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책상에 놓인 한 권의 책, 바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입니다.  한 차례 책장 정리를 하고 난 후 다시 가지런히 정리해 놓은 책장으로 소중히 들어갈 책이지요.  아니, 글을 읽고 난 후 감동을 생각하면 책장 속으로 들어가기 보다 부지런히 다른 사람들 손에 옮겨야 하지만 왠지 그렇게 하기엔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글 자체의 감동 뿐 아니라 얼마 전 고인이 되신 분이라 그럴까!  영어와 관계된 일을 하고 있는지라 언젠가는 번역된 영미 시집도 읽어보자고 원서로도 읽어보자고 생각하지만 시와는 아직 먼 내게도 에세이는 언제나 친숙하게 다가오는 친구인 것인 듯 합니다.

병원에 가면 노년 인구의 1/4이 암으로 생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또한 주위를 둘러보면 가까이에도 암으로 수술받은 분들이 많고, 장애를 가진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소아마비를 딪고 멋지게 성장하고 또 병마와 싸우면서도 항상 주위에 밝은 웃음을 주고 희망을 주는 분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잘 모르고 읽는 다해도 이 책 한 권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희망을 모두가 알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또한 이 분의 삶을 잘 아는 분이라면 책을 읽는 감동이 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책 표지에 나온 '당신이 지금 힘겹게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바로 내일을 살아갈 기적이 된다!'는 글을 먼저 읽으며 책장을 하나씩 넘겨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이 책이 독자들에게 기적의 책이 되길 바라는 장영희 선생님의 메세지는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전부 전달이 되었으리라 하는군요.

글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논문을 도둑에게 헌정하게 된 계기, 글을 미룰 때까지 미루고 시간에 쫓기게 되어서야 비로소 쓴다는 이야기에도 미리 갚는 다는 글을 읽으면서도 에세이 초반임에도 그 작은 글에서 인생의 연륜과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20대 혈기왕성하고 멋모르던 시기가 지나고 30대 한참 일할 나이를 지나 40대 어느 덧 중년에 들어가는 초반, 아마 내 인생에 있어 또 하나의 획기적인 시기가 조만간 올 듯한 지금 이 책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주는군요.

글 하나 읽을 때마다 나도 이렇게 할 수 있겠구나! 미리 갚아준다는 것이 이런 의미였구나! 생각해봅니다.
'소금 3퍼센트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우리 마음 안에 나쁜 생각이 있어도 3퍼센트의 좋은 생각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 준다.' 라는 대목을 읽으며 나 역시 3퍼센트는 97퍼센트에 비해서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 있어도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3퍼센트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를 읽으며 나 역시 올해 아버지를 하늘로 보낸 일이 생각났습니다. 지금이라도 편지를 써볼까? 살아계실 때 더 잘 해드리자고 했으면서도 오래된 부모님보다 새로 꾸민 아내와 아이가 있는 가족이 더 중요해서 혹시 부모님을 알게모르게 소홀히하지 않았을까 반성도 해보았지요.
구절 구절 믿음과 사랑, 희망에 대한 글이기에 읽으면 읽을수록 내 삶의 모습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더군요.

또한 사회적 지위가 있는 대학 교수 신분에도 참 진솔한 글을 쓰신다는 생각에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였지요.
감추고 감추고 싶은 치부를 드러낸 진솔한 글을 읽으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삶에 있어 큰 축복이 아닐까 싶더군요.
은폐하지 않고 포장하지 않고 나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구나 느꼈습니다.

끝까지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 나의 살아갈 기적은 무엇일까 불현듯 떠올려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기적이었듯 앞으로 살아갈 날 역시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인생의 기적이 내 앞에 펼쳐지기를 바라며 조만간 삶의 거처가 바뀌고 인생의 전환점이 될 즈음 읽게 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책 한 권은 그냥 책 한 권이 아니라 내 인생의 전환점에서 다시 목표를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에서 흘러나온 글들은 언제나 바쁘고 숨가쁘게 달려가는 대한민국의 어른들에게 쉼터가 되리라 믿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