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심리학 핸드북 1 : 기초 진화심리학 핸드북 1
데이비드 M. 버스 지음, 김한영 옮김 / 아카넷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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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afe.naver.com/evopsy2014/3423

 

<<< 자세한 번역 비판을 보시려면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


「1장.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기초」는 117쪽 분량인데 그 중에 11쪽을 확인해 보았다(한국어판 기준, 참고문헌 제외). 여기에서는 오역 7개만 소개했다. 실수로 구절을 빼 먹거나, “진화생물학”을 “진화심리학”으로 잘못 번역한 것 등 오역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개 더 있지만 소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역은 더 많다. 오역이 11쪽에 7개라 하더라도 117쪽이면 70~80개 정도는 된다는 얘기다. 이 정도면 “개판 번역”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


「1장.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기초」를 한국어판으로만 읽은 독자라면 진화심리학을 이론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투비 & 코스미디스가 알쏭달쏭하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를 너무 많이 한다는 인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순전히 번역자 김한영 덕분이다. 그들이 문장을 길고 복잡하게 쓰며 친절함과는 거리가 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진화생물학, 인지심리학, 진화심리학을 충분히 익혔으며 길고 복잡한 영어 문장을 해독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그들의 글이 상당히 명료하며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김한영이 명백한 오역도 많이 범했지만, 뉘앙스를 엉망으로 전달해서 글쓴이의 의도가 무엇인지 한국어판만 읽고는 알아내기가 너무나 힘든 번역문도 많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오역이 있는 번역문만 살펴보았다.


「1장.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기초」만 떼어내서 내가 다시 번역해서 단행본으로 내는 것이 소망이다. 「1장.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기초」의 한국어판 판권을 소유한 출판사 <아카넷>이 투비 & 코스미디스와 한국 독자들을 어여삐 여겨서 나에게 재번역할 기회를 허락해 주었으면 한다. 이렇게 어려운 글은 번역을 정확히 할 줄 알며 진화심리학 전문가이도 한 이덕하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오역 속에 파묻히기에는 「1장.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기초」는 진화심리학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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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4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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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남의 번역은 개판이었다. 나는 번역을 비판해서 인터넷에 올렸다.

 

『이기적 유전자(홍영남 옮김)』 번역 비판 - 6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2Xi/25

 

나의 번역 비판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상임이 참여한 전면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나는 이전보다는 번역이 훨씬 개선되었기 때문에 한국어판으로 읽겠다면 반드시 전면개정판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적 유전자』의 개정판 번역에 대해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2Xi/45

 

 

 

TV에서 『이기적 유전자』 다룬 것을 시청한 것이 계기가 되어 전면개정판의 번역도 검토하기로 했다.

 

127.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이기적 유전자』편 관람기

https://cafe.naver.com/evopsy2014/3082

 

128.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설민석의 엉터리 강의

https://cafe.naver.com/evopsy2014/3083

 

 

 

전면개정판의 10장의 본문만 살펴보았다. 정밀하게 검토해 보니 이전에 내가 대충 살펴보고 짐작했던 것보다 문제가 훨씬 더 많았다.

 

The Selfish Gene, Richard Dawkins, 30th anniversary edition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 이상임 옮김, 을유문화사, 2010, 전면개정판 2

 

이전 판에 대해, 나는 27쪽에서 오역이 33개라고 썼다. 전면개정판은 어떤가? 32쪽에 오역이 19개다. 이 숫자만 보면 이전 판과 전면개정판 사이에 대단한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역의 기준이 다르다. 만약 전면개정판에서 적용한 오역의 기준을 이전 판에 적용했다면 33보다는 훨씬 더 큰 숫자가 나왔을 것이다. 오역의 깊이(?)도 달라서 이전 판의 오역이 대체로 훨씬 심오(?)하다. 즉 이전 판의 오역이 훨씬 황당하다.

 

전면개정판의 번역이 이전 판보다 훨씬 낫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이전 판에서 빼 먹은 후주(보주)가 번역되었다. 한국어판으로 읽겠다면 반드시 전면개정판을 사야 한다.

 

 

 

전면개정판의 본문과 후주를 합치면 500쪽 정도 되니까, 전체적으로 오역이 300개쯤 된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내가 적용한 오역의 기준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여기에서 오역으로 분류한 번역문에 무시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는 점까지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일일이 다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단어를 빼 먹고 번역할 때가 많았다. 나는 모든 단어를 항상 살려서 번역해야 한다고 보는 “순수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합당한 이유 없이 단어를 마구 빼 먹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합당한 이유 없어 보이는데 의미가 상당히 다르게 번역한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영어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원서로 보아야 한다. 원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오역한 경우가 상당히 많고 성의 없이 번역한 경우는 그보다 훨씬 많다.

 

 

 

한국 번역계의 수준을 고려해 볼 때 다음과 같은 정도는 되어야 “개판”이라는 영예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할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역대급 개판으로 번역된 조던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오역 20

https://cafe.naver.com/evopsy2014/3077

 

하지만 양호한 번역서에 대한 이덕하의 기준을 들이댄다면 『이기적 유전자』 전면개정판의 번역도 충분히 개판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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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형성이 주는 이익>

 

Dawkins(166): There are striking aspects of animal interactions which do not seem to be obviously covered by any these headings.

 

홍영남 & 이상임(285): 그러나 동물의 상호 관계 중에서 이들 표제에는 포함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오역 1: “obviously”는 “covered 수식한다. 그런데 번역문을 보면 “분명히”가 “포함되지”가 아니라 “있다” 수식하고 있다. “이들 표제들 중 어디에도 명백히 포함되지는 않는”이 더 정확한 번역이다. 나는 원문의 수식 관계를 항상 그대로 살려서 번역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서 수식 관계를 바꿔서 얻는 것은 없어 보인다. 의미만 바뀌었을 뿐이다.

 

“striking”을 번역하지 않았다.

 

“seem”을 번역하지 않았다. 조심스러운 표현까지 살려서 번역하는 것이 좋다.

 

 

 

Dawkins(166): Finally in this rather miscellaneous chapter, I shall mention the important idea of reciprocal altruism, the principle of ‘You scratch my back, I’ll scratch yours’.

 

홍영남 & 이상임(285): 이 장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호혜적 이타주의라는 중요한 개념, 내 등을 긁어 줘, 나는 네 등을 긁어 줄게라는 원리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다.

 

“altruism”을 “이타주의” 번역했는데 나는 “이타성으로 번역한다. “주의”라고 하면 사상, 이데올로기, 주관 등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in this rather miscellaneous”를 번역하지 않았다.

 

 

 

Dawkins(166~167): A fish who swims obliquely behind another fish may gain a hydrodynamic advantage from the turbulence produced by the fish in front. This could be partly why fish school. A related trick concerned with air turbulence is known to racing cyclists, and it may account for the V-formation of flying birds.

 

홍영남 & 이상임(285): 다른 개체의 뒤에서 비스듬히 헤엄치는 물고기는 앞의 개체가 만든 물결 덕분에 유체역학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이것이 물고기가 떼 지어 헤엄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경륜 선수도 이와 유사하게 공기의 파동을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새가 V자형의 편대로 비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지 모른다.

 

오역 2: turbulence(난류, 亂流) “물결” 번역했다가 “파동”으로 번역했다. 이 책은 동화책이 아니라 과학책이다. “난류”가 왜 “물결”이 되나? 그리고 “물결” 번역했다가 “파동”으로 바꿔서 번역한 것은 뭔가?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 문학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았나?

 

물론 독자가 문맥을 보고 난류라는 점을 눈치챌 수는 있다. 하지만 훌륭한 번역가라면 이런 번역 때문에 “도킨스가 과학 지식이 부족해서 난류 두고 물결’, ‘파동이라고 이야기한다”라고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다는 점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런 식의 번역 때문에 저자가 욕 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오역 3: 여기에서 “known to”는 난류를 이용하는 법이 경륜 선수에게 알려져 있다는 말인데, 경륜 선수가 난류를 이용한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는 뜻으로 번역했다. 대세에는 지장이 없으니 오역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미를 다르게 번역해서 얻는 것이 없을 때는 그냥 원문을 오독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1억 원짜리 보석을 훔쳐도 절도지만 1천 원짜리 과자를 훔쳐도 절도다.

 

 

 

Dawkins(167): Once again we start with a simple ‘model’ which, though abstract, helps us to understand the real word. Suppose a species of animal is hunted by a predator that always tends to attack the nearest prey individual.

 

홍영남 & 이상임(286): 다시 한 번 단순한 모델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 보자. 이것은 확실히 추상적이지만 현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피식자 종이 가장 가까이 있는 개체를 공격하는 성향이 있는 포식자에게 쫓기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확실히”는 원문에 없는 말이다. 이런 말을 왜 덧붙이는지 모르겠다.

 

원문에 있는 “always”를 번역하지 않았다. 없는 말은 덧붙이고 있는 말은 빼 먹은 것이다.

 

 

 

Dawkins(168): This will quickly lead to the formation of aggregations which will become ever more densely bunched.

 

홍영남 & 이상임(287): 그 결과 무리가 형성되고 점점 밀집화될 것이다.

 

“quickly”를 빼 먹었다. 앞으로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식으로 빼 먹고 번역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대세에 지장만 없으면 상관 없다는 건가?

 

 

 

Dawkins(168): The physical characteristics of the calls seem to be ideally shaped to be difficult to locate.

 

홍영남 & 이상임(288): 경계음은 발신 지점을 알아차리기 힘들게 하는 물리적인 특성을 이상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seem”을 빼 먹고 번역했다. 원문을 보면 조심스러운 표현이다. 반면 번역문은 단정적이다. 과학에서는 이런 차이가 매우 중요하다. 과학자가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믿고 단정적으로 표현하는 것과 아직 불분명한 점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보고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차이다. 왜 이런 차이를 살리지 않고 번역하나?

 

 

 

Dawkins(169): As a result, we now have so many good explanations that it is hard to remember what all the fuss was about.

 

홍영남 & 이상임(288): 덕분에 지금은 훌륭한 설명이 산더미처럼 쌓여 그 설명들을 일일이 기억해 내는 것이 어려울 정도다.

