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와 장미 할머니
에릭 엠마뉴앨 슈미트 지음, 김민정 옮김 / 열림원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삶과 죽음.. 그 어떤 경계에 서 있는, 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쓴 책.

'하느님께'로 시작하는 각 장들.. 진실하고 진솔한 편지들.

 

길지 않은 책이지만, 강한 여운을 남긴다. 편지를 쓰는 오스카를 보며, 나도 하나님께 편지를 써야겠다란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리고 삶을 사랑하는 오스카를 보며, 자신의 남은 하루하루를 처음 본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오스카를 보며,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느꼈다. 곳곳에 숨겨져있는 재치스런 표현들, 나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듯한 문장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그런 책이었다.

이 책에선 하느님이라고 표현되어있지만, 나는 그것을 하나님으로 받아들이면서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하느님은 네 생각과 정신 속으로 찾아오신다고 장미 할머니는 말한다. 보이지 않아서 답답했던 마음들, 느껴지지 않아서 답답했던 마음들. 그러나 네 생각과 정신 속으로 오신단다. 나의 내면을 통해 말씀하신단다. 그러니 잘 귀기울여보아야 겠다. 내면으로 통해 말씀하시는 분이시니. 그리고 이제 오스카는 하루가 지나면 열살씩 나이를 먹는다. 장미 할머니의 권유로. 정말 열 살씩, 그렇게.. 그렇게 나이를 먹는 듯, 얘기한다. 오스카는 그냥 그것을 받아들인 거 같다. 나는 열 살씩 나이를 먹고, 내겐 12일이 남아있다는 사실. 오스카에게 남겨진 12일은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 사랑을 경험하고, 장미 할머니와의 얘기를 통해 많은 걸 알아가고, 하느님과도 함께했던 시간들. 짧은 시간일런지 모르지만, 오스카는 그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살았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하느님을 갈망하고, 하느님이 찾아와주시기를 바라는 오스카. 많이 불안하지 않았을까. 남겨진 12일동안 오스카에게도 두려움이란 게 있지 않았을까. 중간에 장미 할머니는 이런 얘기를 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으라고. 믿음을 가지라고. 믿음의 영역과 두려움의 영역은 언제나 대치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어쨌든, 오스카는 겁이 날 때마다 믿음을 갖기로 한다. 나도 겁이 날 때면, 믿음을 가져야 겠다. 갑자기 믿음이라는 것이 궁금해졌다. 난 언제나 두려움을 느끼는데, 믿음이란 무엇일까. 믿는다는 건 무엇일까. 하고.. 그리고 삶에 대한 얘기들. 삶에는 사는 것 외에 다른 해답이 없는 거 같다는 얘길 한다. 근데 산다는 것이 왜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것인지. 그저 산다는 것이 왜 그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하고, 많은 것들을 수용해나아가야만 하는지. 그럼에도 삶을 살아내가야 하는 것. 우리가 살아있는 한 그저 삶이란 것을 수용해야만 하는 것. 삶에는 사는 것 외에 다른 해답이 없는 것 같단 말이 내겐 왜 그렇게 어렵게 들리는 지 모르겠다. 그리고 삶은 잠시 빌린 거라고, 하는 오스카. 삶은 희한한 선물이라는 것. 내겐 삶이 어떻게 선물이 될 수 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오스카는 삶이 희한한 선물이란다. 나도 언젠가 오스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순수함을 가지고.. 두려움을 버리고.. 그렇게 오스카의 시각으로 살아나갈 수 있을까.

이쁜 책이다. 이 책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만남의 소중함을 얘기한다. 옮긴이 말에 의하면.

그런 측면으로도 볼 수 있겠구나, 생각된다. 나는 오스카가 만난 하느님,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얘기들에 집중해 보았다. 아니, 그런 부분들이 내 눈에 계속 들어왔다. 또 두려움에 대한 문장들이 머릿속에 남는다. 다시 읽어보며 오스카가 맺고있는 관계에 집중하여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을 가볍게 하는 책이다. 나의 맘도 오스카와 같은 시선과 생각들로 전염시키는 책이다. 깔끔하게 쓰여졌다. 아니, 읽으면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깔끔하다. 정돈되어 있는 것 같다... 라는 생각들. 삶과 죽음에 대해 오스카와 같은 시선으로 보는 게 어떠하냐고, 하루하루를 오스카처럼 살아가보는 건 어떠하냐고, 오스카처럼 관계를 맺어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건 어떠하냐고,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훨씬 맘이 가벼워질 것이다. 나는,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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