 이런 사정은 필연적으로 남녀 사이에 권력의 불균형을 낳는다. 남성은 혈연적으로 가까운 구성원들과 연합하여 가족의 위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 집단으로 혼자 들어온 여성은 자신의 권력 기반을 마련할 길이 없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64~65)

 

그래도 여성 족외혼이 여성의 혼외정사의 기회를 줄여서 높은 MPI가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로 기능해온 것은 거의 확실하다. 남성의 친족들로 이루어진 가족은 그의 아내가 다른 사내와 접촉하는 기회를 차단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줄 수 있다. 남성의 자식들은 모두 그의 가족의 가까운 친족들이지만, 여성이 외간 남자의 자식들을 낳으면, 모두 유전적 관계가 없는 남들이다.

남성 족외혼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여성이 낳은 자식들은 아버지가 누구인가 가리지 않고 모두 그 가족의 친족들이다. 따라서 여성의 가족은 장가든 사내의 자식들을 선호할 까닭이 없고 여성이 다른 사내들의 자식들을 낳는 것을 굳이 막지 않을 것이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3)

 

여성 족외혼이 남성 족외혼에 비해 좀 더 높은 MPI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는 상당히 그럴 듯하다. 복거일의 말대로 여성 족외혼 체제에서는 남편의 친족들이 여성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성이 바람 피우기가 힘들다.

 

또한 여성 족외혼이 여성 지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도 상당히 그럴 듯하다. 복거일의 말대로 여성 족외혼 체제에서는 남편에게는 친족이라는 등등한 동맹이 근처에 있는 반면 아내의 친족은 멀리 떨어져 있다. 따라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아내에게 불리하다.

 

이런 것들은 여성 족외혼의 효과(effect). 그런데 복거일은 여기서 더 나아가서 높은 MPI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여성 족외혼의 기능(function)이라고까지 주장한다. 진화 생물학자들이 효과 개념과 기능 개념을 엄격히 구분한다는 이야기를 복거일에게 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궁금한 분은 아래 글을 참조하시라.

 

기능론: 목적론과 인과론

http://cafe.daum.net/Psychoanalyse/NSiD/400

 

복거일은 여성들이 높은 MPI를 위해 여성 족외혼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남성들은 자기 아내들이 자신들의 자식들만을 낳도록 하기 위해서 여성 족외혼을 선호했을 터이고, 여성들은 높은 MPI를 얻기 위해 여성 족외혼에 동의했을 터이다. 여성들로선 남성 족외혼의 여러 이점들보다 여성 족외혼에서야 가능한 높은 MPI가 더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즉 여성 족외혼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이로운 제도이다.

여성 족외혼은 여성들이 동의했으므로 생겨나고 이어질 수 있었으리라는 점은 강조되어야 한다. 아마도 이런 사정이 대부분의 여성들이 급진적 여성운동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까닭일 것이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느끼거나 의식적으로 인식했을 것이다, 여성 족외혼에 바탕을 둔 전통적 가족 체계가 자신들에게 다른 어떤 구도보다도 큰 혜택을 준다는 것을, 그리고 급진적 여성운동이 가족 제도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4~75)

 

만약 복거일의 말대로 여성의 궁극적 목표가 높은 MPI라면 스스로 바람을 피우지 않으면 그만이다. 만약 여성이 스스로 바람을 피우지 않으면서 남성 족외혼을 채택한다면 높은 MPI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의 지위도 높아진다. 만약 여성의 지위가 높아진다면 더 높은 MPI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성이 높은 지위를 이용해 남편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복거일은 다른 곳에서는 여성이 여러 남성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유리하다고 이야기한다.