 

오역 4: what all the fuss was about”는 “왜 그렇게 난리를 쳤는지”라는 뜻이다. 왜 그렇게 난리를 쳤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훌륭한 설명들이 많이 쌓였다는 말인데 “그 설명들을 일일이 기억해 내는 것이 어려울 정도”라고 엉뚱하게 번역했다.

 

 

 

Dawkins(169): Obviously, if there as a chance that the flock contains some close relatives, a gene for giving an alarm call can prosper in the gene pool because it has a good chance of being in the bodies of some of the individuals saved.

 

홍영남 & 이상임(288): 우선 분명한 것은 무리가 혈연자를 포함할 경우, 경계음을 내도록 하는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서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경계음에 의해 구조되는 개체들 중 몇몇의 체내에 이 유전자가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lose relatives(가까운 혈연자) 그냥 “혈연자”라고 번역했다. “가까운”을 빼 먹은 것이다. 엄밀히 말해 인간과 굼벵이도 혈연자다. 촌수가 아주 멀 뿐이다. 따라서 원문이 번역문보다 더 정확하다. 물론 우리가 혈연자(친족)이라는 말을 통상적으로 “가까운 혈연자”라는 의미로 쓰기 때문에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

 

원문에 있는 첫 번째 “chance”를 번역하지 않았다. 또는, 혈연자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번역해야 하는데 “chance”를 엉뚱한 곳에 덧붙여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번역했다.

 

이건 좀 더 심각하다. 진화에서 중요한 것은 확률이다. 예컨대, 부성애의 진화를 살펴보자. 만약 아내의 유전적 자식이 남편의 유전적 자식일 확률이 어느 정도 이상 높다면 부성애는 진화할 수 있다. 아내의 유전적 자식이 항상 남편의 유전적 자식일 필요는 없다. 여기에서 소개한 사례에서도 마찬가지다. 무리 내에 경계음을 내는 개체의 가까운 친족이 있을 확률이 어느 정도 이상이라면, 친족선택에 의해 경계음이 진화할 수 있다. chance”를 빼 먹고 번역했기 때문에, 독자는 가까운 친족에 확실히 있을 때만 친족선택에 의해 경계음이 진화할 수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

 

 

 

Dawkins(169): Trivers reels off five good ideas, but I find the following two of my own rather more convincing.

 

홍영남 & 이상임(288): 트리버스는 이에 대해 다섯 가지 아이디어를 풀어내고 있으나, 나는 다음의 두 이론이 오히려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오역 5: my own”을 번역하지 않았다. “두 이론”이 “나(도킨스)”의 아이디어임을 드러내는 말인데 빼 먹은 것이다. 어떤 가설이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과학계에서 겁나게 중요하게 여겨진다.

 

 

 

Dawkins(169): But this would do him little good, because his companions are still walking around conspicuously and noisily.

 

홍영남 & 이상임(289): 그러나 그렇게 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그의 동료들이 주위에서 제멋대로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나라면 “still(여전히)”도 번역한다.

 

나라면 “walking around”을 “돌아다니기”가 아니라 “걸어 다니기” 번역할 것이다. 새가 돌아다니는 것은 날아다니는 것도 포함할 수 있다. 다른 면에서 희생할 것이 없다면 되도록 정확히 번역하는 것이 번역의 원칙이다.

 

“conspicuously and noisily”를 “제멋대로”라고 얼버무려서 번역했다. “conspicuously”는 주변에 있는 매에게 시각적 정보를 주고 “noisily”는 청각적 정보를 준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데 대충 번역한 것이다. “눈에 띄고 시끄럽게”라고 훨씬 더 정확히 번역하면 어디 덧나나?

 

왜 이렇게 성의 없이 번역하나? 이런 번역이 번역자의 시간을 절약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에게 무슨 이득이 되나?

 

 

 

Dawkins(169): What is he to do?

 

홍영남 & 이상임(289): 그는 어떻게 행동할까?

 

오역 6: “어떻게 행동할까” 아니라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어떻게 행동해야 유전자 복제에 도움이 될까)”이다. 290쪽에서는 “what is observant bird to do”를 “... 어떻게 해야 할까” 제대로 번역했다.

 

 

 

Dawkins(170): Perhaps he should just carry on as if nothing had happened and rely on the protection afforded by his membership of the flock.

 

홍영남 & 이상임(290):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평소대로 행동하며 무리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주는 일말의 안도감에 의존할 수도 있다.

 

오역 7: 도대체 “일말의 안도감”을 왜 삽입했는지 모르겠다. 무리에 속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객관적 사실이다. 개체가 느끼는 안도감을 언급하면, 땅 속에 머리를 파 묻고는 안전하다고 느끼는 이야기 속의 타조처럼 객관적으로는 안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관적으로는 안전하다고 착각한다는 말로 해석되기 쉽다.

 

 

 

Dawkins(170): What of the stotting Thomson’s gazelle, which I mentioned in Chapter I, and whose apparently suicidal altruism moved Ardrey to state categorically that it could be explained only by group selection?

 

홍영남 & 이상임(291): 1장에서 언급한 톰슨가젤의 높이뛰기 위장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아드리는 그 행위가 명백히 이타적 자살 행위이기 때문에 집단 선택설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오역 8: stotting “높이뛰기 위장”이라고 번역했다. “위장”이라는 말이 왜 들어가 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번역자가 “위장(僞裝)”이라는 뜻으로 쓴 듯한데 남들의 눈에 확 띄게 높이 뛰어오르는 것이 어떻게 위장일 수가 있나? 국어사전에 따르면 위장은 “본래의 정체나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거짓으로 꾸밈”이다.

 

“apparently”를 “명백히” 번역했다. 이것도 오역이다. 여기에서는 “~처럼 보이는”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뜀뛰기(stotting, 높이뛰기)가 이타적 행위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거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아드리가 그런 식으로 잘못 생각했다는 말이다.

 

“이타적 자살 행위”보다는 “자살적 이타 행위”가 더 적절한 번역이다.

 

 

 

Dawkins(171): In less anthropomorphic terms, genes for jumping high and ostentatiously are unlikely to be eaten by predators because predators tend to choose prey who looks easy to catch.

 

홍영남 & 이상임(291): 의인화되지 않은 용어로 표현하면, 포식자는 쉽게 잡힐 만한 먹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허세 부리는 높이뛰기를 가능케 하는 유전자는 포식자에게 쉽게 먹히지 않을 것이다.

 

오역 9: 영어사전에서 “ostentatiously”를 찾아보면 “허세를 부리면서과시적으로이라는 뜻이 나온다. 그래서 “허세 부리는 높이뛰기” 번역한 듯하다. 하지만 사전에 나온다고 무작정 그대로 번역하면 안 된다. 신호의 진화에서 허세(bluff)와 정직한 신호(honest signal)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서 높이뛰기가 정직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사전에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허세”라는 단어를 동원해서 번역하면 안 된다.

 

“In less anthropomorphic terms”를 “의인화되지 않은 용어로 표현하면”으로 번역했는데 덜 의인화되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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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곤충>

 

Dawkins(171): Food is shared to such an extent that one may speak of a communal stomach.

 

홍영남 & 이상임(292): 먹이는 개체들 사이에 공유되기 때문에 공동체의 위胃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to such an extent”를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다. “공동체의 위”에 대해 이야기한 이유는 단지 먹이가 공유되기 때문이 아니라 공유되는 정도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먹이가 많이 공유된다”와 같이 번역해야 “to such an extent”를 살릴 수 있다.

 

 

 

Dawkins(172): In the more advanced societies, the reproductives never work at anything except procreation, but at this one task they are extremely good.

 

홍영남 & 이상임(293): 좀 더 고도로 발달된 사회에서는 번식 개체가 자식 생산 이외의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

 

오역 10: but at this one task they are extremely good”를 번역하지 않았다.

 

 

 

Dawkins(173): If such a monstrous queen ever has to move from the royal cell she rides in state on the backs of squadrons of toiling workers.

 

홍영남 & 이상임(294): 이 거대한 여왕이 왕실에서 나오기라도 할라치면 고되게 일하는 일개미 떼에 그 상태 그대로 얹혀 옮겨진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in state”에는 “위엄을 갖추고, 당당하게, 정식으로, 정장하여라는 뜻이 있다. 도킨스가 여기에서는 약간 문학적인 표현을 쓴 것 같다. 어쨌든 “그 상태 그대로”는 정확한 번역이 아니다.

 

 

 

Dawkins(174): She made one mating flight when young and stored up the sperms for the rest of her long lifeten years or even longer.

 

홍영남 & 이상임(295): 여왕은 젊어서 결혼 비행을 한 번 하고, 그때 10년 또는 그 이상의 여생 동안 쓸 정자를 저장한다.

 

결혼과 짝짓기의 뜻은 엄연히 다르다. 여왕이 수컷에게 정자만 얻고 헤어지는 것을 두고 결혼이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 그럼에도 “nuptial flight(결혼 비행)”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

 

어쨌든 여기에서 도킨스는mating flight”이라는 표현을 썼다. 나라면 이런 경우에 “짝짓기 비행”으로 번역한다. 어쩌면 도킨스도 나처럼 이런 것을 결혼이라고 부르는 것에 반감을 느껴서 “nuptial flight”이라는 표현을 꺼렸는지도 모른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원문에 더 충실하게 번역해서 손해 볼 것은 없어 보인다.

 

 

 

Dawkins(175): Full sisters not only share the same father:

 

홍영남 & 이상임(297): 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하는 자매는 단순히 아버지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full sibling(양쪽 부모 공유)”, “half sibling(배 다른 형제나 씨 다른 형제)”, “full sister”에 꼭 맞게 대응하는 한국어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나는 “full sibling”을 “완전 형제” 또는 “완전 동기(同氣)half sibling”을 “절반 형제” 또는 “절반 동기” 번역한다. “full sisters”는 “완전 자매”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full sibling”을 “완전 형제” 번역하면 “full brothers”를 번역할 때 재앙이 닥친다. 반면 “full sibling”을 “완전 동기” 번역하면 거의 쓰이지 않는 “동기”라는 말 때문에 어색해진다.

