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투여행기 -상 - 16세기 유럽 모험가의 파란만장한 신동방견문록
페르낭 멘데스 핀투 지음, 이명 옮김 / 노마드북스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신을 믿는 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힘과 능력을 주는 것일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깊이 숙고해 보았다. 과연 누군가를 의지하지 않고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런 고초를 겪으며 견딜 수 있었을까!  당시 사람들을 그가 쓴 이 책을 보고 놀려댔지만 지금은 아주 소중한 16세기 동남아의 역사와 문화를 기술한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 책이다.  

 

1600년대 우리나라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아마도 다시 전란 후 혼란을 정리하고 나라의 부흥을 다시금 꾀하려고 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사실 이번 시사회가 아니었다면 ‘핀투’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모르고 지나갔음이 분명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겪었던 파란만장한 인생 경험에 대해 나는 한없는 존경심이 든다.


페르낭 멘데스 핀투. 이 책의 주인공이자 이 책을 저자이기도 하다. 결국 이 책은 핀투의 자서전이자 자신의 여행기이며 역사책이기도 하다. 유럽 사람들에게 동양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며 16-7세기의 여러 나라의 문화와 풍습을 알려주는 소중한 유산인 것이다.


즐거운 여행이 아닌 21년 동안의 포로와 노예생활에서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놀라울 따름이다. 13번 각기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 의해 포로가 되고 그로 인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노예생활을 한 것이다. 말이 ‘핀투 여행기’지 자의로 인한 여행이 아닌 것임이 분명하지만 그는 자신의 소신과 가치를 소중히 하고 그의 생의 대부분을 열악하고 낯선 환경 속에서 살아가면서 희망을 잃지 않은 인물인 것이다.


그가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은 사람들에 의해 비웃음을 받게 되고, 비평가들은 그에게 ‘멘닥스 핀투’(거짓말쟁이 핀투)라고 부르며 조롱을 하지만 이제는 그들도 깨달았을 것이다. 아직 상권만을 읽었으니 이 책의 분량이 어떠한지 상상이 가고 남는데, 자신이 겪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나에게 핀투의 경험은 그야말로 대단한 것이라고 밖에는 더 할말이 없다. 


이 시기는 유럽 사회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영향권에서 서서히 벗어나 영국과 프랑스가 힘을 갖게 되는 시기인 것 같다. 핀투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근처 시골에서 지내다 대도시인 리스본으로 오게 되고, 살기 위해 탈출을 감행하고 배에 오르지만 프랑스 해적을 만나게 된다. 그 때 나이가 열세 살 정도 되었을 테니, 이제 막 중학생이 되었을 정도의 소년이었을 텐데...

 

만일 즐겁게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한 것도 아니었고, 우연히 배가 표류되어 낯선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아 온 경험이 아닌 그 많은 기간동안을 포로와 노예생활을 반복하며 생활을 해야 했던 핀투의 삶이 어떠했을지 아마도 하나님만이 아실 것이다. 인종과 언어와 문화, 종교 등 무엇 하나 같은 것이 없는 핀투가 오직 다시 자신의 땅으로 올 수 있었던 것은 희망을 잃지 않은 그의 삶과 신을 의지하는 마음에서일 것 같다.


인도, 에티오피아, 아라비아, 수마트라, 중국, 타타르 등 아프리카와 아시아까지 지구의 절반을 다니면서 온갖 고초를 당한 것이다. 만일 내가 이러한 일들을 겪었다면 그 악몽의 순간을 잊어버리기를 바랐을 텐데, 핀투는 그런 자신의 경험담을 자신의 이동경로와 여러 나라의 문화와 풍습, 동양의 종교와 역사적인 사건까지 기술하면서 현재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를 주고 있다.  


이 책은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꼭 읽어야 할 그런 책일 것 같다. 또한 그리 어렵지 않은 책이기에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혹은 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을 읽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 다른 모든 이들은 내 경험을 좋은 본보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이야기를 듣고 나면 재앙을 겼어도 할 일을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나님이 도우사, 인간이 극복하지 못하는 불행은 없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고백하건대 내 모든 역경의 근원은 내 죄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능하신 주님께서는 내게 무한한 자비심을 보여 주셨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분의 자비심으로 나는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남았으니 말이다. "


이 책 처음 부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만일 종교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 있겠지만 나는 핀투의 이 말이 이 책을 쓴 이유와 함께 삶의 희망을 놓지 않는 끈이 되었음을 믿게 된다.

또한 이 글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며 내게도 동일하게 주는 교훈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