 

전략적으로, 여성은 여러 남성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유리하므로, 혼외정사는 필연적이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0)

 

여자의 입장에서 볼 때 바람을 피우는 것이 때로는 번식에 도움이 될 수가 있다. 만약 남편이 열등하다면 지위가 높거나 잘 생긴 외간 남자와 바람을 피워서 좋은 유전자(good gene, 번식에 도움이 되는 유전자)를 품은 정자를 얻으면 더 잘 번식할 수 있을지 모른다. 외간 남자와 성교를 하는 대가로 무언가 물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외에도 여자가 바람을 피우는 이유에 대한 진화 심리학 가설들이 더 있다.

 

여자가 바람을 피우면 높은 MPI를 얻는 데 방해가 된다. 왜냐하면 그러다 들키면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거나, 자식에 소홀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때로는 바람을 피우는 이유는 높은 MPI를 얻는 것 말고도 여성에게는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즉 높은 MPI가 여성의 “궁극적 목표”라고 보기 힘들다.

 

복거일의 논리를 재구성해 보자: 여자는 바람을 피우는 것이 유리하므로 바람을 피우려고 한다. 그러면 남편의 MPI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여자가 바라지 않는 일이다. 그리하여 여자는 해결책을 찾는다. 그것은 바로 여성 족외혼이다. 여성 족외혼을 선택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지위를 추락시키고 자신을 남편의 친족들의 감시 하에 놓는다. 그리하여 자신의 바람기를 통제한다. 그래서 자신이 그렇게도 원했던 높은 MPI를 얻는다. 여자는 자신의 바람기를 제어하기 위해 스스로를 굴종에 빠뜨리는 것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만약 바람을 피우지 않는 것이 여자의 번식에 그렇게도 중요하다면 그냥 바람을 안 피우면 될 것 아닌가? 왜 바람을 피우려고 하면서도 그런 자신을 통제하려고 남들(남편의 친족들)의 손을 빌린단 말인가?

 

나도 복거일의 가르침에 따라 고등학생과 처벌에 대해 비슷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고등학생의 궁극적 목표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다. 그런데 전략적으로, 고등학생은 딴짓 하면서 노는 것이 유리해서 농땡이는 필연적이다. 교사가 가하는 감시와 처벌은 고등학생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만든다. 그리하여 고등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감시와 처벌 체제에 동의했을 터이다.

 

하나 더 할까? 이번에는 범죄자 이야기다: 범죄자의 궁극적 목표는 착하게 사는 것이다. 그런데 전략적으로, 범죄자는 강도, 강간, 절도를 하는 것이 유리해서 범죄는 필연적이다. 감옥은 범죄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범죄자들은 형법과 감옥 체제에 동의했을 터이다.

 

 

 

 

 

<<< 호주제에 대한 복거일의 결론 >>>

 

위에서 살핀 것처럼, 비록 눈에 이내 뜨이고 적잖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시대착오적 악습으로 비치겠지만, 호주제는 뜻밖으로 깊은 뿌리를 지니고 있으면서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구이다. 그것은 여성 족외혼에 바탕을 둔 가족 제도가 질서와 정체성을 유지하는 수단들 가운데 중심적인 것이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7)

 

따라서 여성 족외혼과 MPI라는 맥락에서 남성 우월주의와 호주제를 살피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호주제를 폐지한 것은 신중한 처사라 하기 어렵다. 호주제를 “신분관계 형성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남녀를 차별한 것”으로 본 판결은 분명히 무지에서 나온 진단이다. 호주제가 남녀를 차별한 것은 분명하지만, 위에서 살핀 바처럼, 그런 차별이 이유 없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그것은 삶의 궁극적 목적을 위한 양성(兩性)의 협력 과정에서 나온 외형적 차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목적과 협력을 시야에서 놓치고 그저 겉으로 드러난 차별에만 주목한 것은 안타깝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81)

 

역설적으로, 바로 그런 사정 때문에, 결혼과 가정을 효율적 기구로 만드는 호주제는 본질적으로 여성의 이익에 봉사한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86)

 

복거일은 험난한 여정을 거쳐서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호주제가 본질적으로 여성의 이익에 봉사한단다.