 

이런 고충이 있기 때문에 “full sisters”를 “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하는 자매” 번역한 것을 두고 비난하기는 힘들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번역하면 혼란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 “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하는 자매”는 “배 다른 자매” 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몇 문장 뒤에서는 “full sisters”를 “같은 부모로부터 유래하는 친자매” 더 정확히 번역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일관성 있게 번역하는 것이 좋다.

 

 

 

Dawkins(175): It follows that a hymenopteran female is more closely related to her full sisters than she is to her offspring of either sex.

 

홍영남 & 이상임(297): 이에 따르면 벌목 곤충의 암놈은 자신의 친자매가 자기 자식보다 더 근연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여기에서는 “full sisters 그냥 “친자매” 번역했다. 위에서는 “같은 아버지에게서 유래하는 자매” 번역했다가 “같은 부모로부터 유래하는 친자매” 번역했다. 이렇게 일관성 없게 번역하면 혼란이 생기기 쉽다.

 

“offspring of either sex”를 그냥 “자식”으로 번역했다. 원문을 보면, 암컷과 완전 자매(full sister) 사이의 근연도가 암컷과 아들 사이의 근연도보다도 높고 암컷과 딸 사이의 근연도보다도 높다는 말이다. 자식의 성별까지 명시적으로 제시했는데 성별을 빼 먹고 번역한 것이다.

 

 

 

Dawkins(176): This means there is a conflict of interests down on the farm. The queen is ‘trying’ to invest equally in males and females. The workers are trying to shift the ratio of reproductives in the direction of three females to every one male.

 

홍영남 & 이상임(299): 이는 일꾼의 사육 농장 내에 이해 대립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왕은 암수에게 동등한 투자를 행하려고 한다. 일꾼은 성비를 암컷 3에 수컷1의 방향으로 치우치게 하려고 한다.

 

오역 11: “farm”을 “일꾼의 사육 농장”으로 번역했다. 원문에 있지도 않은 “일꾼의 사육”을 삽입한 것이다. 이것이 왜 오역인가? This means there is a conflict of interests down on the farm”에서는 누가 농장의 “주인”인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런데 “일꾼의 사육 농장”이라고 하면 287쪽의 “일꾼이 자매 생산 기계로서 어미를 사육하는 데 성공적이라면”이라는 표현과 연결 지을 수밖에 없다. 즉 농장의 주인이 일꾼이라는 말이 된다.

 

의인화에 주의하라는 의미에서 “trying”을 작은따옴표로 묶었는데 이것을 살리지 않았다.

 

 

 

Dawkins(177): This is a matter that can be put to the test and that is what Trivers and Hare did, using a large number of species of ants.

 

홍영남 & 이상임(299): 이것은 시험이 가능한 문제이고, 실제로 트리버스와 헤어는 많은 종류의 개미를 가지고 이를 시험했다.

 

“species”는 생물학 용어로 “종”으로 번역된다. 그런데 “종류” 번역했다. 여기 말고도 “species” “종류” 번역하거나 아예 빼 먹는 경우가 더 있었다.

 

 

 

Dawkins(177): They found a rather convincingly close fit to the 3:1 female to male ratio predicted by the theory that the workers are running the show for their own benefit.

 

홍영남 & 이상임(300): 이들은 실제 암수 비율이 일개미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이론으로부터 예측할 수 있는 31에 근접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convincingly”를 번역하지 않았다. 예측과 관찰이 매우 근접하여 예측을 내 놓은 이론에 설득력이 있다는 말이다.

 

 

 

Dawkins(177): Trivers and Hare realized that there was just such a circumstance which could be used as a critical test of the theory.

 

홍영남 & 이상임(300): 트리버스와 헤어는 그들의 이론을 검증해 줄 안성맞춤인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나라면 “critical test” “결정적 검증”으로 번역한다. 결정적 검증은 어떤 이론에 대한 매우 설득력 있는 검증을 말한다. 단어의 뜻 자체만 보면, 한 번의 실험이나 관찰로 논란을 끝장낸다는 말이다. 상대성 이론에 대한 일식 관찰이 대표적이다.

 

 

 

Dawkins(177): True warfare in which large rival armies fight to the death is known only in man and in social insects.

 

홍영남 & 이상임(300):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진정한 의미의 전쟁은 인간과 사회성 곤충에서만 볼 수 있다.

 

오역 12: large rival armies 번역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도킨스는 “true warfare(진정한 전쟁) 정의할 때 대규모 군대간 싸움이라는 조건을 걸었다. 그런데 그것이 번역문에서는 사라졌다.

 

 

 

Dawkins(177): The slavers mount an attack on a nest of ants belonging to a different species, attempt to kill the defending workers or soldiers, and carry off the unhatched young. These young ones hatch out in the nest of their captors.

 

홍영남 & 이상임(300): 노예 사역 개미는 다른 종의 개미집을 공격해 집을 방어하는 일개미나 병정개미를 죽이고 성충이 되기 전의 어린 개체들을 빼앗는다. 어린 개체들은 포획자의 집 안에서 성충이 된다.

 

오역 13: 개미의 일생은 다음과 같다. 알에서 부화(hatch)한 것이 애벌레(larva, 유충). 애벌레는 번데기(pupa)를 거쳐 성충이 된다.

 

The life of an ant starts from an egg. If the egg is fertilised, the progeny will be female diploid; if not, it will be male haploid. Ants develop by complete metamorphosis with the larva stages passing through a pupal stage before emerging as an adult.

https://en.wikipedia.org/wiki/Ant

 

unhatched young”이라고 쓴 것으로 보아 알을 빼앗아 온다는 말이다. 그리고 “hatch out”이라고 쓴 것으로 보아 포획자의 집에서 부화한다는 말이다. 번역문에서는 알을 빼앗아 온다는 말이 사라졌다. 게다가 애벌레를 빼앗아 오는 것으로 오해하기 딱 쉽게 번역해 놓았다.

 

 

 

Dawkins(178): The slaves are, of course, blissfully ignorant of the fact that they are unrelated to the queen and to the brood that they are tending.

 

홍영남 & 이상임(301): 물론 노예들은 자기들이 시중들고 있는 여왕이나 새끼가 생판 남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여기에서 “unrelated”는 혈족 관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근연도에 대한 이야기다. “생판 남이라는 것”이 완전히 틀린 번역은 아니다. 하지만 “친족이 아니라는 것”과 같이 번역하여 근연도에 대한 이야기임을 명시하는 것이 더 좋다. 통상적으로, 부부는 근연도의 측면에서는 남남이다. 하지만 아내가 남편을 두고 “생판 남”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blissfully “꿈에도” 번역했다. 영어사전을 찾아 보면, “더 없이 행복하게”, “기쁨에 겨워라는 뜻이 나온다. 나라면 이런 의미를 살려서 번역하려고 기를 썼을 것이다. 친족이 아님을 모르기 때문에 기꺼이 봉사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blissfully”라는 단어를 쓴 듯하다.

 

 

 

Dawkins(178): However, these are evidently not fully effective because slavery is a wide spread phenomenon.

 

홍영남 & 이상임(301): 그러나 노예 사역 현상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에 그 적응력은 명백히 큰 효과를 올리지 못한다.

 

오역 14: “these are evidently not fully effective”는 노예화에 맞선 적응을 유발하는 자연선택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because slavery is a wide spread phenomenon”은 무슨 뜻인가? “노예 사역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사실이 “노예화에 맞선 적응을 유발하는 자연선택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의 원인인 것처럼 번역했다. 하지만 그런 인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노예 사역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노예화에 맞선 적응을 유발하는 자연선택이 별로 효과가 없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Dawkins(179): Therefore, queens of a slave-making species can get away with changing their code freely, without there being any danger that genes for breaking the code will be propagated into the next generation.

 

홍영남 & 이상임(302): 따라서 노예 사역종의 여왕은 자신의 암호를 해독해 버리는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해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이 자유로이 암호를 바꿔 나갈 수 있다.

 

“danger” “걱정”으로 번역했다. “걱정”이라는 단어를 쓰면 의인화한 표현이 된다. 도킨스는 이 책에서 의인화할 때마다 따옴표로 묶었다. 이런 조심성 없는 번역 때문에 그런 도킨스의 세심한 노력이 조금이라도 물거품이 된다.

 

 

 

Dawkins(179): He points out that when a queen bee leaves the hive she goes with a large swarm of attendant workers, who help her to start a new colony. These workers are lost to the parent hive, and the cost of making them must be reckoned as part of the cost of reproduction:

 

홍영남 & 이상임(302~303): 그는 분봉分蜂 시에 여왕벌이 일벌의 큰 무리를 동반하고 집을 떠나며, 이 일벌들이 여왕이 새 집을 짓기 시작하는 것을 도와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 일벌은 부모 집을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일벌들을 만들어 내는 비용은 번식 대가의 일부로서 계산되어야만 한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분봉”은 “여왕벌이 산란하여 새 여왕벌을 만들었을 때, 새 여왕벌을 일벌의 일부와 함께 딴 집이나 통으로 갈라 옮기는 것을 뜻한다. 원문에는 그냥 여왕이 벌집을 떠난다고만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분봉”이라는 단어를 쓸 필요가 없었다.

 

“hive(벌집)”와 “colony(군락)”를 구분해서 번역하는 것이 좋은데 모두 “집”으로 번역했다. colony” 같은 용어를 그대로 살려서 더 정확히 번역하면 어디 덧나나?

 

원문에 “cost”가 두 번 나온다. 그런데 “비용”과 “대가” 다르게 번역했다. 경제학과 진화생물학에서 “cost”는 매우 중요한 용어다. 왜 이런 용어를 오락가락 번역하나? 서로 구분해서 번역해야 할 때는 쓸데없이 용어를 통일하고, 통일해서 번역해야 할 때는 쓸데없이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Dawkins(179): So this was not a serious difficulty for the theory after all.

 

홍영남 & 이상임(303): 결국 이 일례도 앞에서 설명한 이론만큼 그렇게 심각한 난제는 아닌 셈이다.

