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홍영남 옮김)』 번역 비판 -
6장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2Xi/25
나의
번역 비판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상임이 참여한 전면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나는 이전보다는 번역이 훨씬 개선되었기 때문에 한국어판으로 읽겠다면 반드시 전면개정판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적 유전자』의 개정판 번역에 대해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2Xi/45
TV에서
『이기적 유전자』를 다룬 것을 시청한 것이 계기가 되어 전면개정판의 번역도 검토하기로
했다.
127.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이기적 유전자』편 관람기
https://cafe.naver.com/evopsy2014/3082
128.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설민석의 엉터리
강의
https://cafe.naver.com/evopsy2014/3083
전면개정판의
10장의 본문만 살펴보았다. 정밀하게 검토해 보니 이전에 내가 대충 살펴보고 짐작했던
것보다 문제가 훨씬 더 많았다.
『The Selfish
Gene』, Richard Dawkins, 30th anniversary
edition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 이상임 옮김,
을유문화사, 2010, 전면개정판 2쇄
이전
판에 대해, 나는 27쪽에서 오역이 33개라고 썼다. 전면개정판은 어떤가?
32쪽에 오역이 19개다. 이 숫자만 보면
이전 판과 전면개정판 사이에 대단한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역의 기준이 다르다. 만약 전면개정판에서
적용한 오역의 기준을 이전 판에 적용했다면 33보다는 훨씬 더 큰 숫자가 나왔을 것이다. 오역의 깊이(?)도 달라서 이전 판의 오역이 대체로 훨씬
심오(?)하다. 즉 이전 판의 오역이 훨씬
황당하다.
전면개정판의 번역이 이전 판보다 훨씬 낫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이전 판에서 빼 먹은 후주(보주)가
번역되었다. 한국어판으로 읽겠다면 반드시 전면개정판을 사야 한다.
전면개정판의 본문과 후주를 합치면 500쪽 정도 되니까, 전체적으로 오역이 300개쯤 된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내가
적용한 오역의 기준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여기에서 오역으로 분류한
번역문에 무시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는 점까지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일일이
다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단어를 빼 먹고 번역할 때가 많았다. 나는 모든 단어를 항상 살려서 번역해야
한다고 보는 “순수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합당한 이유 없이 단어를 마구 빼 먹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합당한 이유 없어 보이는데 의미가 상당히 다르게 번역한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영어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원서로 보아야 한다. 원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오역한 경우가 상당히 많고 성의 없이 번역한 경우는 그보다 훨씬 많다.
한국
번역계의 수준을 고려해 볼 때 다음과 같은 정도는 되어야 “개판”이라는 영예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할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역대급 개판으로 번역된 조던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오역 20선
https://cafe.naver.com/evopsy2014/3077
하지만
양호한 번역서에 대한 이덕하의 기준을 들이댄다면 『이기적 유전자』 전면개정판의 번역도 충분히 개판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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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형성이 주는 이익>
Dawkins(166쪽): There are
striking aspects of animal interactions which do not seem to be obviously
covered by any these headings.
홍영남 &
이상임(285쪽): 그러나 동물의 상호 관계 중에서 이들 표제에는
포함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오역
1: “obviously”는 “covered”를 수식한다.
그런데 번역문을 보면 “분명히”가 “포함되지”가 아니라 “있다”를 수식하고
있다. “이들 표제들 중 어디에도 명백히 포함되지는 않는”이 더 정확한 번역이다. 나는 원문의 수식 관계를 항상 그대로 살려서 번역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서 수식 관계를 바꿔서 얻는 것은 없어 보인다.
의미만 바뀌었을 뿐이다.
“striking”을 번역하지 않았다.
“seem”을 번역하지 않았다.
조심스러운 표현까지 살려서 번역하는 것이 좋다.
Dawkins(166쪽): Finally in this
rather miscellaneous chapter, I shall mention the important idea of reciprocal
altruism, the principle of ‘You scratch my back, I’ll scratch
yours’.
홍영남 &
이상임(285쪽): 이 장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호혜적 이타주의라는 중요한
개념, 즉 ‘내 등을 긁어 줘, 나는 네 등을 긁어 줄게’라는 원리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다.
“altruism”을 “이타주의”로 번역했는데 나는 “이타성”으로 번역한다. “주의”라고 하면 사상, 이데올로기, 주관 등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in this rather
miscellaneous”를
번역하지 않았다.
Dawkins(166~167쪽): A fish who swims
obliquely behind another fish may gain a hydrodynamic advantage from the
turbulence produced by the fish in front. This could be partly why fish school.
A related trick concerned with air turbulence is known to racing cyclists, and
it may account for the V-formation of flying birds.
홍영남 &
이상임(285쪽): 다른 개체의 뒤에서 비스듬히 헤엄치는 물고기는 앞의
개체가 만든 물결 덕분에 유체역학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이것이 물고기가 떼 지어 헤엄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경륜 선수도 이와 유사하게 공기의 파동을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새가 V자형의 편대로 비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지
모른다.
오역
2: “turbulence(난류, 亂流)”를
“물결”로 번역했다가 “파동”으로 번역했다. 이 책은 동화책이 아니라 과학책이다. “난류”가 왜 “물결”이
되나? 그리고 “물결”로 번역했다가 “파동”으로 바꿔서 번역한 것은 뭔가?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 문학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았나?