 

성적 평등은 그런 이상들 가운데 아주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호주제 문제는 본질적으로 천성과 이상의 충돌이라 볼 수 있다. 호주제는 우리의 천성에 맞지만 우리의 이상에는 거스른다.

그런 뜻에서 이 문제엔 반어적(反語的) 측면이 있다. 여성 족외혼과 그것이 뜻하는 여성의 열등한 사회적 지위를 통해서만 높은 MPI가 가능했고, 높은 MPI를 통해서만 발전된 문명이 가능했고, 발전된 문명을 통해서만 성적 평등과 같은 인류의 이상이 나올 수 있었다. 이제 성적 평등이라는 이상은 여성의 열등한 사회적 지위라는 눈에 보이는 악을 공격하고, 그런 공격은 궁극적으로는 이상 자신의 원천인 여성 족외혼을 공격하는 것이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7)

 

오직 여성 족외혼과 여자의 열등한 지위를 통해서만 높은 MPI가 가능했단다. 그런데 동물계를 잘 살펴보면 MPI가 높을수록 대체로 암컷의 지위가 높다. MPI가 암컷의 부모 투자(female parental investment, FPI)보다 더 높은 종의 경우 대체로 암컷의 지위가 수컷보다 더 높아 보인다. 이것은 체격에서도 나타난다. 조류나 포유류의 경우 MPI가 낮을수록 대체로 수컷이 암컷에 비해 더 크다. 극단적인 일부일처제인 경우 암수의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 일처다부제의 경우 그 반대다. 즉 암컷이 더 크다. 보통 몸집이 크면 힘이 세며 지위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거일은 오직 여성 족외혼과 여자의 열등한 지위를 통해서만 높은 MPI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높은 MPI를 통해서만 발전된 문명이 가능했다고? 물론 발전된 문명을 이룬 것은 지구 상에 인류밖에 없으며 외계 생명체를 제대로 연구한 사례도 없다. 하지만 그렇게 단정할 근거는 없어 보인다.

 

침팬지는 인간을 제외하면 여러 가지 면에서 지능이 가장 높아 보인다. 하지만 침팬지의 경우 수컷은 정자를 제공하는 것 말고는 자식을 위해 하는 일이 거의 없어 보인다. 반면 극단적인 일부일처제인 여러 종의 조류의 경우 지능이 그리 높지 않다.

 

인류 진화에서 높은 MPI 덕분에 긴 유아기가 진화하기 쉬워졌는지도 모른다. 그 때문에 인류의 지능이 더 높아졌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가설일 뿐이며 아직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다. 설사 인류 진화에서 높은 MPI가 높은 지능의 진화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하더라도 침팬지와 같이 MPI가 아주 낮은 짝짓기 체제에서 인간만큼 높은 지능이 진화할 수 없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 남자가 호주가 되어야 하는 이유 >>>

 

남성이 우선적으로 호주가 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다. 호주는 가족의 유지에서 유전적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볼 사람이다. 가족의 구성원들 모두가 그와 유전적으로 가깝거나 그들의 배우자들이다. 당연히 그는 자신의 모든 자원을 가족의 유지에 바친다. 가족의 유지에서 호주 다음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남성 구성원들이다. 그들은 모든 남성 구성원들과 친족 관계에 있고 자신들의 어머니와 자매들과 유전적으로 아주 가깝다

여성 구성원들의 경우엔 사정이 상당히 다르다. 자기가 태어난 집단을 떠나 가족으로 들어온 여성의 경우, 자신의 친족은 친정 식구들이다. 자신의 자식들이 태어나야, 비로소 그녀는 가족에 유전적 이익을 갖게 된다. 그래서 그녀가 친정에 대해서 지닌 유전적 이익의 발현을 억제하는 일은 가족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다. 우리 사회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회들에서 엄격하게 지녀왔던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는 개념은 바로 그 일을 하는 장치다. 가족에서 태어난 여성의 경우, 그녀의 궁극적인 유전적 이익은 그녀가 낳을 자식들에 있다. 그런데 그 자식들은 다른 가족의 구성원들이다. 자연히 자신이 태어난 가족에 대한 그녀의 충성심은 갈수록 약해진다. “딸자식은 기둥뿌리까지 뽑아간다”는 말은 이런 경향을 가리킨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호주를 남성이 우선적으로 맡는 것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다. 남성 구성원들만이 가족에 대해서 온전한 유전적 이익을 지녔고 가족의 유지에 헌신적이라고 기대된다.

