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꾸러기 올빼미야, 나도 네 친구야

잠꾸러기 올빼미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김선희 옮김 / 사파리 / 2007년 6월

<무지개 물고기> 시리즈로 유명한 마르쿠스 피스터의 첫번째 그림책이라는 것 때문에 더욱 궁금했던 책이랍니다.
우리 아이가 워낙 무지개 물고기를 좋아해서인지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말에 빨리 읽어야된다고 재촉을 했지요.

책이 나오자마자 볼 수 있었던 <잠꾸러기 올빼미>. 예전에 <무지개 물고기>를 보았을 때 반짝거리는 비늘을 갖고 싶다고 한 우리 아이는 이 책에서도 홀로그램 처리가 되어 반짝거리는 올빼미를 보며 무척 좋아합니다.

잠꾸러기 올빼미.
이 책은 역시나 언제나 마르쿠스 피스터의 책을 보면 나오는 친구와의 우정에 대해 알 수 있답니다.

밝고 교훈적이면서도 직접적이지 않은 이야기와 멋진 그림이 참 마음에 듭니다.

책 표지를 보면 나뭇가지에서 잠을 자는 올빼미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자명종 시계가 있는데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 책 표지를 보면서 도대체 어떤 시계일까 무척 궁금했답니다.

밤과 낮이 우리와 다른 야행성 동물 올빼미. 그 중에서도 우리들의 주인공은 잠꾸러기 올빼미랍니다. 숲 속에 살고 있는 잠꾸러기 올빼미, 온종일 나뭇가지에 앉아서 잠을 자는 것을 좋아하는 올빼미는 변함없이 잠을 자고 일어나니 다른 올빼미 친구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늦잠을 잤기 때문이지요. 친구들이 없어 심심해하는 올빼미는 마을로 가게 됩니다.

귀여운 올빼미의 그림이 정말 마음에 쏙 드는군요. 우리 아이도 아침에 깨우면 더 졸리다고 침대에서 이러저리 뒹굴거리는데 꼭 그 모습이 연상이 됩니다. 게다가 "안녕, 잘 잤니?" "모두 가 버렸네, 좀 더 일찍 일어날 걸 그랬나?" 하고 말하는 올빼미 모습도 정말 귀엽습니다.

밤 하늘 달빛이 비추는 하늘을 나는 올빼미 그림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한참을 날아 마을로 간 올빼미가 이제 막 잠을 자려는 소년을 만나게 되지요.

"이리 나와, 나랑 같이 놀자" 하는 올빼미

"아함, 난 너무 졸려. 지금은 한밤중이잖아!" 하고 말하며 시계를 주며 내일 낮에 시계가 울리면 그 때 오라고 말을 합니다.

'이런 쇳덩어리가 무슨 도움이 될까?' 하고 갖고 가는 올빼미. 그리고 그 다음 날 '찌르릉 찌르릉' 하고 울리는 시계소리 때문에 숲의 모든 잠을 자고 있던 올빼미들이 놀라 깨어나지요. 정말 재미있었던 장면이랍니다.

하지만 밤에 일어나는 올빼미가 한낮에 잠을 깨니 제대로 정신이 들 수 있을까요? 올빼미는 엄마 올빼미의 말을 듣고 다시 잠을 잡니다.

한 편 소년은 올빼미를 기다리지요. 하지만 소년 역시 엄마의 말을 듣고 야행성인 올빼미가 낮에 자신과 놀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올빼미 모습의 연을 갖고 놀며 자신이 만났던 올빼미를 생각하고, 또한 올빼미 역시 함께 있을 수 없지만 올빼미 연을 갖고 노는 소년을 보면서 함께 놀지 못해도 서로 마음을 나누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직접적인 메세지가 없어도 올빼미와 소년 톰의 이야기를 통해 우정에 대해 알 수 있는 참 멋진 동화. 역시 마르쿠스 피스터란 생각을 하게 되지요. 

서로 함께 놀면 더 즐겁지만 그럴 수 없더라도 충분히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아이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올빼미가 시계를 톰에게 주고 돌아왔을 때 친구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되지요.

톰과 함께 지낼 수는 없지만 숲 속에는 자신과 함께 놀 수 있는 수많은 친구들이 있음을 잠꾸러기 올빼미도 잘 알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