물론 독자가 문맥을 보고 난류라는 점을 눈치챌 수는
있다. 하지만 훌륭한 번역가라면 이런 번역 때문에 “도킨스가 과학 지식이 부족해서 ‘난류’를 두고 ‘물결’, ‘파동’이라고
이야기한다”라고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다는 점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런 식의 번역 때문에 저자가 욕
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오역
3: 여기에서 “known
to”는 난류를 이용하는 법이 경륜 선수에게 알려져 있다는 말인데, 경륜 선수가 난류를
이용한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는 뜻으로 번역했다. 대세에는 지장이 없으니 오역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미를 다르게 번역해서 얻는 것이 없을 때는 그냥 원문을 오독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1억 원짜리 보석을 훔쳐도 절도지만
1천 원짜리 과자를 훔쳐도 절도다.
Dawkins(167쪽): Once again we
start with a simple ‘model’ which, though abstract, helps us to understand the
real word. Suppose a species of animal is hunted by a predator that always tends
to attack the nearest prey individual.
홍영남 &
이상임(286쪽): 다시 한 번 단순한 ‘모델’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 보자.
이것은 확실히 추상적이지만 현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피식자 종이
가장 가까이 있는 개체를 공격하는 성향이 있는 포식자에게 쫓기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확실히”는 원문에 없는 말이다. 이런 말을 왜 덧붙이는지 모르겠다.
원문에 있는 “always”를 번역하지 않았다. 없는 말은 덧붙이고 있는 말은 빼
먹은 것이다.
Dawkins(168쪽): This will quickly
lead to the formation of aggregations which will become ever more densely
bunched.
홍영남 &
이상임(287쪽): 그 결과 무리가 형성되고 점점 밀집화될
것이다.
“quickly”를 빼 먹었다.
앞으로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식으로 빼 먹고 번역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대세에 지장만 없으면 상관 없다는 건가?
Dawkins(168쪽): The physical
characteristics of the calls seem to be ideally shaped to be difficult to
locate.
홍영남 &
이상임(288쪽): 경계음은 발신 지점을 알아차리기 힘들게 하는 물리적인 특성을
이상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seem”을 빼 먹고 번역했다.
원문을 보면 조심스러운 표현이다. 반면 번역문은 단정적이다. 과학에서는 이런 차이가 매우 중요하다. 과학자가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믿고 단정적으로 표현하는 것과 아직 불분명한 점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보고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차이다. 왜 이런 차이를 살리지 않고 번역하나?
Dawkins(169쪽): As a result, we
now have so many good explanations that it is hard to remember what all the fuss
was about.
홍영남 &
이상임(288쪽): 덕분에 지금은 훌륭한 설명이 산더미처럼 쌓여 그
설명들을 일일이 기억해 내는 것이 어려울 정도다.
오역
4: “what all
the fuss was about”는 “왜 그렇게 난리를 쳤는지”라는 뜻이다. 왜 그렇게
난리를 쳤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훌륭한 설명들이 많이 쌓였다는 말인데 “그 설명들을 일일이 기억해 내는 것이 어려울 정도”라고 엉뚱하게
번역했다.
Dawkins(169쪽): Obviously, if
there as a chance that the flock contains some close relatives, a gene for
giving an alarm call can prosper in the gene pool because it has a good chance
of being in the bodies of some of the individuals saved.
홍영남 &
이상임(288쪽): 우선 분명한 것은 무리가 혈연자를 포함할 경우, 경계음을 내도록 하는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서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경계음에 의해 구조되는 개체들 중 몇몇의 체내에 이 유전자가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lose
relatives(가까운
혈연자)”를 그냥 “혈연자”라고 번역했다. “가까운”을 빼 먹은 것이다. 엄밀히 말해 인간과 굼벵이도
혈연자다. 촌수가 아주 멀 뿐이다. 따라서 원문이 번역문보다 더 정확하다. 물론 우리가 혈연자(친족)이라는
말을 통상적으로 “가까운 혈연자”라는 의미로 쓰기 때문에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
원문에 있는 첫 번째 “chance”를 번역하지 않았다. 또는, “혈연자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로 번역해야 하는데 “chance”를 엉뚱한 곳에 덧붙여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로 번역했다.
이건 좀 더 심각하다.
진화에서 중요한 것은 확률이다. 예컨대,
부성애의 진화를 살펴보자. 만약 아내의 유전적 자식이 남편의 유전적 자식일 확률이 어느
정도 이상 높다면 부성애는 진화할 수 있다. 아내의 유전적 자식이 항상 남편의 유전적 자식일 필요는
없다. 여기에서 소개한 사례에서도 마찬가지다. 무리 내에
경계음을 내는 개체의 가까운 친족이 있을 확률이 어느 정도 이상이라면, 친족선택에 의해 경계음이 진화할 수 있다. “chance”를 빼 먹고 번역했기 때문에, 독자는 가까운 친족에 확실히 있을 때만 친족선택에 의해 경계음이 진화할 수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
Dawkins(169쪽): Trivers reels off five good ideas, but I find the following
two of my own rather more convincing.
홍영남 &
이상임(288쪽): 트리버스는 이에 대해 다섯 가지 아이디어를 풀어내고
있으나, 나는 다음의 두 이론이 오히려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오역
5: “my
own”을 번역하지 않았다. “두 이론”이 “나(도킨스)”의
아이디어임을 드러내는 말인데 빼 먹은 것이다. 어떤 가설이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과학계에서 겁나게
중요하게 여겨진다.