실은 여성 구성원들의 승계 순서도 아주 합리적이다. ‘가족의 직계비속 여자는 가족에 대해 지닌 유전적 이익이 다른 여성 구성원들의 경우보다 훨씬 크고, 자연히 가족에 대해 훨씬 헌신적일 터이다. 그들이 호주 승계에서 우선적 지위를 지닌 것은 자연스럽다. ‘피상속인의 처, 가족의 직계 존속 여자, 그리고 가족인 직계비속의 처라는 승계 순서도 유전적으로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다. 이렇게 보면 호주제는 오랜 진화를 통해서 가족의 형성과 유지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어진 셈이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8~79)

 

남자가 가족의 유지로 가장 큰 유전적 이득을 얻는단다. 그리하여 남자는 “자신의 모든 자원을 가족의 유지에 바친”단다. 정말 남자가 그렇게 사나? 한국에 널려 있는 룸살롱이 안 보이나? 남자가 왜 룸살롬에 갈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젊고 예쁜 여자가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슴만 만지는 수준에서 만족하고 때로는 삽입 성교까지 한다.

 

남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많은 여자와 성교하면 번식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남자가 결혼한 이후에도 여자 꼬시는 일에 상당히 몰두하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많은 남자들이 그렇게 산다.

 

여자가 대가족에 시집을 간 경우 처음에는 그 가족 구성원들이 유전적으로 볼 때 여자와는 남남이다. 하지만 여자가 자식을 낳고 나이가 들면 상황이 바뀐다. 여자의 남편이 가장이 될 정도의 나이가 되었다면 그 대가족은 그 여자와 남편의 자식들과 손자들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이 때에는 여자의 입장에서 볼 때에 오히려 남자의 입장에서 볼 때보다 가족의 유지가 더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여자의 자손은 모두 그 여자의 유전적 자식인 반면 그 여자의 남편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유전적으로 남남인 경우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여자가 바람을 피웠다면 다른 남자의 유전적 자식을 낳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핵가족이 대세다. 핵가족은 부부와 그 자식들로 이루어진다. 이 때에도 아내의 입장에서 볼 때 가족의 유지가 유전적으로 더 중요해진다. 위에서 지적했듯이 자식들 중 일부는 남편의 유전적 자식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사 남자가 여자에 비해 가족의 유지에서 유전적으로 더 큰 이익을 본다고 하더라도 그 때문에 남자가 호주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자는 과학의 교권의 명제인 반면 후자는 도덕 철학의 교권에 속하는 명제다. 복거일처럼 전자에서 후자로 무작정 뛰어넘는 것을 자연주의적 오류라고 부른다.

 

 

 

 

 

<<< 여성 족외혼은 없앨 수 없다 >>>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다루려면, 우리는 아주 심중하고 어려운 물음 두 개에 먼저 답해야 한다: “여성 족외혼의 풍습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한가?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이 두 근본적 물음들에 대한 내 답변들은 회의적이다. 우리가 가볍게 옆으로 밀어내기엔 여성 족외혼이 시행된 천만 년이 넘는 세월이 너무 무겁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82)

 

하지만 이미 현대 도시에서는 여성 족외혼이 사실상 해체되었다. 과거에 여성 족외혼은 집성촌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집성촌은 이제 시골에서만 어느 정도 남았을 뿐이다. 한국 같은 사회에서 인구의 다수는 도시에 살고 있다. 따라서 도시에서 여성 족외혼이 해체되었다는 말은 곧 한국 사회 전체에서 대체로 여성 족외혼이 해체되었다는 뜻이 된다.

