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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지 않아도 괜찮아 - 나를 움직인 한마디 두 번째 이야기
박원순.장영희.신희섭.김주하 외 지음 / 샘터사 / 2008년 1월
평점 :
용기와 위로를 주는 그 무엇이 있다면...
고등학생 시절 정말 힘이 들어서 방황을 했던 적이 있었다. 갑작스럽게 가정형편이 어려워지고, 대학에 진학할 돈이 없다고 대학에 보내줄 수 없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고등학교 3년 동안의 공부가 물거품이 될 듯 보였던 그 시절.
비교적 모범생이었던 나는 한 순간 방황을 하고 밤이 되면 집에 들어가기 싫었던 그 시절이 있었다. 하루종일 밖에서 지내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발걸음을 향하고, 집에 다가가서 초인종을 누르면 그 때까지 주무시지 않고 기다리신 어머니가 나오셨다.
아무말 하지 않고 나를 다독이시며 바라보는 그 눈길에 서서히 잠시 방황했던 나는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몇 마디 말이 아니었고 단지 표정으로 느낄 수 있었던 어머니의 사랑. 20년이 지난 지금껏 그 때 기억이 난다. 내게 힘이 되었던 어머니의 사랑.
이 책을 읽으면서 난 그 때를 다시 떠올려본다. 그리고 삶에 있어서 용기와 위로가 되는 또 다른 멋진 친구를 만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바로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 이 책이다. 내 소중한 친구.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또 잘 모르고 있다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 그들의 삶에서 위로가 되었던 따뜻한 말들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내가 힘들었을 때 나를 바라보는 내 어머니의 사랑처럼, 그 마음에 다시 마음을 다지고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하며 등록금을 모았던 것처럼......
그 때가 지나고 몇 번의 힘든 일이 생겼을 적에도 내게는 버팀목이 되어준 사람들이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이해인 수녀님의 말처럼 누군가의 따뜻한 말과 다정한 눈빛은 사람을 변화시키게 된다.
죽기보다 힘들었던 그 시절을 극복하고 나중에 되돌아보면 별게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설사 정말 힘들었고 내 일생 위기였을지언정,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이미 이기고 난 뒤에 얻는 성취감은 이루말 할 수 없는 것이다.
책 속에 나오는 글들 중에 무엇을 우위에 둘 지 정할 수는 없다. 각자의 경험과 인생에서 느끼는 정도가 다를 것이고, 또 이 글을 읽는 독자 역시 각각의 삶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서 고정욱 선생님의 글이 지금 내 마음에 다가온다.
대들보 잘라 서까래 만들려나. 이렇게 말씀하셨던 고정욱 선생님의 은사 대학 교수님의 말씀.
나 역시 사업 실패로 경제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가 있었기에 공감할 수 있었던 말.
어렵고 힘이 든다고 쉬운 길로 가려고 했던, 잠시 내가 가던 그 길을 벗어나려고 했던 고정욱 선생님께 원래의 목표를 가게 했던 그 한 마디의 말.
나 역시 한 길을 쭈욱 걸어오지 않고 고비가 닥쳤을 때 잠시 방향을 선회했더라면 지금쯤 내 앞이 어떠할까 생각해본다.
이제 불혹의 나이.
내가 살아 온 삶과 앞으로 살아갈 날이 비슷해졌을까?
앞으로도 내게 어떤 일이 닥칠지, 혹 또 한 번의 위기가 있을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따뜻한 위로가 되는 친구를 새롭게 만날 수 있었던 이 책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나를 따뜻하게 해주는 멋진 친구.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