Dawkins(169쪽): But this would do
him little good, because his companions are still walking around conspicuously
and noisily.
홍영남 &
이상임(289쪽): 그러나 그렇게 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그의 동료들이 주위에서 제멋대로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나라면 “still(여전히)”도 번역한다.
나라면 “walking
around”을 “돌아다니기”가 아니라 “걸어 다니기”로 번역할 것이다. 새가 돌아다니는 것은 날아다니는 것도 포함할 수 있다. 다른
면에서 희생할 것이 없다면 되도록 정확히 번역하는 것이 번역의 원칙이다.
“conspicuously and
noisily”를
“제멋대로”라고 얼버무려서 번역했다. “conspicuously”는 주변에 있는 매에게 시각적 정보를
주고 “noisily”는 청각적 정보를 준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데 대충 번역한 것이다. “눈에 띄고 시끄럽게”라고 훨씬 더 정확히 번역하면 어디 덧나나?
왜 이렇게 성의 없이 번역하나? 이런 번역이 번역자의 시간을 절약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에게 무슨 이득이 되나?
Dawkins(169쪽): What is he to
do?
홍영남 &
이상임(289쪽): 그는 어떻게 행동할까?
오역
6: “어떻게
행동할까” 아니라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어떻게 행동해야 유전자 복제에 도움이 될까)”이다. 290쪽에서는 “what
is observant bird to do”를 “... 어떻게 해야 할까”로 제대로 번역했다.
Dawkins(170쪽): Perhaps he should
just carry on as if nothing had happened and rely on the protection afforded by
his membership of the flock.
홍영남 &
이상임(290쪽):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평소대로 행동하며
무리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주는 일말의 안도감에 의존할 수도 있다.
오역
7: 도대체
“일말의 안도감”을 왜 삽입했는지 모르겠다. 무리에 속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객관적 사실이다. 개체가 느끼는 안도감을 언급하면,
땅 속에 머리를 파 묻고는 안전하다고 느끼는 이야기 속의 타조처럼 객관적으로는 안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관적으로는 안전하다고
착각한다는 말로 해석되기 쉽다.
Dawkins(170쪽): What of the stotting Thomson’s gazelle, which I mentioned in Chapter I,
and whose apparently suicidal altruism moved Ardrey to
state categorically that it could be explained only by group
selection?
홍영남 &
이상임(291쪽): 제1장에서
언급한 톰슨가젤의 높이뛰기 위장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아드리는 그 행위가 명백히 이타적 자살 행위이기 때문에 집단 선택설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오역
8: “stotting”를 “높이뛰기 위장”이라고 번역했다. “위장”이라는 말이 왜
들어가 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번역자가 “위장(僞裝)”이라는 뜻으로 쓴 듯한데 남들의 눈에 확 띄게 높이
뛰어오르는 것이 어떻게 위장일 수가 있나? 국어사전에 따르면 위장은 “본래의 정체나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거짓으로 꾸밈”이다.
“apparently”를 “명백히”로 번역했다. 이것도 오역이다.
여기에서는 “~처럼 보이는”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뜀뛰기(stotting, 높이뛰기)가 이타적 행위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거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아드리가 그런 식으로 잘못 생각했다는 말이다.
“이타적 자살 행위”보다는 “자살적 이타 행위”가 더
적절한 번역이다.
Dawkins(171쪽): In less
anthropomorphic terms, genes for jumping high and ostentatiously are unlikely to
be eaten by predators because predators tend to choose prey who looks easy to
catch.
홍영남 &
이상임(291쪽): 의인화되지 않은 용어로 표현하면, 포식자는 쉽게 잡힐 만한 먹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허세 부리는 높이뛰기를 가능케 하는 유전자는
포식자에게 쉽게 먹히지 않을 것이다.
오역
9: 영어사전에서 “ostentatiously”를 찾아보면 “허세를 부리면서”와 “과시적으로”이라는 뜻이 나온다.
그래서 “허세 부리는 높이뛰기”로 번역한 듯하다.
하지만 사전에 나온다고 무작정 그대로 번역하면 안 된다. 신호의 진화에서 허세(bluff)와 정직한 신호(honest signal)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서 높이뛰기가 정직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사전에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허세”라는 단어를 동원해서 번역하면 안 된다.
“In less
anthropomorphic terms”를 “의인화되지 않은 용어로 표현하면”으로 번역했는데 덜 의인화되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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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곤충>
Dawkins(171쪽): Food is shared to
such an extent that one may speak of a communal stomach.
홍영남 &
이상임(292쪽): 먹이는 개체들 사이에 공유되기 때문에 ‘공동체의 위胃’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to such an
extent”를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다. “공동체의 위”에 대해 이야기한 이유는 단지 먹이가 공유되기 때문이 아니라 공유되는
정도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먹이가 많이 공유된다”와
같이 번역해야 “to such an extent”를 살릴 수 있다.
Dawkins(172쪽): In the more
advanced societies, the reproductives never work at
anything except procreation, but at this one task they are extremely
good.
홍영남 &
이상임(293쪽): 좀 더 고도로 발달된 사회에서는 번식 개체가 자식
생산 이외의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
오역
10: “but at this
one task they are extremely good”를 번역하지 않았다.