 

오역 15: 그 이론에 심각한 어려움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앞에서 설명한 이론만큼 그렇게”라는 오역이 도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상상이 안 된다. 도대체 이 문장의 어떤 부분을 잘못 해석했길래 이런 번역이 나오는 걸까?

 

 

 

Dawkins(179): All each one of them ‘cares’ about is her own genes. A worker might have ‘liked’ to have chaperoned her own mother, ...

 

홍영남 & 이상임(303): 동일한 계급으로서의 일벌들 사이에 노동조합 정신 같은 것은 없다. 각각의 개체는 자기의 유전자만 신경 쓸 뿐이다. 일꾼은 가능하다면 자기 어미의 결혼 비행에 따라붙으려고 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도킨스는 의인화를 할 때는 따옴표를 묶었다. 여기서도 그렇다. 그런데 번역문에서는 따옴표가 사라졌다.

 

 

 

Dawkins(180): Their nests consist of huge spreading underground complexes of passages and galleries going down to a depth of ten feet or more, made by the excavation of as much as 40 tons of soil.

 

홍영남 & 이상임(304): 이들의 집은 지하로 뻗어 내린 통로와 기다란 방의 거대한 복합체로, 깊이는 3미터 또는 그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이 집을 짓기 위해 파내는 흙의 양은 무려 40톤이나 된다.

 

“spreading”을 “지하로 뻗어 내린”으로 번역한 듯하다. 또는 “spreading”을 아예 번역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spreading”은 사방으로 퍼졌다는 뜻으로 보인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수백 제곱미터에 이르는 면적을 차지하기도 한다.

 

Nests are built in well-drained, sandy or loamy soil, and may reach a depth of 6 m (20 ft), have 1000 entrance holes, and occupy 420 m (4,500 sq ft).

https://en.wikipedia.org/wiki/Texas_leafcutter_ant

 

 

 

Dawkins(180): They pump the sap up out of the plants’ veins more efficiently than they subsequently digest it. The result is that they excrete a liquid that has had only some of its nutritious value extracted. Droplets of sugar-rich ‘honeydew’ pass out of the back end at a great rate, in some cases more than the insect’s own body-weight every hour.

 

홍영남 & 이상임(305): 이들은 소화시킬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즙을 빨아 낸다. 또한 영양가를 조금만 흡수하고 나머지 액체는 분비한다. 당분을 많이 포함한 단물이 꽁지에서 계속 만들어지는데, 자기 체중보다 많은 양의 단물을 매시간 분비할 때도 있다.

 

“plants’ veins(식물의 잎맥)”을 번역하지 않았다. 의미만 대충 통하면 된다는 건가? 생물학 책에서 왜 이런 단어를 빼 먹나?

 

나라면 “efficiently(효율적으로) 있는 그대로 번역한다. “더 많은”으로 다르게 번역해서 얻을 것이 무엇인가?

 

“The result”는 인과관계를 함의한다. 그런데도 그냥 “또한”으로 번역했다.

 

“excrete”를 “분비” 번역했는데 “배설”이 더 정확하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분비”는 “샘세포의 작용에 의하여 만든 액즙을 배출관으로 보내는 일을 뜻한다.

 

“at a great rate”를 “계속”으로 번역했다. “매우 빠른 속도”라는 의미가 사라졌다.

 

“pass out of”은 배출된다는 말인데 “만들어지는데” 번역했다. 엄밀히 따지면 틀린 말이다. 꽁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구절은 홍영남 & 이상임이 얼마나 성의 없이 번역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명백한 오역도 큰 문제지만 이런 식의 무성의도 큰 문제다.

 

 

 

Dawkins(181): Ant genes for cultivating and protecting aphids a have been favoured in ant gene-pools. Aphid genes for cooperating with the ants have been favoured in aphid gene-pools.

 

홍영남 & 이상임(306): 따라서 진딧물을 사육하고 돌보는 유전자는 개미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됐고, 개미와 협력하는 유전자는 진딧물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되었을 것이다.

 

“protecting”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는”으로 번역하면 될 것을 굳이 “돌보는”으로 약간 다르게 번역했다.

 

 

 

Dawkins(182): Recently it has been plausibly argued that mitochondria are, in origin, symbiotic bacteria who joined forces with our type of cell very early in evolution.

 

홍영남 & 이상임(306): 이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이 진화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우리의 유사 세포와 힘을 합친 공생 박테리아일 것이라는 논의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사 세포”는 “prokaryotic cell”을 뜻하는 듯하다. “prokaryotic cell”을 “유사 세포” 부르기도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인터넷을 잠깐 뒤져봤는데 그런 용례를 찾지는 못했다.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라는 번역문을 보면, 이전에 그런 주장이 제기되었는데 최근에 설득력을 얻었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원문을 보면, 그런 그럴 듯한 주장이 최근에 제시되었다는 말이다.

 

 

 

***********************************

 

 

 

<협력의 진화>

 

Dawkins(183): Suppose a species of bird is parasitized by a particularly nasty kind of tick which carries a dangerous disease.

 

홍영남 & 이상임(308): 어떤 종류의 새에게 해로운 병을 옮기는 매우 더러운 진드기가 기생한다고 가정하자.

 

“nasty” “더러운”으로 번역했다. 문맥을 볼 때, “nasty”는 더럽다는 말이 아니라 위험한 질병을 옮기기 때문에 끔찍하다는 말이다.

 

 

 

Dawkins(183): Anybody with conscious foresight can see that it is sensible to enter into mutual back-scratching arrangements. But we have learnt to beware of what seems intuitively sensible.

 

홍영남 & 이상임(309): 선견지명을 가진 자라면 서로 상대의 등을 긁어 주는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현명한 해결책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조심하라고 배웠다.

 

“conscious”를 번역하지 않았다. 의식적 해결책과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된 해결책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단어를 빼 먹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역 16: “sensible”을 “느낄 수 있는”으로 번역했다. 첫 번째 문장에서는 “현명한”으로 제대로 번역해 놓고 두 번째 문장에서는 엉뚱하게 번역한 것이다. what seems intuitively sensible”는 “직관적으로 합당해 보이는 것”을 뜻한다. “느낄 수 있는”이라는 뜻으로 썼다면 “seems”가 삽입된 것이 아주 이상하다.

 

 

 

Dawkins(183): His reference to the ‘Prisoner’s Dilemma’a favourite puzzle in game theoryshows that he was already thinking along the same lines.

 

홍영남 & 이상임(309): 트리버스는 죄수의 딜레마—게임 이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수께끼—에 대해 언급하는데, 미루어 짐작건대 그는 이미 메이너드 스미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shows”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언급한 것으로 보아” 번역하는 것이 좋다.

 

나는 “prisoner’s dilemma”를 “죄수의 딜레마”보다는 “용의자의 딜레마” 또는 “피의자의 딜레마” 번역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prisoner's dilemma번역어 : 죄수의 딜레마 vs. 용의자의 딜레마

http://cafe.daum.net/Psychoanalyse/NHFl/39

 

 

 

Dawkins(184): When the proportion of cheats reaches 90 per cent, the average pay-off for all individuals will be very low: many of both types may by now be dying of the infection carries by the ticks.

 

홍영남 & 이상임(311): 사기꾼의 비율이 90퍼센트까지 달하면, 진드기가 옮기는 병 때문에 어느 쪽이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므로 개체군 내 모든 개체의 평균 이득은 매우 낮다.

 

오역 17: “many”를 번역하지 않았다. 단어 하나 빼 먹었다고 오역으로 분류하다니 지나친 것이 아니냐고 항의할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서 “many”는 매우 중요한 단어다.

 

모두가 봉(Sucker)인 개체군에서 서로 진드기를 떼어 준다고 해서 죽는 개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진드기를 떼어 주기 전 짧은 시간 동안 진드기가 병을 옮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기꾼(Cheat)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진드기를 떼어줄 이웃이 줄어든다. 그러면 진드기가 옮기는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많이(many) 죽을 것이다.

 

 

 

Dawkins(185): In a population of grudgers and suckers it is impossible to tell which is which. Both types behave altruistically towards everybody else, and both earn an equal and high average pay-off.

 

홍영남 & 이상임(311): 원한자와 봉으로 구성된 개체군에서 이 둘을 구별하기는 불가능하다. 둘 모두 다른 개체에게 이타적으로 행하고, 평균 이득이 동등하게 높기 때문이다.

 

“everybody else” 그냥 “다른 개체에게” 번역했는데 “다른 모든 개체에게”가 더 정확한 번역이다. “다른 개체에게 이타적으로 행하고”라고 번역하면 “대체로 이타적으로 행한다” 또는 “일부 다른 개체에게 이타적으로 행한다”라는 뜻이라고 독자가 생각할 수도 있다.

 

“equal and high”를 “동등하게 높기” 번역했다. “equal”“high”를 수식하는 것이 아니라 둘을 나열한 것이다. “동등하게 높기”라는 번역 때문에 독자가 오해할 수 있다. 건물의 예를 들어 보겠다. 10m 이하라면 낮은 건물이고 20m 이상이라면 높은 건물이라고 하자. 두 건물 A, B가 모두 25m라면 A, B“equal”하면서도 “high”하다. 두 건물 C, D가 모두 5m라면 <“equal”하면서도 “high”하다>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동등하게 높다”라고 말할 수는 있다. 높이가 동등하기 때문이다.

 

 

 

Dawkins(185): I have told the story of these strategies as though it were intuitively obvious what would happen. In fact it is not all that obvious, and I did take the precaution of simulating it on a computer to check that intuition was right.

 

홍영남 & 이상임(312): 이상 세 가지 전략에 관해서 나는 마치 무엇이 일어날지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적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자명한 것은 아니어서, 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직관이 옳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역 18: 두 문장에 등장하는 “obvious”는 모두 “뻔하다”, “자명하다”라는 뜻으로 썼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자명한”으로 제대로 번역했는데 첫 번째 문장에서는 “알고” 이상하게 번역했다. 직관적으로 자명한 것은 (관련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춘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뻔한 것이다. 반면 “직관적으로 알고”는 도킨스 자신이 알고 있다는 말이다.

