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연습
아가타 투진스카 지음, 홍은주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상실연습. 난 이 책의 제목에 이끌렸다. 제목만 보아도 왠지 모를 힘든 감정들을, 그리고 힘든 순간들을 겪어내야만 했었겠구나... 하는 생각들. 이 저자가 무엇을 겪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상실한 것인지 궁금했고 ... 이 책을 통해 읽어내려가 보고 싶었다. 더불어 아주 이쁜 표지에 이끌려서, 난 이 책을 만났다.

 

 저자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뇌종양 선고를 받았다. 그 옆에, 그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그 곳에, 그와 힘겨운 시간들을 함께 하며 보냈던 기록들... 그 기록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좌절하기 보다는, 무언가를 놓아버리고 포기하기 보다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끝까지 붙잡고 나아갔던 연인의 이야기. 삶의 소중함을, 주윗 사람들의 소중함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야기. 여러 관점에서,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끔 해주는, 가슴아픈 책이다. 독자와 저자가 교감할 수 있다면, 말이다.. ^^

 

 이 책에서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 문장은, 살아야 한다는 문장이다. 삶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던 단어들과 문장들이 내 기억속에 많이 남았다. 포기해버리는 것이, 그저 단념해버리는 것이, 더 쉽지 않았을까... 그저 포기해버리는 것이, 들아프고.. 들힘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삶에 대해 의지를 갖는다는 것이, 적어도 나에 대해 누군가에 대해 상황과 현실 앞에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게 참 힘겹게 다가왔다. 무엇때문에 살고싶어 했을까, 무엇때문에 살아야만 했던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들을 하지 않았나 싶다. 순간을 버텨낼, 순간 순간을 그리고 현재를 살아낼, 힘이 필요했기 때문일까. 내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겨우 그 정도의 의미일 뿐이데... 그러나 분명히 이들에게는, 나와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이 책을 읽는 동안 그것들을 조금씩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서로를, 그들의 삶을, 그들 자신을... 무언가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엄청난 힘이 되는 것 같다. 자기자신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특히 300쪽에 보면, 사람들은 죽음을 겁내는 게 아니라 떠나는 게 두려운 것이라고 ... 자신들의 인생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에, 떠나기 싫은 것이라고 ...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남자가 얘기했다고 한다. 특히 이 말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내게 와닿았다. 넉넉히 사랑하고 창조하지 못했던 것이, 아직 다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이... 깊숙이 가 보지 않았다는 것이 우린 두려운 것이라고...  그래서 나 역시도, 또 누군가도, 또 이 연인도 ..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이든, 현재의 상태가 어떠하든지 간에... 삶에 대해 간절함을 가지는 것일까.

 

 이들은 이 상황들을, 절망스런 상황들을, 너무나 잘 이겨냈다. 힘겹게, 힘겹게 .. 시간의 흐름을 견뎌내면서.. 몰려오는 두려움과 절망과 낙심을 이겨내면서.. 너무나 사랑하는 이의 상실을,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며 그와 함께 하는 저자의 상실연습을.. 감내하면서,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이렇게 가슴아픈 일이고, 힘겨운 일이구나...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이 연인에게 더 사랑하고, 더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들의 그 의지와, 희망으로 상황이 극복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움이 들었다. 그리고 이들의 그 기나긴 여정을, 상실 연습을 하였던 그 시간들을, 진심으로 박수쳐주고 싶었다. 살아간다는 것,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겪게 하나보다. 무엇보다 이들의 사랑, 진정한 사랑을 볼 수 있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 그리고 기록들... 

 

많은 여운을 남긴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대해, 절망과 희망의 경계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으며,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삶을 향한 간절함, 그리고 살아남는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고, 절망스런 상황속에서 그들이 지녔던 강함과 겪어나가야만 하는 것들을 회피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 당당하게 겪어나가는 그들을 보았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저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사랑이 아니었나 싶다. 난 그 단어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하지만, 저자만큼 느껴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사랑이라는 단어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은 너무 빨리 떠나버리기 때문에 서둘러 사랑하라는, 표지의 글씨처럼...   사랑하기때문에 겪는 그 아픔을,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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