Dawkins(173쪽): If such a
monstrous queen ever has to move from the royal cell she rides in state on the
backs of squadrons of toiling workers.
홍영남 &
이상임(294쪽): 이 거대한 여왕이 왕실에서 나오기라도 할라치면 고되게
일하는 일개미 떼에 그 상태 그대로 얹혀 옮겨진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in state”에는 “위엄을 갖추고, 당당하게, 정식으로, 정장하여”라는 뜻이 있다. 도킨스가 여기에서는 약간 문학적인 표현을 쓴 것 같다. 어쨌든
“그 상태 그대로”는 정확한 번역이 아니다.
Dawkins(174쪽): She made one
mating flight when young and stored up the sperms for the rest of her long
life—ten years or even longer.
홍영남 &
이상임(295쪽): 여왕은 젊어서 결혼 비행을 한 번 하고, 그때 10년 또는 그 이상의 여생 동안 쓸 정자를
저장한다.
결혼과 짝짓기의 뜻은 엄연히 다르다. 여왕이 수컷에게 정자만 얻고 헤어지는 것을 두고 결혼이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 그럼에도 “nuptial flight(결혼 비행)”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
어쨌든 여기에서 도킨스는 “mating flight”이라는 표현을 썼다. 나라면 이런 경우에 “짝짓기 비행”으로 번역한다. 어쩌면 도킨스도 나처럼 이런 것을 결혼이라고 부르는 것에
반감을 느껴서 “nuptial flight”이라는 표현을 꺼렸는지도 모른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원문에 더 충실하게 번역해서 손해 볼 것은 없어 보인다.
Dawkins(175쪽): Full sisters not
only share the same father:
홍영남 &
이상임(297쪽): 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하는 자매는 단순히 아버지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full
sibling(양쪽 부모
공유)”, “half sibling(배 다른 형제나 씨 다른 형제)”,
“full sister”에 꼭 맞게 대응하는 한국어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나는
“full sibling”을 “완전 형제” 또는 “완전 동기(同氣)”로
“half sibling”을 “절반 형제” 또는 “절반 동기”로 번역한다. “full sisters”는 “완전 자매”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full sibling”을 “완전
형제”로 번역하면 “full brothers”를 번역할
때 재앙이 닥친다. 반면 “full sibling”을
“완전 동기”로 번역하면 거의 쓰이지 않는 “동기”라는 말 때문에 어색해진다.
이런 고충이 있기 때문에 “full sisters”를 “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하는 자매”로
번역한 것을 두고 비난하기는 힘들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번역하면 혼란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 “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하는 자매”는 “배 다른 자매”를 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몇 문장 뒤에서는 “full sisters”를 “같은 부모로부터 유래하는 친자매”로
더 정확히 번역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일관성 있게 번역하는 것이 좋다.
Dawkins(175쪽): It follows that a
hymenopteran female is more closely related to her
full sisters than she is to her offspring of either sex.
홍영남 &
이상임(297쪽): 이에 따르면 벌목 곤충의 암놈은 자신의 친자매가 자기
자식보다 더 근연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여기에서는 “full
sisters”를 그냥 “친자매”로
번역했다. 위에서는 “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하는 자매”로 번역했다가 “같은 부모로부터 유래하는 친자매”로
번역했다. 이렇게 일관성 없게 번역하면 혼란이 생기기 쉽다.
“offspring of
either sex”를 그냥
“자식”으로 번역했다. 원문을 보면, 암컷과 완전 자매(full sister) 사이의 근연도가 암컷과 아들 사이의 근연도보다도 높고 암컷과 딸
사이의 근연도보다도 높다는 말이다. 자식의 성별까지
명시적으로 제시했는데 성별을 빼 먹고 번역한 것이다.
Dawkins(176쪽): This means there
is a conflict of interests down on the farm. The queen is ‘trying’ to invest
equally in males and females. The workers are trying to shift the ratio of reproductives in the direction of three females to every one
male.
홍영남 &
이상임(299쪽): 이는 일꾼의 사육 농장 내에 이해 대립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왕은 암수에게 동등한 투자를 행하려고 한다.
일꾼은 성비를 암컷 3에 수컷1의 방향으로
치우치게 하려고 한다.
오역
11: “farm”을 “일꾼의 사육 농장”으로 번역했다. 원문에 있지도 않은 “일꾼의 사육”을 삽입한
것이다. 이것이 왜 오역인가? “This means there is a conflict of interests down on the
farm”에서는 누가 농장의 “주인”인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런데 “일꾼의 사육
농장”이라고 하면 287쪽의 “일꾼이 자매 생산 기계로서 어미를 사육하는 데 성공적이라면”이라는
표현과 연결 지을 수밖에 없다. 즉 농장의 주인이 일꾼이라는 말이 된다.
의인화에 주의하라는 의미에서 “trying”을 작은따옴표로 묶었는데 이것을 살리지 않았다.
Dawkins(177쪽): This is a matter
that can be put to the test and that is what Trivers
and Hare did, using a large number of species of ants.
홍영남 &
이상임(299쪽): 이것은 시험이 가능한 문제이고, 실제로 트리버스와 헤어는 많은 종류의 개미를 가지고 이를
시험했다.
“species”는 생물학 용어로 “종”으로 번역된다. 그런데 “종류”로 번역했다. 여기 말고도 “species”를 “종류”로 번역하거나 아예 빼 먹는 경우가 더 있었다.
