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보름달문고 23
김려령 지음, 노석미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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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가 한 명 있습니다.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는지라, 그래도 두 세 명은 낳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정황과 여건 상 그냥 하나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나이가 들면서 혼자는 외로울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나중에 제가 나이가 들었을 때에서 자식들이 하나라면 쓸쓸할 듯 둘째를 볼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되지요.
가끔은 입양을 해서 한 가족을 만들까 그런 마음도 진지하게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만일 정말 입양을 하게 된다면 역시 숨기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공개입양이 좋을거야.
또 입양가족들의 모임에도 나가서 함께 이야기하면 좋겠지, 이런 생각도 했었지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공개입양 역시 아이들에게 또 입양을 한 부모들에게 아픔을 줄 수 있구나 그런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내린 결론은 어떤 가족이나 조금씩의 문제는 있을 수 있으며, 입양으로 이뤄지지 않은 가족에게도 훨씬 더 큰 문제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책을 읽으면 이야기를 전개하는 작가의 묘사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때론 이 책의 주인공인 공개입양아 하늘이가 되어서, 아니면 하늘이의 엄마 혹은 아빠가 되어. 그것도 아니라면 하늘이의 할머니, 또는 반항아로 보이는 한강이처럼 느껴졌습니다.

엄마와 겪는 갈등. 말 한 마디도 못하고 고민을 하는 하늘이는 같은 입양아 모임에서 만난 한강이의 가출 이후 서로 만나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P.125
"저게 바로 한강이라는 거지? 우리 엄마 아빠, 내 이름 한번 끝내주게 큰 걸로 지었네."
한강이는 계단 틈에서 작은 돌을 주워 던지며 말했다.
"근데 어떡하냐, 내 이름은 더 큰데."
"어? 그러네. 우리 부모님들은 뭘 믿고 이렇게 큰 이름을 지은 거야."
"뭘 믿긴, 우리 믿고 지었겠지."
"그런가?"

"내 허락도 없이 누가 저렇게 오리를 둥둥 띄웠어."
한강이는 강 위에 떠 있는 오리배를 보며 말했다.
"기가 막혀. 왜 너한테 허락을 받니?"
"왜는, 한강이니까 당연히 나 진한강한테 허락을 받아야지."

한강이와 함께 한 짧은 시간. 그 속에서 서로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고, 또 핏줄로 이뤄지지 않은 자신의 오빠와 외모가 닮았다는, 그리고 엄마와 어쩜 그렇게 똑같이 말을 하고 행동을 하냐고 하늘이에게 말하는 한강이를 통해서 하늘이는 자신의 모습과 행동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 이후 방학이 되어 시골로 내려가신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하늘이.
태몽을 꾼 할머니를 보며 엄마가 동생을 가졌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됩니다. 게다가 정말 엄마와 아빠가 내려왔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그 동생은 역시 엄마가 배에서 낳은 동생이 아닌 자신과 같이 가슴으로 낳은 동생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하늘이는 멋진 누나가 될 수 있을 듯.

가슴에 묻은 해마. - 선천성 심장병을 지난 하늘이를 입양하고 간호하고 돌보고 사랑을 한 부모를 이제는 정말 소중하고 사랑하는 엄마, 아빠로 받아들인 하늘이의 멋진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입양으로 맺은 가족이든 아니든, 혹은 공개입양으로 방황하고 갈등을 할 수도 있고, 그 때문에 받는 상처가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랑임을 느낄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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