 

take the precaution”를 번역하지 않았다. 나라면 “신중을 기하기 위해”라는 식으로 번역한다.

 

 

 

Dawkins(186): After the last sucker has gone and the cheats can no longer get away with selfish exploitation so easily, the grudgers slowly begin to increase at the cheats’ expense. Steadily their population rise gathers momentum.

 

홍영남 & 이상임(313): 최후의 봉이 죽고 사기꾼이 남을 이기적으로 착취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번에는 사기꾼이 줄어드는 대신 원한자가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한다. 원한자의 증가는 꾸준히 여세를 몰아간다.

 

오역 19: “so easily”를 빼 먹었다. 311쪽의 “many처럼 빼 먹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말이다. 봉은 쉽게 착취할 수 있다. 반면 원한자(Grudger)를 쉽게 착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한자도 사기꾼에게 착취를 당한다. 왜냐하면 원한자는 처음 보는 개체에게 항상 친절을 베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기꾼이 남을 이기적으로 착취하지 못하게 되면서”는 틀린 말이다. 봉을 착취할 때처럼 그렇게 쉽게(so easily) 착취할 수는 없게 되었다는 말이다.

 

홍영남 & 이상임은 단어를 빼 먹고 번역하는 습관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덜 엄밀한 번역”이라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끝나지만, 이런 사례처럼 “심각한 오류” 이어지기도 한다.

 

 

 

Dawkins(186): However, slowly and inexorably the cheats are driven out of existence, and the grudgers are left in sole possession.

 

홍영남 & 이상임(313): 그러나 사기꾼은 서서히 그리고 냉혹하게 말살되어 결국 원한자만이 개체군에 남는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inexorably”의 뜻으로 “냉혹하게”, “가차없이”가 나온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냉혹성이 아니라 필연성을 뜻한다.

 

 

 

Dawkins(187): One might expect that a large fish would craftily wait until he had been thoroughly cleaned, and then gobble up the cleaner.

 

홍영남 & 이상임(313): 어떤 사람들은 대형 어류가 청소가 끝날 때까지 점잖게 기다렸다가 청소어를 덥석 삼키리라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craftily”를 있는 그대로 “교활하게” 번역하면 될 것을 굳이 “점잖게” 다르게 번역했다.

 

 

 

Dawkins(187~188): Trivers goes so far as to suggest that many of our psychological characteristicsenvy, guilt, gratitude, sympathy etc.have been shaped by natural selection for improved ability to cheat, to detect cheats, and to avoid being thought to be a cheat.

 

홍영남 & 이상임(315): 트리버스는 우리의 심리적 특징(질투, 죄책감, 감사하는 마음, 동정 등)이 좀 더 사기를 잘 치거나, 사기꾼을 잘 알아차리거나, 남이 자기를 사기꾼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좀 더 잘 처신하는 능력에 대한 자연 선택에 의해 형성됐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나는 “jealousy(남이 자기 것을 빼앗으려 할 때 느끼는 감정)”를 “질투”, “envy(남의 것이 나의 것보다 좋을 때 느끼는 감정)”를 “시기” 구분해서 번역한다.

 

 

 

Dawkins(188): Of particular interest are ‘subtle cheats’ who appear to be reciprocating, but who consistently pay back slightly less than they receive.

 

홍영남 & 이상임(315): 특히 흥미로운 것은 교활한 사기꾼이란 존재다. 언뜻 보기에는 이들이 보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받은 것보다 조금 부족하게 갚는다.

 

여기에서 “subtle”은 “미묘한”, “감지하기 힘든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교활한”은 부정확한 번역이다.

 

consistently 번역하지 않았다. 받은 것보다 조금 부족하게 갚는 일이 어쩌다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그런 식이라는 말이다.

 

 

 

Dawkins(188): Tempting as it is, I am no better at such speculation than the next man, and I leave the reader to entertain himself.

 

홍영남 & 이상임(315): 계속하고 싶지만 이 같은 추측은 어느 누구도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으므로 이후는 독자에게 맡기고자 한다.

 

누구나 도킨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누구나 도킨스만큼은 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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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2024-07-1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번역 개판/읽는 내내 힘들었어요.
 
12가지 인생의 법칙 - 혼돈의 해독제
조던 B. 피터슨 지음, 강주헌 옮김 / 메이븐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2007년에 나는 공경희를 비판하면서 이렇게 쓴 적 있다.

 

초인적인 생산력을 자랑하는 번역가들이 있다. 내가 아는 사람만 세 명이다. 강주헌, 공경희, 안진환(강주헌 씨와 안진환 씨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번역가(?) 공경희를 번역계에서 매장시키자『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 번역 비판 – 1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2Xi/34

 

2011년에는 안진환의 번역을 비판했는데 크게 히트쳤다. 심지어 MBC 뉴스에 내 이름이 등장하기도 했다.

 

전문 번역가 좋아하시네: 『스티브 잡스(안진환 옮김)』 번역 비판 - 8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2Xi/56

 

이제 2019년이 되었다. 이번에는 강주헌 차례다.

 

 

 

<나무위키> <강주헌> 항목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이 양반, 1991년부터 2009 10월말 현재까지 무려 292권의 책을 번역했는데(네이버 책에서 검색한 기준), 이것을 단순계산하면 연 평균 16.2권의 책을 번역해낸 셈이다. 심지어 2007년 한 해 동안에는 무려 56권의 책을 번역했다. 게다가 이 책들 중 상당수가 두툼한 단행본이며, 그 분야도 중세 서정시에서 우주 물리학까지 혼자 소화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하다.

 

만약 이 모든 것이 강주헌 씨 혼자만의 결과물이라면 실로 기네스북에 등재할 가치가 있겠지만, 글쎄올시다... 과연 이걸 이 속도로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흔할까?

강주헌 (나무위키)

https://namu.wiki/w/%EA%B0%95%EC%A3%BC%ED%97%8C

 

 

 

원래 강주헌을 까려고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페미니즘 비판으로 유명한 조던 피터슨을 겨냥한 비판 시리즈를 쓰려던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번역자가 강주헌이었다. 피터슨을 비판하는 글을 쓰는 김에 강주헌의 번역도 비판하게 되었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01. 시작하며

https://cafe.naver.com/evopsy2014/2748

 

...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154. 쓰레기 원서에 쓰레기 번역서(마치며)

https://cafe.naver.com/evopsy2014/2982

 

 

 

150편의 비판 글을 썼는데 내가 오역으로 분류한 문장이 209개 나왔다. 1편당 2분의 1(영어판 기준)을 인용했다고 가정해 보자.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대충 그 정도 될 것 같다. 그렇다면 “150쪽 × 0.5 = 75쪽”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이 책의 서문과 본문을 합치면 거의 정확히 400(영어판 기준)이다.

 

75쪽에 오역이 209개라면 400쪽이면 몇 개인가? 75 : 209 = 400 : n”을 풀면 된다. n은 “209 × 400 ÷ 75 1115”이다.

 

이 책에 오역이 천 개쯤 된다는 얘기다.

 

이 글에서는 209개의 오역(물론 오역의 기준은 이덕하의 기준이다) 중 뽑고 뽑아서 20개만 보여줄 것이다.

 

 

 

강주헌이 대리 번역을 시킨 것인지, 술을 엄청 처먹고 번역한 것인지, 원래 번역 실력이 개판인지 내가 알 바 아니다. 강주헌의 번역이 역대급 개판임을 보여주면 그만이다.

 

한국어판을 읽고 조던 피터슨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빼 먹은 문장이 꽤 많다. 문장의 3분의 1 이상 빼 먹고 번역한 사례는 그보다 훨씬 더 많다. 문장의 뜻을 전혀 파악하지 못해서 엉뚱하게 번역한 사례도 너무나 많다.

 

이 책은 반드시 리콜되어야 한다.

 

이 책의 번역개정판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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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son(15): You have limitless opportunity for romantic and sexual contact.

 

강주헌(40, 오역 1):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만날 확률도 높다.

 

이덕하: 연애와 섹스의 기회가 무한히 펼쳐진다.

 

연애도 실컷 하고 섹스도 실컷 할 수 있다는 말인데, 번역 과정에서 “19 “12세 관람가로 바뀌었다. 청교도 정신을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검열에 힘쓰는 강주헌에게 박수라도 쳐 주어야 하나?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296.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14. 호강과 출세냐 정의를 위한 희생이냐

https://cafe.naver.com/evopsy2014/2770

 

 

 

Peterson(41): It is for this reason that we all have twice as many female ancestors as male (imagine that all the women who have ever lived have averaged one child. Now imagine that half the men who have ever lived have fathered two children, if they had any, while the other half fathered none).

 

강주헌(72~73, 오역 2): 인류 역사를 통틀어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나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이 땅에서 살던 모든 여성이 평균 1명의 자식을 낳았다고 가정해 보라. 그러면 남성의 절반은 2명의 자식을 두었고, 나머지 절반은 자식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덕하: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는 남자 조상들보다 여자 조상들이 두 배 많은 것이다(지금까지 살았던 모든 여자들이 평균적으로 자식을 한 명씩 낳았다고 상상해 보자. 이제, 지금까지 살았던 모든 남자들 중 절반은 다들 자식을 두 명씩 보았던 반면 나머지 절반은 한 명도 못 보았다고 상상해 보자).

 

한 사람의 조상들을 따져 보면 여자 조상들이 남자 조상들보다 두 배 많다는 뜻이다. 인기 있는 남자들이 여자들을 독점하면 다른 남자들은 아예 자식을 남기지 못한다. 반면 여자는 불임과 같은 특수한 사정이 없다면 자식을 낳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결국 정자는 매우 값싼 자원인 반면 자궁(아이를 낳으려면 약 10개월 동안 자궁 속에서 태아를 품고 있어야 한다)은 훨씬 비싼 자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주헌은 인류 전체를 따질 때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두 배나 많다는 말로 번역했다. 남녀가 대략 5:5의 비율로 태어나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지만 강주헌은 개의치 않는다.