Dawkins(177쪽): They found a
rather convincingly close fit to the 3:1 female to male ratio predicted by the
theory that the workers are running the show for their own
benefit.
홍영남 &
이상임(300쪽): 이들은 실제 암수 비율이 일개미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이론으로부터 예측할 수 있는 3대1에 근접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convincingly”를 번역하지 않았다.
예측과 관찰이 매우 근접하여 예측을 내 놓은 이론에 설득력이 있다는 말이다.
Dawkins(177쪽): Trivers and Hare realized that there was just such a
circumstance which could be used as a critical test of the
theory.
홍영남 &
이상임(300쪽): 트리버스와 헤어는 그들의 이론을 검증해 줄 안성맞춤인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나라면 “critical test”를 “결정적 검증”으로 번역한다. 결정적 검증은 어떤 이론에 대한 매우 설득력 있는
검증을 말한다. 단어의 뜻 자체만 보면, 한 번의 실험이나
관찰로 논란을 끝장낸다는 말이다. 상대성 이론에 대한 일식 관찰이 대표적이다.
Dawkins(177쪽): True warfare in
which large rival armies fight to the death is known only in man and in social
insects.
홍영남 &
이상임(300쪽):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진정한 의미의 전쟁은
인간과 사회성 곤충에서만 볼 수 있다.
오역
12: “large rival
armies”를 번역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도킨스는 “true warfare(진정한 전쟁)”를 정의할 때 대규모 군대간 싸움이라는 조건을 걸었다. 그런데 그것이 번역문에서는 사라졌다.
Dawkins(177쪽): The slavers mount
an attack on a nest of ants belonging to a different species, attempt to kill
the defending workers or soldiers, and carry off the unhatched young. These young ones hatch out in the nest of
their captors.
홍영남 &
이상임(300쪽): 노예 사역 개미는 다른 종의 개미집을 공격해 집을
방어하는 일개미나 병정개미를 죽이고 성충이 되기 전의 어린 개체들을 빼앗는다. 어린 개체들은 포획자의
집 안에서 성충이 된다.
오역
13: 개미의
일생은 다음과 같다. 알에서 부화(hatch)한 것이
애벌레(larva, 유충)다. 애벌레는 번데기(pupa)를 거쳐 성충이 된다.
The life of an ant
starts from an egg. If the egg is fertilised, the
progeny will be female diploid; if not, it will be male haploid. Ants develop by
complete metamorphosis with the larva stages passing through a pupal stage before emerging as an
adult.
https://en.wikipedia.org/wiki/Ant
“unhatched young”이라고 쓴 것으로 보아 알을 빼앗아 온다는
말이다. 그리고 “hatch out”이라고 쓴 것으로 보아
포획자의 집에서 부화한다는 말이다. 번역문에서는 알을 빼앗아 온다는 말이 사라졌다. 게다가 애벌레를 빼앗아 오는 것으로 오해하기 딱 쉽게 번역해 놓았다.
Dawkins(178쪽): The slaves are,
of course, blissfully ignorant of the fact that they are unrelated to the queen
and to the brood that they are tending.
홍영남 &
이상임(301쪽): 물론 노예들은 자기들이 시중들고 있는 여왕이나 새끼가
생판 남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여기에서 “unrelated”는 혈족 관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즉 근연도에 대한 이야기다. “생판 남이라는 것”이 완전히 틀린
번역은 아니다. 하지만 “친족이 아니라는 것”과 같이 번역하여 근연도에 대한 이야기임을 명시하는 것이 더 좋다.
통상적으로, 부부는 근연도의 측면에서는
남남이다. 하지만 아내가 남편을 두고 “생판 남”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blissfully”를 “꿈에도”로 번역했다. 영어사전을 찾아 보면, “더 없이 행복하게”, “기쁨에 겨워”라는 뜻이 나온다. 나라면 이런 의미를 살려서 번역하려고 기를 썼을
것이다. 친족이 아님을 모르기 때문에 기꺼이 봉사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blissfully”라는 단어를 쓴 듯하다.
Dawkins(178쪽): However, these
are evidently not fully effective because slavery is a wide spread
phenomenon.
홍영남 &
이상임(301쪽): 그러나 노예 사역 현상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에
그 적응력은 명백히 큰 효과를 올리지 못한다.
오역
14: “these are evidently not fully effective”는 노예화에 맞선 적응을 유발하는 자연선택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because slavery is a wide
spread phenomenon”은 무슨 뜻인가? “노예 사역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사실이 “노예화에 맞선 적응을 유발하는 자연선택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의 원인인 것처럼 번역했다.
하지만 그런 인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노예 사역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노예화에 맞선 적응을 유발하는 자연선택이 별로 효과가 없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Dawkins(179쪽): Therefore, queens
of a slave-making species can get away with changing their code freely, without
there being any danger that genes for breaking the code will be propagated into
the next generation.
홍영남 &
이상임(302쪽): 따라서 노예 사역종의 여왕은 자신의 암호를 해독해 버리는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해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이 자유로이
암호를 바꿔 나갈 수 있다.
“danger”를 “걱정”으로 번역했다. “걱정”이라는 단어를 쓰면 의인화한 표현이
된다. 도킨스는 이 책에서 의인화할 때마다 따옴표로
묶었다. 이런 조심성 없는 번역 때문에 그런 도킨스의
세심한 노력이 조금이라도 물거품이 된다.
