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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뽀뽀손
오드리 펜 지음, 최재숙 옮김, 바바라 레너드 깁슨 그림 / 사파리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그래. 이사가는 것도 괜찮아!
정들었던 공간을 떠나가는 것만큼 아이에게 불안을 주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비단 장소만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아기 적에는 가장 친숙하며 자신을 돌보는 보호자인 엄마가 옆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겠고요.
너구리 체스터.
지난 번 [뽀뽀손]과 [주머니 속 뽀뽀손] 책에서 만나게 된 귀염둥이 질투쟁이 체스터가 이번에는 엄마 너구리에게 이사를 가지 않겠다고 하는군요.
충분히 공감이 되는 글.
낯선 곳에 간다면 울거나 보채는 것이 꼬마 아이들의 일상의 모습일수도 있기에 이런 책을 아이랑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다는 게 자신의 일만은 아님을 알게 되고 또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님을 알 수 있겠지요?
그런 이야기를 엄마의 사랑을 담은 '뽀뽀손'이라는 매체를 통해 나타내는 잔잔한 그림과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듭니다.
실제 너구리를 집 근처에서 볼 수는 없지만 꼭 실제 너구리처럼 그려진 동화 속 너구리 가족을 보는 즐거움도 마찬가지이고요.
사람들이 나무를 다 베어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살던 정든 곳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과 속상함, 슬픔...
낯선 곳에서의 생활은 지금까지 태어나 자란 환경, 단지 거처만 옮겨지는 것이 아니라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의 이별일 수도 있기에 더욱 체스터는 슬픔에 잠김니다.
늘 엄마가 자신에게 뽀뽀손으로 위로를 해 주었던 것처럼 자신의 집에 한가득 흔적을 남기는 체스터.
하지만 새로 이사를 간 그 곳에서 멋진 여자 친구를 만나게 된 체스터의 밝아진 표정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이사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점차 대인관계의 폭을 넓혀가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참 바람직한 내용을 꾸밈없이 담아놓은 그림책. 엄마의 사랑 또한 가득 담겨있고, 환경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