 

이미 해체된 여성 족외혼의 해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복거일은 자신의 이론에 너무 심취해 있다.

 

 

 

 

 

<<< 부성주의 >>>

 

이번에는 부성주의에 대해 잠시 이야기해 보자.

 

부성주의(父姓主義)란 자식이 아버지의 성을 이어받는 것을 말한다. 복거일은 부성주의를 옹호한다.

 

이름은 그것이 가리키는 사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름은 해당 사물이 다른 것들과 변별되도록 하고 그것의 성격에 대해 알려준다. 자연히 이름의 사회적 효용은 크며, 그것의 효용을 줄이는 조치는 사회의 효율적 움직임에 해롭다.

일상생활의 수준에서 사람의 성()은 아버지와 부계 조상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의 성을 쓰게 되면, 성은 그저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그 성을 지녔다는 정보만을 지닌다. 이런 사정은 이름의 사회적 효용을 크게 줄일 터이다.

물론 성은 다른 정보들도 제공한다. 성은, 적어도 본()이 같은 경우엔, 부계 조상들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혈연이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런 친척들은, 특수한 경우를 빼놓고는, 조상의 Y염색체를 공유한다. 혈연이 생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관계이므로,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정보이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86~87)

 

복거일의 말은 이렇게 바꿀 수 있다.

 

일상생활의 수준에서 사람의 성()은 어머니와 모계 조상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의 성을 쓰게 되면, 성은 그저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그 성을 지녔다는 정보만을 지닌다. 이런 사정은 이름의 사회적 효용을 크게 줄일 터이다.

물론 성은 다른 정보들도 제공한다. 성은, 적어도 본()이 같은 경우엔, 모계 조상들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혈연이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런 친척들은, 특수한 경우를 빼놓고는, 조상의 미토콘드리아를 공유한다. 혈연이 생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관계이므로,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정보이다.

 

이로써 모성주의(母姓主義)가 정당함이 입증된 것이다.

 

게다가 복거일의 논리에 따르면 부성주의보다 모성주의가 더 낫다. 왜냐고? 복거일도 잘 알다시피 어머니의 자식은 어머니의 유전적 자식임이 확실하지만 아버지의 자식은 아버지의 유전적 자식이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모성주의 사회에서 같은 성씨인 사람들이 미토콘드리아를 공유(복거일의 표현을 그냥 써 보자)할 확률이 부성주의 사회에서 같은 성씨인 사람들이 Y염색체를 공유할 확률보다 더 높다.

 

그건 그렇고 Y염색체를 공유한다는 정보를 도대체 복거일은 평상시에 어디에 써 먹을지 정말 궁금하다. 나는 아직까지 다른 사람의 성을 듣고 한 번도 Y염색체에 대한 정보를 써 먹은 적이 없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내가 Y염색체에 너무 무심했나 보다. 미안하다. Y염색체야.

 

미토콘드리아 하니까 생각난 것인데 최재천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만만치 않다.

 

사실 생물학적으로 보면 여성이 주도권을 주장해도 남성이 반박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DNA는 정확하게 절반씩 투자하지만 미토콘드리아 등 다른 세포소기관의 DNA는 암컷만이 홀로 제공하므로 유전물질만 비교하면 암컷의 기여도가 더 크다고 봐야 한다.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32)

 

어느 극좌파가 본 최재천 - 『여성 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비판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C80/13

 

 

 

 

 

<<< 기타 >>>

 

복거일은 틈틈이 진화 생물학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자랑하기 바쁘다.

 

생물학에서 여성은 보다 큰 성 세포를 생산하는 성을 가리킨다. 즉 정의(定義)에 의해, 생식의 과업은 주로 여성이 수행하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65)

 

“수행하다”는 “수행한다”의 오자인 듯하다.