Dawkins(179쪽): He points out
that when a queen bee leaves the hive she goes with a large swarm of attendant
workers, who help her to start a new colony. These workers are lost to the
parent hive, and the cost of making them must be reckoned as part of the cost of
reproduction:
홍영남 &
이상임(302~303쪽): 그는 분봉分蜂 시에 여왕벌이 일벌의 큰 무리를
동반하고 집을 떠나며, 이 일벌들이 여왕이 새 집을 짓기 시작하는 것을 도와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 일벌은 부모 집을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일벌들을 만들어 내는 비용은 번식 대가의
일부로서 계산되어야만 한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분봉”은 “여왕벌이 산란하여 새
여왕벌을 만들었을 때, 새 여왕벌을 일벌의 일부와 함께 딴 집이나 통으로 갈라 옮기는 것”을 뜻한다. 원문에는 그냥 여왕이 벌집을 떠난다고만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분봉”이라는 단어를 쓸 필요가 없었다.
“hive(벌집)”와 “colony(군락)”를 구분해서 번역하는 것이 좋은데 모두 “집”으로
번역했다. “colony” 같은 용어를 그대로 살려서 더
정확히 번역하면 어디 덧나나?
원문에 “cost”가 두 번 나온다. 그런데 “비용”과 “대가”로 다르게 번역했다. 경제학과 진화생물학에서 “cost”는 매우 중요한 용어다. 왜 이런 용어를 오락가락
번역하나? 서로 구분해서 번역해야 할 때는 쓸데없이 용어를 통일하고,
통일해서 번역해야 할 때는 쓸데없이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Dawkins(179쪽): So this was not a
serious difficulty for the theory after all.
홍영남 &
이상임(303쪽): 결국 이 일례도 앞에서 설명한 이론만큼 그렇게 심각한
난제는 아닌 셈이다.
오역
15: 그
이론에 심각한 어려움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앞에서 설명한 이론만큼 그렇게”라는 오역이 도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상상이 안 된다. 도대체 이 문장의 어떤 부분을 잘못 해석했길래 이런 번역이
나오는 걸까?
Dawkins(179쪽): All each one of
them ‘cares’ about is her own genes. A worker might have ‘liked’ to have
chaperoned her own mother, ...
홍영남 &
이상임(303쪽): 동일한 계급으로서의 일벌들 사이에 노동조합 정신 같은
것은 없다. 각각의 개체는 자기의 유전자만 신경 쓸 뿐이다.
일꾼은 가능하다면 자기 어미의 결혼 비행에 따라붙으려고 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도킨스는 의인화를 할 때는 따옴표를 묶었다. 여기서도
그렇다. 그런데 번역문에서는 따옴표가 사라졌다.
Dawkins(180쪽): Their nests
consist of huge spreading underground complexes of passages and galleries going
down to a depth of ten feet or more, made by the excavation of as much as 40
tons of soil.
홍영남 &
이상임(304쪽): 이들의 집은 지하로 뻗어 내린 통로와 기다란 방의
거대한 복합체로, 깊이는 3미터 또는 그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이 집을 짓기 위해 파내는 흙의 양은 무려 40톤이나 된다.
“spreading”을 “지하로 뻗어 내린”으로 번역한 듯하다. 또는 “spreading”을 아예 번역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spreading”은 사방으로 퍼졌다는 뜻으로 보인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수백 제곱미터에 이르는 면적을 차지하기도
한다.
Nests are built in
well-drained, sandy or loamy soil, and may reach a depth of 6 m (20 ft), have
1000 entrance holes, and occupy 420 m (4,500 sq
ft).
https://en.wikipedia.org/wiki/Texas_leafcutter_ant
Dawkins(180쪽): They pump the sap
up out of the plants’ veins more efficiently than they subsequently digest it.
The result is that they excrete a liquid that has had only some of its
nutritious value extracted. Droplets of sugar-rich ‘honeydew’ pass out of the
back end at a great rate, in some cases more than the insect’s own body-weight
every hour.
홍영남 &
이상임(305쪽): 이들은 소화시킬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즙을 빨아
낸다. 또한 영양가를 조금만 흡수하고 나머지 액체는 분비한다.
당분을 많이 포함한 ‘단물’이 꽁지에서 계속
만들어지는데, 자기 체중보다 많은 양의 단물을 매시간 분비할 때도 있다.
“plants’
veins(식물의
잎맥)”을 번역하지 않았다. 의미만 대충 통하면 된다는
건가? 생물학 책에서 왜 이런 단어를 빼 먹나?
나라면 “efficiently(효율적으로)”를 있는 그대로 번역한다. “더 많은”으로 다르게 번역해서 얻을 것이 무엇인가?
“The
result”는 인과관계를
함의한다. 그런데도 그냥 “또한”으로 번역했다.
“excrete”를 “분비”로 번역했는데 “배설”이 더 정확하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분비”는 “샘세포의 작용에 의하여 만든 액즙을 배출관으로 보내는 일”을 뜻한다.
“at a great
rate”를 “계속”으로 번역했다. “매우 빠른 속도”라는 의미가 사라졌다.
“pass out
of”은 배출된다는 말인데
“만들어지는데”로 번역했다. 엄밀히 따지면 틀린
말이다. 꽁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구절은 홍영남 & 이상임이 얼마나 성의 없이 번역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명백한 오역도 큰 문제지만 이런 식의 무성의도 큰 문제다.