 

그러면 ... 결론이 나온다도 엉터리다. “이 땅에서 살던 모든 여성이 평균 1명의 자식을 낳았다에서남성의 절반은 2명의 자식을 두었고, 나머지 절반은 자식이 없었다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01.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19. 소개팅 사이트에서 여성들이 등록된 남성의 85퍼센트를 평균 이하로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782

 

 

 

Peterson(60): If I am someone’s friend, family member, or lover, then I am morally obliged to bargain as hard on my own behalf as they are on theirs.

 

강주헌(99, 오역 3): 예컨대 내 가족이나 친구, 연인을 대할 때 그들을 챙기는 것만큼이나 최선을 다해 나 자신을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덕하: 내가 다른 이의 친구, 가족, 연인이라면, 그들이 그들 자신을 챙기는 만큼 나도 나 자신을 열심히 챙겨야 하는 도덕적 의무가 있다.

 

내가 그들을 챙기는 만큼 내가 나를 챙겨야 한다는 뜻인 것처럼 번역했다.

 

“그들 역시 마찬가지다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as they are on theirs”를 번역한 걸까? 하지만 “as they are on theirs”는 이미그들을 챙기는 만큼이나로 오역된 상태다. 강주헌은 2중 오역을 통해 “as they are on theirs”를 두 번 죽이고 싶었던 걸까?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09.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27. 남의 죄를 용서하듯이 나의 죄도 용서해야 한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792

 

 

 

Peterson(61): In my clinical practices I encourage people to credit themselves and those around them for acting productively and with care, as well as for the genuine concern and thoughtfulness they manifest towards others.

 

강주헌(101, 오역 4): 나는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믿으라고 말해준다. 그래야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다.

 

이덕하: 나는 상담을 할 때, 내담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생산적이며 신중하게 행동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진정으로 걱정하고 배려한 공로를 인정해 주라고 내담자를 격려한다.

 

영어사전에 따르면 “credit A for B” “B A의 공이라고 말하다를 뜻한다. 문장 해석이 안 되면 사전이라도 뒤져봐야 할 것 아닌가? 해석이 아예 안 되니 “믿으라고”와 “그래야”와 같은 번역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강주헌은 이렇게 쉬운 문장도 해석이 안 되는 영어 실력으로 도대체 왜 번역가가 되겠다고 나섰을까? 그리고 메이븐 출판사는 조던 피터슨에게 무슨 원한이 있길래 강주헌 같은 인간에게 번역을 맡겼을까?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10.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28. 대다수 사람들이 역경 속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경이롭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794

 

 

 

Peterson(62): That would make the shortcomings of the world, which can make everyone who thinks honestly question the very propriety of the world, worse in every way.

 

강주헌(102, 오역 5): 우리가 자신을 하찮게 여기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살기 힘든 곳으로 전락할 것이고, 모든 사람이 세상을 더 비관적으로 볼 것이다.

 

이덕하: 세상의 단점들 때문에 정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인지 의문을 품을 수 있는데, 그것은 그런 단점들을 모든 방면에서 악화시킬 것이다.

 

원문은 해석하기가 약간 까다로운 문장이다. 다음과 같이 끊어서 읽어야 한다:

 

That would make [(the shortcomings of the world), {which can make (everyone who thinks honestly) question (the very propriety of the world)},] worse in every way.

 

강주헌은 이 한 문장으로 대충 번역 & 엉터리 번역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shortcoming”단점을 뜻한다. 강주헌은 이것을살기 힘든 곳으로 번역했다. 아마 피터슨도 한국 사회의 부정 부패를 단점에 포함시킬 것이다. 하지만 그런 한국이 최순실에게는살기 힘든 곳이라기보다는 거대한 기회의 보고였다. 이런 식으로단점살기 힘든 곳의 의미가 크게 엇나갈 수 있다.

 

“우리가 자신을 하찮게 여긴 것의 결과로모든 사람이 세상을 더 비관적으로보는 일 나타난다는 의미로 번역했다. 하지만 “which can make everyone who thinks honestly question the very propriety of the world”와 연결된 “the shortcomings of the world”는 세상의 단점 자체를 뜻하는 것이지 단점이 더 악화된 상태를 가리키지 않는다.

 

who thinks honestly”를 번역하지 않았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11.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29. 당신은 남들에게도 세상에서도 중요하니까 당신 자신을 돌볼 도덕적 의무가 있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795

 

 

 

Peterson(80): That’s too harsh, you think. You might be right. Maybe that’s a step too far.

 

강주헌(126, 오역 6): 가 보지 않은 길이기에 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막상 해 보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이덕하: 여러분은 그것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맞을지도 모른다. 너무 나아간 것인지도 모른다.

 

too harsh”를 완전히 잘못 파악해서 번역 참사를 일으켰다. 나락으로 빠진 사람에게당신은 쉬운 길만 택한 거야라고 비판하는 것이 너무 가혹하다는 말이다.

 

You might be right”는 아예 번역하지 않은 듯하다. 너무 가혹하다는 당신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Maybe that’s a step too far”가 어떻게그러나 막상 해 보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로 변신할 수 있는지는 강주헌만 알 것이다. 너무 지나친(너무 가혹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14.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32. 쉬운 길을 택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

https://cafe.naver.com/evopsy2014/2800

 

 

 

Peterson(102~103): Without that, you’re nothing but an adult two-year-old, without the charm or the potential.

 

강주헌(159, 오역 7): 이런 확고한 가치 체계가 없는 사람은 세 살짜리 아이나 다름없다. 매력도 없고, 잠재력도 없다.

 

이덕하: 그것이 없다면 두 살배기 어른일 뿐이다. 다만 진짜 두 살배기와 달리 귀엽지도 않고 잠재력도 없다.

 

번역문을 보자. 그런 어른은 매력도 없고 잠재력도 없다는 면에서 세 살짜리(“two-year-old”를 한국어식 나이로 바꾸어서 번역한 듯하다)와 다름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원문을 보면 그런 뜻이 전혀 아니다. 애는 귀엽기나 한데 가치 체계가 없는 어른은 그마저도 없다는 뜻이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19.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37. 종교에 독단적 요소가 있는 것이 필요하며 바람직하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806

 

 

 

Peterson(128): Scared parents think that a crying child is always sad or hurt.

 

강주헌(193, 오역 8): 그러면 부모는 겁을 먹는다. 아이를 울리면 마음에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덕하: 겁 먹은 부모의 생각에는 우는 아이는 언제나 슬프거나 아프다.

 

“a crying child is always sad or hurt”는 아이를 울리면 상처를 입는다는 말이 아니라 아이가 슬프거나 아플 때 운다는 말이다. 인과관계를 반대로 번역했다. 이런 것까지 오역을 하다니 오역에 대한 집념에 박수라도 쳐 줘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always”를 번역하지 않았다. 어차피 문장 자체를 완전히 오해해서 개판으로 번역했기 때문에 별로 상관은 없지만.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32.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50. 땡깡은 권력 투쟁이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823

 

 

 

Peterson(133): The parents of those children will observe her awkwardness and misbehaviour, and won’t invite her back to play with their kids.

 

강주헌(200, 오역 9): 또래 부모들마저 딸을 따뜻하게 대해 주지 않는다.

 

이덕하: 또래 아이들의 부모는 그 아이의 서투름과 못된 행동을 알아챌 것이며, 자기 자식과 함게 놀라고 초대하지도 않을 것이다.

 

성의 없는 번역의 극치다. 또래의 부모가 여자아이()의 못된 행동을 알아챈다는 말도 번역하지 않았고, 다시는 초대하지 않는다는 말도 빠졌다.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쫓기면서 번역한 것 같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33.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51. 공유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는 왕따 당한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824

 

 

 

Peterson(150): defined as four or more people shot in a single incident, excluding the shooter.

 

강주헌(222, 오역 10): 범인을 제외하고 한 번의 사고에 평균 4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덕하: 한 사건에서 가해자를 제외하고 4명 이상이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정의할 때.

 

“mass killings(대량 살상 사건)”단일 사건에서 4명 이상 죽이는 것으로 정의했다는 말이다.

 

원문에 “defined”라는 단어가 있고평균(average, mean)”이라는 단어는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식으로 번역할 수 있었는지 강주헌의 뇌 속이 궁금해진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38.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56. 인생은 무의미하니 자살이 합리적 선택이다(톨스토이)

https://cafe.naver.com/evopsy2014/2830

 

 

 

Peterson(173): if you live properly, fully, you can discover meaning so profound that it protects you even from the fear of death.

 

강주헌(255, 오역 11): 올바른 방향을 추구하며 충만하게 살아가면 죽음의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삶의 깊은 의미.

 

이덕하: 여러분이 제대로 온전하게 산다면, 너무나 심오해서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도 보호해 줄 수 있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의미(또는 의미를 발견하는 것)가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 보호해 준다는 말인데죽음의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삶의 깊은 의미로 번역했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52.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70. 올바로 살아가면 안전을 얻을 수 있고 죽음에 대한 공포도 극복할 수 있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847

 

 

 

Peterson(193): It was in the aftermath of God’s death that the great collective horrors of Communism and Fascism sprang forth.

 

강주헌(280, 오역 12): 공산주의와 파시즘에 대한 집단 공포는 신의 죽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덕하: 신의 죽음의 여파로 공산주의와 파시즘이 집단적으로 엄청난 참상을 만들어냈다.

 

여기에서 “horrors”공포가 아니라참상(공포스러운 사태)”이다. 따라서 “collective horrors”집단 공포(집단적으로 느끼는 공포)”가 아니라집단적으로 벌인 끔찍한 일이다.

 

영어사전에도 “the ~ of sth”의 뜻은 “~의 참상이라고 나와 있다. 영어를 못하면 사전이라도 찾아보자. 외국어를 못 하면 일단 외국어를 공부한 다음에 번역가가 될 생각을 하자.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63.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81. 신의 죽음의 여파로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참상이 벌어졌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859

 

 

 

Peterson(217): The capacity of the rational mind to deceive, manipulate, scheme, trick, falsify, minimize, mislead, betray, prevaricate, deny, omit, rationalize, bias, exaggerate and obscure is so endless, so remarkable, that centuries of pre-scientific thought, concentrating on clarifying the nature of moral endeavour, regarded it as positively demonic.