 

성 세포를 만드는 것이 생식 과업의 전부는 아니다. 따라서 “정의에 의해”는 말도 안 된다.

 

모든 유인원들apes은 여성들이 자기가 태어난 집단을 떠나 남성의 집단으로 들어가는 풍습을 지녔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5)

 

유인원에는 다섯 속genus들이 있는데, 그것들 가운데 아프리카 유인원인 사람, 침팬지, 고릴자의 셋이 사회적이고 아시아 유인원인 긴팔원숭이gibbon와 오랑우탄은 뚜렷한 사회를 이루지 않는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76)

 

긴팔원숭이와 오랑우탄은 뚜렷한 사회를 이루지 않는다. 따라서 “자기가 태어난 집단”이나 “남성의 집단”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런데도 복거일은 “모든 유인원”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애초에 유전자 뒤섞음gene-shuffling’을 위해서 성이 발명되었으므로, 여성과 남성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르고, 서로 달라야, 비로소 정체성과 존재 가치를 지닌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83)

 

유성 생식(sexual reproduction)이 기생 생물에 맞서 싸우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제라는 가설이 있다. 나는 이 가설이 가망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그런 기능을 위해 유성 생식이 진화했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암컷과 수컷이 서로 본질적으로 달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유성 생식의 존재 이유와 이형 접합(anisogamy)의 존재 이유는 별개의 문제다.

 

http://en.wikipedia.org/wiki/Sexual_reproduction

http://en.wikipedia.org/wiki/Anisogamy

 

하등동물들의 경우, 생식에서 남성은 정자만을 제공한다. 정자는 태아에 필요한 양분을 지니지 않았으므로, 남성 부모의 투자는 실질적으로 유전자들뿐이다. 좀더 발달한 종들에선,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서 남성이 먹이나 둥지를 제공하다. 이처럼 발전한 종일수록 MPI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사람의 경우, 남성 부모의 자식에 대한 투자는 매우 커서 실질적으로 여성 부모의 그것과 비슷하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66)

 

현대 진화 생물학자는 “하등동물”이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발전한 종일수록 MPI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포유류의 경우에는 수컷이 정자만 달랑 제공하는 종이 대부분이다. 반면 조류의 경우에는 수컷이 자식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종이 포유류보다 훨씬 많다. 이로써 조류가 포유류보다 고등동물임이 복거일에 의해 입증되고 말았다. 새가 하늘 높이 나니까 높을 고()자가 들어가는 고등동물인가?

 

이것은 뽀나쓰!

 

실제로 전체주의는 개인과 국가 사이에 가족과 같은 사회적 단위가 존재하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는다. (『벗어남으로서의 과학』, 81)

 

복거일은 나찌나 스탈린 체제에서 지배자들이 가족의 가치에 대해 얼마나 떠들어댔는지 모르는 것일까?

 

 

 

 

 

<<< 결론 >>>

 

복거일의 책 『벗어남으로서의 과학』을 읽는 것이 좋은지 여부는 여러분의 유머 감각에 달려 있다. 나와 유머 감각이 비슷하다면 약간이라도 즐길 수 있는 책이다. 그렇지 않다면 짜증만 날지도 모른다.

 

일부러 헛소리를 하려고 작정한 것도 아닐 텐데 이렇게 헛소리를 많이 하기도 힘들 것 같다. 이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다.

 

복거일이 원래 바보인지 진화 심리학 이야기를 할 때만 바보가 되는지 여부는 나도 모른다.

 

제목을 “복거일의 코미디 진화 심리학: 1. 호주제로 붙인 이유는 몇 편 더 써 볼 생각이 있었기 때문인데 과연 내가 복거일의 글을 더 읽고 비판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일까?

 

 

 

 

 

이덕하

201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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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 2019-07-23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판이랍시고 일관성 없이 밑도끝도 없이 말꼬리잡고 말장난으로 반박을 일관하는게 복거일을 미러링하시는 건가? ㅎ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