Dawkins(181쪽): Ant genes for
cultivating and protecting aphids a have been favoured
in ant gene-pools. Aphid genes for cooperating with the ants have been favoured in aphid gene-pools.
홍영남 &
이상임(306쪽): 따라서 진딧물을 사육하고 돌보는 유전자는 개미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됐고, 개미와 협력하는 유전자는 진딧물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되었을
것이다.
“protecting”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는”으로 번역하면 될 것을 굳이 “돌보는”으로 약간 다르게
번역했다.
Dawkins(182쪽): Recently it has
been plausibly argued that mitochondria are, in origin, symbiotic bacteria who
joined forces with our type of cell very early in
evolution.
홍영남 &
이상임(306쪽): 이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이 진화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우리의 유사 세포와 힘을 합친 공생 박테리아일 것이라는 논의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사 세포”는 “prokaryotic cell”을 뜻하는 듯하다. “prokaryotic
cell”을 “유사 세포”로 부르기도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인터넷을 잠깐 뒤져봤는데 그런 용례를 찾지는 못했다.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라는 번역문을
보면, 이전에 그런 주장이 제기되었는데 최근에 설득력을 얻었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원문을 보면, 그런 그럴 듯한 주장이 최근에 제시되었다는
말이다.
***********************************
<협력의 진화>
Dawkins(183쪽): Suppose a species
of bird is parasitized by a particularly nasty kind of tick which carries a
dangerous disease.
홍영남 &
이상임(308쪽): 어떤 종류의 새에게 해로운 병을 옮기는 매우 더러운
진드기가 기생한다고 가정하자.
“nasty”를 “더러운”으로 번역했다. 문맥을 볼 때,
“nasty”는 더럽다는 말이 아니라 위험한 질병을 옮기기 때문에 끔찍하다는 말이다.
Dawkins(183쪽): Anybody with
conscious foresight can see that it is sensible to enter into mutual
back-scratching arrangements. But we have learnt to beware of what seems
intuitively sensible.
홍영남 &
이상임(309쪽): 선견지명을 가진 자라면 서로 상대의 등을 긁어 주는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현명한 해결책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조심하라’고 배웠다.
“conscious”를 번역하지 않았다.
의식적 해결책과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된 해결책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단어를 빼 먹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역
16: “sensible”을 “느낄 수 있는”으로 번역했다. 첫 번째 문장에서는 “현명한”으로 제대로 번역해 놓고 두 번째 문장에서는 엉뚱하게 번역한 것이다.
“what seems intuitively sensible”는 “직관적으로 합당해 보이는
것”을 뜻한다. “느낄 수 있는”이라는 뜻으로 썼다면 “seems”가 삽입된 것이 아주 이상하다.
Dawkins(183쪽): His reference to
the ‘Prisoner’s Dilemma’—a favourite puzzle in game theory—shows that he was already thinking along the same
lines.
홍영남 &
이상임(309쪽): 트리버스는 ‘죄수의
딜레마’—게임 이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수께끼—에 대해 언급하는데,
미루어 짐작건대 그는 이미 메이너드
스미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shows”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언급한 것으로
보아”로 번역하는 것이 좋다.
나는 “prisoner’s dilemma”를 “죄수의 딜레마”보다는 “용의자의 딜레마” 또는 “피의자의
딜레마”로 번역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prisoner's
dilemma의 번역어 : 죄수의 딜레마 vs.
용의자의 딜레마
http://cafe.daum.net/Psychoanalyse/NHFl/39
Dawkins(184쪽): When the
proportion of cheats reaches 90 per cent, the average pay-off for all
individuals will be very low: many of both types may by now be dying of the
infection carries by the ticks.
홍영남 &
이상임(311쪽): 사기꾼의 비율이
90퍼센트까지 달하면, 진드기가 옮기는 병 때문에 어느 쪽이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므로
개체군 내 모든 개체의 평균 이득은 매우 낮다.
오역
17: “many”를 번역하지 않았다.
단어 하나 빼 먹었다고 오역으로 분류하다니 지나친 것이 아니냐고 항의할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서 “many”는 매우 중요한 단어다.
모두가 봉(Sucker)인 개체군에서 서로 진드기를 떼어 준다고 해서 죽는 개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진드기를 떼어 주기 전 짧은 시간 동안 진드기가 병을 옮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기꾼(Cheat)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진드기를 떼어줄 이웃이
줄어든다. 그러면 진드기가 옮기는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많이(many) 죽을 것이다.
Dawkins(185쪽): In a population
of grudgers and suckers it is impossible to tell which is which. Both types
behave altruistically towards everybody else, and both earn an equal and high
average pay-off.
홍영남 &
이상임(311쪽): 원한자와 봉으로 구성된 개체군에서 이 둘을 구별하기는
불가능하다. 둘 모두 다른 개체에게 이타적으로 행하고,
평균 이득이 동등하게 높기 때문이다.
“everybody
else”를 그냥 “다른 개체에게”로 번역했는데 “다른 모든 개체에게”가 더 정확한 번역이다.
“다른 개체에게 이타적으로 행하고”라고 번역하면 “대체로 이타적으로 행한다” 또는 “일부 다른 개체에게 이타적으로 행한다”라는
뜻이라고 독자가 생각할 수도 있다.