 

강주헌(312~313, 오역 13): 우리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서 속이고, 조작하고, 획책하고, 기만하고, 왜곡하고, 축소하고, 호도하고, 배신하고, 얼버무리고, 부정하고, 생략하고, 변명하고, 과장하고, 모호하게 뒤섞는 능력이 거의 무한에 가깝다. 과학이 등장하기 전 도덕성의 본질을 연구하던 사람들은 인간의 그런 능력을 악마적이지만 긍정적인 것으로 여겼다.

 

이덕하: 합리적 마음의 속이고, 조종하고, 획책하고, 속임수를 쓰고, 조작하고, 축소하고, 호도하고, 배신하고, 얼버무리고, 부정하고, 생략하고, 합리화하고, 편견을 심어주고, 과장하고, 모호하게 만드는 능력이 너무나 끝없고 놀라워서, 수 세기 동안 과학 이전의 사상가들(그들은 도덕적 성향의 본성을 해명하는 데 집중했다)은 그것이 명백히 악마적이라고 여겼다.

 

positively demonic(분명히 악마적인)”악마적이지만 긍정적인 것로 번역하는 식의 오역이 튀어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영어 사전에서 “positively”를 찾아보면분명히라는 뜻도 있고긍정적으로라는 뜻도 있다. 하지만 영어 문법에 조금만 익숙하다면 “positively” “demonic”을 수식한다는 것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장은 “so ... that ...(너무나 ...해서 ...하다)” 구문이다. 속이는 능력이 너무나 놀라워서 이전 사람들은 악마적인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는 말이다. 번역문에서는 그런 의미가 사라졌다. 어차피 “positively demonic”를 개판으로 번역했기 때문에 별로 의미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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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093. 자신이 아는 것에 절대적 확실성을 부여하려는 유혹

https://cafe.naver.com/evopsy2014/2876

 

 

 

Peterson(244): You can be pretty smart if you can just shut up.

 

강주헌(349, 오역 14): 이쯤에서 당신도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상당한 수준의 심리 치료사라 할 수 있다.

 

이덕하: 그냥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꽤나 현명한 처신일 수 있다.

 

원문에는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이 없다. 치료사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어도 정신분석이 술술 진행되어 내담자 스스로 진실을 찾아내게 될 때가 있다는 말이다.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정신분석가의 현명한 처신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정신분석가라면 그냥 입을 다물고 있는 것과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할 것 같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90.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108. 정신분석가가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 분석했으니 정답이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899

 

 

 

Peterson(264): If we can become not only ourselves, but our families, teams and countries, cooperation comes easily to us, relying on the same deeply innate mechanisms that drive us (and other creatures) to protect our very bodies.

 

강주헌(369, 오역 15): 우리가 자아라는 한계를 벗어나 가족과 팀과 국가 같은 대상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면 협력이 쉬워진다. 이는 또 다른 강력한 내적 메커니즘인 자기 보호 본능의 영향 때문이다.

 

이덕하: 만약 우리가 우리 자신일 뿐 아니라 우리의 가족, , 나라일 수도 있다면, 자신의 몸을 보호하도록 우리(그리고 다른 동물들)를 몰아붙이는, 깊이 아로새겨진 바로 그 선천적 기제들이 작동하여 우리는 쉽게 협동을 할 수 있게 된다.

 

innate”내적으로 번역했다. 여기에서는선천적이라는 뜻이다. “선천적 심리 기제(innate mechanism, 선천적 기제, 선천적 메커니즘)”라는 말인데내적 메커니즘으로 변신했다.

 

“deeply”강력한으로 번역했는데 “(자연선택에 의해) 깊이 아로새겨진또는 “(자연선택에 의해) 오래 전에 생긴”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and other creatures”를 번역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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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110. 가족을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자기 몸을 보호하듯이 가족을 보호할 수 있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904

 

 

 

Peterson(272): And maybe if you brought up how your partner’s giddy laugh is beginning to sound like nails on a blackboard he (or she) would tell you, quite properly, to go to hell.

 

강주헌(380, 오역 16): 예를 들어 배우자의 경박한 웃음소리가 싫다고 해 보자. 배우자에게 이런 생각을 조심스럽게 꺼내면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이덕하: 그리고 파트너의 경박한 웃음소리가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와 같이 들리기 시작한다고 말한다면, (또는 그녀), 그야말로 적절하게, 지옥으로 꺼져 버리라고 받아 칠 것이다.

 

웃음소리가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 같다(“sound like nails on a blackboard”)고 말하는 것이조심스럽게 꺼내는 거냐?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93.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111. 부부싸움은 전면전이거나 평화를 위한 싸움이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908

 

 

 

Peterson(272): But you remain silent, and you convince yourself it’s because you are a good, peace-loving, patient person (and nothing could be further from the truth). And the monster under the rug gains a few more pounds.

 

강주헌(380~381, 오역 17): 하지만 그런 다툼이 피곤한 당신은 옳다는 확신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택한다. 따라서 어떤 진실로 밝혀지지 않고, 양탄자 아래의 괴물은 몸집을 조금 더 키운다.

 

이덕하: 하지만 당신은 입을 다물다. 그러면서 자신이 착하고, 평화를 사랑하고, 인내심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한다(하지만 이것만큼 진실과 거리가 먼 것도 없다). 그리고 양탄자 속 괴물의 몸집이 몇kg 더 늘어난다.

 

convince”확신에도 불구하고로 번역한 듯하다. 하지만 자신이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이라고 자신을 설득한다(convince)는 말이다.

 

and nothing could be further from the truth”따라서 어떤 진실로 밝혀지지 않고로 번역한 듯하다. 하지만 자신이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침묵한다는 것이 전혀 진실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393.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111. 부부싸움은 전면전이거나 평화를 위한 싸움이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908

 

 

 

Peterson(299): The women at female-dominated institutes of higher education are finding it increasingly difficult to arrange a dating relationship of even moderate duration.

 

강주헌(417, 오역 18):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은 연애 상대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이덕하: 여자들이 많은 고등 교육 기관에 다니는 여학생들은 어느 정도라도 지속되는 연애를 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female-dominated institutes of higher education”는 간호학과처럼 여학생이 훨씬 많은 학과를 말한다. 그런데고등 교육을 받은으로 변신했다.

 

of even moderate duration”을 번역하지 않았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408.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126. 여자가 훨씬 많은 과에 다니는 여학생은 깊은 연애가 힘드니 손해를 본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939

 

 

 

Peterson(307): Although the West received word of the horror perpetrated by Lenin after the Russian Revolution, it remained difficult to evaluate his actions from afar.

 

강주헌(428, 오역 19): 러시아 혁명 이후 레닌이 쏟아낸 공포 발언이 서구 사회에 전해졌지만, 먼발치에서 레닌의 행동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덕하: 러시아 혁명 이후 레닌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소식이 서방에 전해졌지만, 멀리 떨어진 그의 행동들에 대해 평가하기는 여전히 힘들었다.

 

word of the horror perpetrated by Lenin”레닌이 쏟아낸 공포 발언으로 해석했는데레닌이 자행한 만행에 대한 소식이라는 뜻이다. “perpetrated” “his actions”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맥을 볼 때에도 레닌의 말이 아니라 행동이 끔찍했다는 얘기다.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415.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133. 러시아 혁명 이후에 레닌이 자행했던 끔찍한 짓들에 대한 소식이 서방에 전해졌으나

https://cafe.naver.com/evopsy2014/2948

 

 

 

Peterson(356): At first glance, this seems like nothing but a testament to the magic of prayer, in the sense of entreating God to grant favours.

 

강주헌(491, 오역 20): 얼핏 보면 이 구절은 하나님에게 은혜를 간구하는 마법의 기도문으로 여겨진다.

 

이덕하: 얼핏 보면 이것은 기도(신에게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간청한다는 의미)의 마법적 힘에 대한 약속일 뿐인 것 같다.

 

a testament to the magic of prayer”마법의 기도문이 아니라기도의 마법에 대한 계약(기도를 하면 마법처럼 들어줄 것이라는 신의 약속)”이다. 여기에서 “testament”는 다음과 같은 뜻으로 쓰인 듯하다.

 

a covenant between God and the human race

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testament

 

이 문장의 문맥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라.

 

433.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딴지 걸기: 151. 두르리면 열릴 것이라고 써 있는데 왜 신이 기도를 들어주지 않을 때가 많은가

https://cafe.naver.com/evopsy2014/2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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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길 2022-03-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 이 책을 읽고있는데 72쪽의 역사적으로 여성이 남성의 두배였다는 이야기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어서 찾아와 봤는데 역시 오역이었네요...

도움 많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진화한 마음 - 전중환의 본격 진화심리학
전중환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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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오래된 연장통』과 『본성이 답이다』 읽고 상세히 비판하여 인터넷에 올린 적 있다.


『진화한 마음: 전중환의 본격 진화심리학』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분들이 이 책도 비판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전중환의 책을 2권이나 비판했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일단 읽어보기로 했다. 혹시나 전중환의 실력이 많이 늘어서 이전 책들보다는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눈곱만큼은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였다. 전중환은 “이번에도 어설프기 짝이 없는 책이겠지”라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실증적 오류, 이론적 오류, 어설픈 논리 전개가 넘쳐나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지 말라고 하지는 않겠다. 나의 비판과 함께 읽는다면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좋은 교훈을 줄 수도 있다.


자세한 것은 70편이 넘는 나의 겁나게 상세한 비판을 보시라.


전중환 112. 인간 행동을 진화적으로 설명한다는 발상 자체가 엄청난 분노를 촉발시킴을 (『진화한 마음』 시작)

https://cafe.naver.com/evopsy2014/2639


...


전중환 187. 해를 끼치지 않지만 금기시되는 이러한 행동에는 자발적인 장기매매, 자발적인 성매매, 마약 섭취 등이 있다 (『진화한 마음』 끝)

https://cafe.naver.com/evopsy2014/2717


그 중에서 몇 가지만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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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환은 차명진의 말을 왜곡하고 있다.


