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
커스티 애플바움 지음, 김아림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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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이 책은 우리 마음의 경계를 조명해 주는 것 같다. 잘 알지 못하는 대상을 향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판단과 편견을 바라볼 수 있게끔 해 주고, 그러한 판단과 편견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 책에서 나오는 매기와 우나는 서로 다른 경계에서 살고 있으며, 매기는 경계를 절대로 넘어선 안 된다고 배운다. 앤더슨 촌장이 아이들에게 방랑자들을 조심하라고 가르치며, 경계를 넘을 경우 위험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기와 우나는 페니스 윅 공동묘지에서 마주치게 되고, 도움이 필요했던 우나는 매기에게 항생제와 먹을 것을 부탁한다. 매기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나를 돕고, 이후에 우나를 따라 가선 안 된다고 하였던 경계를 넘어가게 된다. 앤더슨 촌장이 말했던 것과 다른 현실을 경계 밖에서 마주하게 되며, 위험에 처한 우나를 위하여 두려운 마음을 이겨내고 용기를 내게 된다. 끝내 이 책의 주인공인 매기는, 우나를 위기에서 구출해 내며, 전쟁을 보낸단 명목하에 팔려가게 된 첫째들을 구하게 된다. 그리고 마을에 진실을 말하며, 마을이 페니스 윅 마을 출신의 첫째들 모두를 구해올 수 있도록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는 '경계를 넘어'라는 책 제목이 흥미로웠다. 사람과 사람간의 경계, 내 삶 내부에 있는 것들과 외부에 있는 것들 사이의 경계, 그리고 내가 경험했던 것들과 경험하지 않은 것들. 나는 그러한 경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내 삶에 어떤 것들은 불분명하게 느껴졌으며,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내 안에 있는 경계에 대해 알 수 있길 바라며 이 스토리를 읽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겪었던 것들에 대해선 쉽게 믿고, 겪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는 불신한다. 우리가 어떤 환경에 처해 있으며, 어떤 피드백들을 받으며 살아왔는지에 따라서 우리의 삶의 경계가 축소되기도 하고, 확대되기도 한다. 어떤 것들에 대해선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그것을 우리는 두려움이나 불안으로 자각하게 된다. 그것이 정말 두렵고 불안한 것인지 확인해 보지도 않고, 진실을 회피해 버리기도 하고, 겪지 않고서도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할 때도 많다. 어떤 것들에 대해선 합리화할 것이고, 어떤 것들에 대해선 적당한 이유를 둘러대며 진실보다 거짓을 따라가기도 한다. 우리 삶에 있는 수많은 경계들, 우린 그 안에서 용기를 내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매기처럼 진실을 받아들이고 진실을 말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두려움을 직면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며, 매기와 같이 경계 밖으로 나가야 할 타이밍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내 안의 수많은 감정들과 생각들에 대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국 타인과의 관계도 경계에 대한 것일 수 있다. 우리는 안전하다고 믿는 대상을 받아들이며, 그렇지 않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겐 경계를 더 날카롭게 세운다. 사람과 사람간의 심리적 거리는 멀어지기도 하고, 가까워지기도 하며, 닫혀 있기도 하고, 다시 열리기도 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흘려 보내기도 하고,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손을 내밀기도 하며, 누군가의 필요를 모른 채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에 대해서는 미리 판단하여 오해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 오해 받기도 하며, 누군가를 신뢰하기도 하고, 다시 어떤 경험으로 인해 불신하기도 한다. 이런 수많은 경계들에 대해서, 또 우리 앞에 있는 수많은 선택들에 대해서 어떤 것이 지혜인지를 보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내게는 이 책이, 나 자신의 내면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는 역할을 해 주었다. 색안경을 벗게 해 주는, 두려움을 직면하게 해 주며,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브릿지처럼 다가왔다.

리 안에는 분명 많은 두려움의 문제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선택의 문제가 두려움의 지배를 받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두려움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에 반응해야 하며, 나의 내면에 감춰진 진실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둘러싼 경계들을 어떻게 지각하는가? 우리는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나는 이 책을 통해 내 안의 경계에 대해 살펴 볼 수 있었고, 내 안의 감정과 생각들을 들여다 볼 용기가 생긴 것 같다.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참 좋을 소설이었다. 흡입력 있는 이 소설을 만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의미 있는 스토리를 만나고 싶다면, 이 소설을 들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여운이 남는 스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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