“equal and
high”를 “동등하게
높기”로 번역했다. “equal”이 “high”를 수식하는 것이 아니라 둘을 나열한 것이다. “동등하게
높기”라는 번역 때문에 독자가 오해할 수 있다. 건물의 예를 들어 보겠다. 10m 이하라면 낮은 건물이고 20m 이상이라면 높은 건물이라고
하자. 두 건물 A, B가 모두 25m라면 A, B는 “equal”하면서도 “high”하다.
두 건물 C, D가 모두 5m라면 <“equal”하면서도 “high”하다>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동등하게 높다”라고 말할 수는
있다. 높이가 동등하기 때문이다.
Dawkins(185쪽): I have told the
story of these strategies as though it were intuitively obvious what would
happen. In fact it is not all that obvious, and I did take the precaution of
simulating it on a computer to check that intuition was
right.
홍영남 &
이상임(312쪽): 이상 세 가지 전략에 관해서 나는 마치 무엇이
일어날지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적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자명한 것은 아니어서, 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직관이 옳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역
18: 두
문장에 등장하는 “obvious”는 모두 “뻔하다”,
“자명하다”라는 뜻으로 썼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자명한”으로 제대로 번역했는데 첫 번째 문장에서는 “알고”로 이상하게
번역했다. 직관적으로 자명한 것은 (관련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춘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뻔한 것이다. 반면
“직관적으로 알고”는 도킨스 자신이 알고 있다는 말이다.
“take the
precaution”를 번역하지 않았다. 나라면 “신중을 기하기 위해”라는 식으로
번역한다.
Dawkins(186쪽): After the last
sucker has gone and the cheats can no longer get away with selfish exploitation
so easily, the grudgers slowly begin to increase at the cheats’ expense.
Steadily their population rise gathers momentum.
홍영남 &
이상임(313쪽): 최후의 봉이 죽고 사기꾼이 남을 이기적으로 착취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번에는 사기꾼이 줄어드는 대신 원한자가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한다. 원한자의 증가는 꾸준히 여세를 몰아간다.
오역
19: “so easily”를 빼 먹었다.
311쪽의 “many”처럼 빼 먹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말이다. 봉은 쉽게 착취할 수 있다. 반면
원한자(Grudger)를 쉽게 착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한자도 사기꾼에게 착취를
당한다. 왜냐하면 원한자는 처음 보는 개체에게 항상
친절을 베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기꾼이 남을 이기적으로 착취하지 못하게 되면서”는 틀린
말이다. 봉을 착취할 때처럼 그렇게 쉽게(so easily)
착취할 수는 없게 되었다는 말이다.
홍영남 &
이상임은 단어를 빼 먹고 번역하는 습관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덜 엄밀한
번역”이라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끝나지만, 이런 사례처럼 “심각한 오류”로 이어지기도 한다.
Dawkins(186쪽): However, slowly
and inexorably the cheats are driven out of existence, and the grudgers are left
in sole possession.
홍영남 &
이상임(313쪽): 그러나 사기꾼은 서서히 그리고 냉혹하게 말살되어 결국
원한자만이 개체군에 남는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inexorably”의 뜻으로 “냉혹하게”, “가차없이”가
나온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냉혹성이 아니라 필연성을 뜻한다.
Dawkins(187쪽): One might expect
that a large fish would craftily wait until he had been thoroughly cleaned, and
then gobble up the cleaner.
홍영남 &
이상임(313쪽): 어떤 사람들은 대형 어류가 청소가 끝날 때까지 점잖게
기다렸다가 청소어를 덥석 삼키리라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craftily”를 있는 그대로 “교활하게”로 번역하면 될 것을 굳이 “점잖게”로 다르게
번역했다.
Dawkins(187~188쪽): Trivers goes so far as to suggest that many of our
psychological characteristics—envy,
guilt, gratitude, sympathy etc.—have been shaped by natural selection for
improved ability to cheat, to detect cheats, and to avoid being thought to be a
cheat.
홍영남 &
이상임(315쪽): 트리버스는 우리의 심리적 특징(질투, 죄책감, 감사하는
마음, 동정 등)이 좀 더 사기를 잘 치거나, 사기꾼을 잘 알아차리거나, 남이 자기를 사기꾼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좀 더 잘 처신하는 능력에 대한 자연 선택에 의해 형성됐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나는 “jealousy(남이 자기 것을 빼앗으려 할 때 느끼는 감정)”를
“질투”로, “envy(남의 것이 나의 것보다 좋을 때
느끼는 감정)”를 “시기”로 구분해서 번역한다.
Dawkins(188쪽): Of particular
interest are ‘subtle cheats’ who appear to be reciprocating, but who
consistently pay back slightly less than they receive.
홍영남 &
이상임(315쪽): 특히 흥미로운 것은 ‘교활한 사기꾼’이란 존재다.
언뜻 보기에는 이들이 보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받은 것보다 조금 부족하게
갚는다.
여기에서
“subtle”은 “미묘한”, “감지하기 힘든”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교활한”은 부정확한 번역이다.
“consistently”를 번역하지 않았다. 받은 것보다 조금 부족하게 갚는 일이 어쩌다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그런 식이라는 말이다.
Dawkins(188쪽): Tempting as it
is, I am no better at such speculation than the next man, and I leave the reader
to entertain himself.
홍영남 &
이상임(315쪽): 계속하고 싶지만 이 같은 추측은 어느 누구도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으므로 이후는 독자에게 맡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