...


차명진은 남자에게많은 곳에 씨를 심으려 하는 본능이 기 때문에 문화를 통해 그것을 제어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다.

전중환 117.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투 운동을 두고 성희롱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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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의 90%가 일부일처제라고 한 것이다. 이걸 보면 Lovejoy “monogamous”를 어떤 의미로 썼는지 짐작할 수 있다.


조류의 90%가 암수모두 오직 한동물을선택해 백년해로하는엄격한 일부일처제 이루면서 산다고 믿을 정도로 Lovejoy가 무식하고 멍청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Science』에 논문을 싣는 과학자는 대체로 그보다는 유식하고 똑똑하다.


따라서 Lovejoy “monogamous”라는 단어를 쓸 때일부일처제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바람도 피우고 때로는 이혼도 하는 짝짓기 체제 염두에 두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엄격한 일부일처제 뜻하지는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전중환 132. 엄격한 일부일처제가 남녀 모두의 본성이라는 견해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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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무리를 떠나거나 사망하면 실버백(으뜸 수컷)대리 어머니(surrogate mother)”의 역할을 할 때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 글의 제목에는 “Motherly”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실버백인 아빠가 엄마처럼 자식을 잘 돌볼 때도 있다는 말이다.

전중환 141. 대형 유인원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 남성은 아버지로서 자식을 정성껏 돌본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2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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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가 가지고 있는 사과가 탐나서 달라고 한다. B가 거부한다. 그러자 A가 폭력을 써서 B의 사과를 빼앗는다. 그 과정에서 B는 눈 한 쪽을 다쳐서 실명한다. 며칠 후, B눈에는 눈보복에 나서서 성공한다. 그리하여 A도 한쪽 눈을 실명한다.


B도 한쪽 눈을 실명했고, A도 한쪽 눈을 실명했으니까 A의 순이익이 0이 되었나?


아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A가 얻은 것은 사과 하나고 잃은 것은 한쪽 눈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엄청나게 손해를 본 것이다.

전중환 157. 눈에는 눈으로 맞대응해서 나를 도발한 사람의 순이익이 언제나 0이 되도록 한다면

https://cafe.naver.com/evopsy2014/2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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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이 답이다 - 진화 심리학자의 한국 사회 보고서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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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환은 국내 1호 진화심리학 박사다. 그의 박사 학위 지도 교수는 저명한 진화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버스다. 이것만 보고 많은 이들이 전중환이야말로 진화심리학을 한국에 제대로 소개할 사람이라고 믿을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래된 연장통』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도 문제가 많다. 진화심리학과 관련된 이론적, 실증적 오류가 많다. 그리고 그것을 사회 문제에 어설프게 적용했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을 어설프게 적용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었다.

 

나는 약 40편이나 되는 글을 통해 그것을 까발렸다.

 

전중환 002. 간통죄 (『본성이 답이다』 시작)

https://cafe.naver.com/evopsy2014/988

 

...

 

전중환 039. 굳이 내 피붙이와 남남을 일일이 구별하지 않더라도 (『본성이 답이다』 끝)

https://cafe.naver.com/evopsy2014/1038

 

그렇다 해도 이 책을 절대 읽지 말라고 하지는 않겠다. 훌륭한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어설프게 쓴 책의 오류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비판 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 책을 정독하면서 최대한 오류를 찾아내고 나중에 나의 비판을 읽기 바란다. 내 비판까지 읽는다면 이 책 때문에 진화심리학을 오해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래에 나의 비판 중 일부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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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시각에서 성희롱은 남성이 권력을 추구하기 때문에 생긴다. 여성을 지배하려는 욕망이 성적으로 표출되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게 한다. 반면에, 진화적 시각에서 성희롱은 남성이 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생긴다. 여성과 일시적 성관계를 맺으려는 욕망이 여성의 의도를 잘못 해석해서 여성의 허리를 툭 치게 한다.

(『본성이 답이다: 진화 심리학자의 한국 사회 보고서』, 전중환 지음, 사이언스북스, 2016, 229~230)

 

내가 너무 오바해서 해석했는지 모르겠지만 윤창중을 위해 은근히 변명을 해 주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전중환의 말대로심각한 사회 문제까지 되는 성희롱이나 성추행이 인지 편향 때문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가 도끼병 때문에 악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희롱이나 성추행으로 보일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자가 고소를 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성희롱이나 성추행의 경우에는 남자가 눈치가 없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알고도 그러는 때가 많을 것이라고 나는 짐작하고 있다.

전중환 006. 윤창중과 인지 편향

https://cafe.naver.com/evopsy2014/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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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휴 그랜트로 돌아가자. 왜 그는 일반인과의 뜨거운(?) 만남 대신 매춘부와의 거래를 택했을까? 답은 이렇다. 남성들은 성교에 대한 대가로 매춘부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 ‘성교만하는 대가로, 즉 끝나고 사라지라는 뜻으로 매춘부에게 돈을 준다. 이처럼 남성들이 낯선 여성과성교만하고자 기꺼이 돈까지 내놓는 까닭은 남녀의 진화된 성 심리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본성이 답이다: 진화 심리학자의 한국 사회 보고서』, 전중환 지음, 사이언스북스, 2016, 218)

 

인류는 일부다처제 사회에서 진화한 듯하다. 그런 사회에서는 유부남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어떤 여자가 자신에게 섹스를 해 줄 뿐 아니라 자신에게 감정적으로도 매달린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아내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 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이 여의치 않더라도 여자가 자신에게 감정적으로 매달리는 것이 남자의 번식에 그리 나쁜 소식은 아니다. 여자가 자신에게 감정적으로 매달린다면 앞으로도 계속 섹스를 할 수 있다는 뜻이고 섹스를 많이 할수록 임신시킬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자가 자신과 섹스를 한 후에 사라져 버리기를 원하도록 남자가 진화했을 것 같지 않다.

 

사실 많은 남자들이 원조 교제나 스폰서와 같은 방식의 매춘을 한다. 원조 교제나 스폰서의 경우에는 섹스만 사는 것이 아니라 데이트나 애정도 산다. 그리고 한 여자와 상당히 긴 기간 동안 관계를 맺는다. 섹스 후에 여자가 사라져 버리는 것을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원한다면 뭐 하러 큰 돈을 들여서 원조 교제나 스폰서 관계를 맺는단 말인가?

전중환 008. 남자는 섹스가 끝나고 사라지라는 뜻으로 매춘부에게 돈을 준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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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어머니와 끈끈한 애착이 이미 맺어진 아이 처지에서도 아버지의 손길은 가능하면 사양하고자 한다.

(『본성이 답이다: 진화 심리학자의 한국 사회 보고서』, 전중환 지음, 사이언스북스, 2016, 197)

 

하지만 아기가 아빠의 손길을 가능하면 사양하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자연 선택의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정말로 바보 같은 행동이다.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를 본 기억은 없지만 내 개인적 경험과 세상에 떠도는 상식에 따르면 아기는 아빠의 손길을 아주 반긴다.

 

진화심리학자라는 사람이 왜 이런 문장을 썼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전중환 017. 아이는 아버지의 손길을 가능하면 사양한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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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은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한 적응이다. 다른 영장류의 새끼들처럼, 아이들은 또래 집단 내에서 자신의 힘, 지능, 운동 능력, 용감함 등을 친구들에게 과시함으로써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자 한다. 우열 순위의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어떤 아이들은 자신보다 명백히 약한 친구를 골라서 매일 되풀이해서 괴롭히는 방안을 택한다. 학교 폭력은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을 끈덕지게 괴롭힐 만큼 강하고 억센 사람임을 널리 광고하여 결국 또래 집단 내에서 가해 학생의 지위를 높여 주는 기능을 한다.

(『본성이 답이다: 진화 심리학자의 한국 사회 보고서』, 전중환 지음, 사이언스북스, 2016, 128)

 

“자신보다 명백히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것은강하고 억센 사람임을 광고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A B보다 강하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아는 상황에서 A B를 때려 눕힌다고 해서 A의 지위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게다가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을 끈덕지게 괴롭힌다면 가해 학생에 대한 평판이 떨어진다. 인간은 도덕성을 매우 중시하는 동물이다. 싸가지 없는 사람과 결혼하거나 친구가 된다면 자신이 손해를 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회피하도록 진화한 듯하다. 만만한 사람을 끈덕지게 괴롭히는 행위는 자신이 얼마나 싸가지 없는지 광고하는 꼴이다.

전중환 028. 학교 폭력은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한 적응이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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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인간에게는 숨쉬기만큼 자연스런 나눔이 다른 영장류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을 사냥한 으뜸 침팬지 수컷은 막 포식할 찰나에 다른 암컷이나 친구들이 맛없는 부위를 한 점 집어 가도 모르는 척 눈감아 주곤 한다. 그러나, 이는 허락된 도둑질이지 진정한 의미의 선물이 아니다.

(『본성이 답이다: 진화 심리학자의 한국 사회 보고서』, 전중환 지음, 사이언스북스, 2016, 206)

 

하지만 자발적 나눔(proactive transfer, proactive provisioning)이 영장류 중에 존재한다고 한다.

 

The importance of food provisioning for maintaining fast reproductive rates in callitrichids has selected for high sharing motivation, resulting in regular proactive transfers, high solicitation success, and more sharing of preferred food (Box 2, Fig. 2).

...

Similar experiments with primates have shown results consistent with the species-typical natural history of sharing, such as proactive provisioning in callitrichids and reactive helping in chimpanzees.

...

In some species, benefits from sharing can nonetheless be high, as they are among cooperatively breeding callitrichids, and have led to extensive, proactive provisioning; in other species, benefits are lower and merely reflected by passive tolerance.

Natural Cooperators: Food Sharing in Humans and Other Primates, Adrian V. Jaeggi and Michael Gurven, Evolutionary Anthropology, volume 22, 2013

http://www.anth.ucsb.edu/faculty/gurven/papers/jaeggigurven2013EA.pdf

전중환 038. 영장류 중에 인간만 자발적으로 나누어 준다

https://cafe.naver.com/evopsy2014/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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