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노는 게 좋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좋은 나이. 세상 일을 알아가기엔 좀 이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울려 노는 즐거움을 느끼는 나이이기에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알고싶어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한창 궁금한 게 많고 신기한 게 많아 매일같이 질문이 쏟아지는데 그 안에는 우리 역사와 세계사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물어오는 것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좋지만 한창 관심을 가지고 알고싶어 하는 시기에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 내어민다면 어떨까. 올 봄 유독 철 모르는 꽃샘추위가 바깥에서 뛰어놀고싶은 아이들 볼을 찬바람으로 어루만진다. 비 오는 날도 잦고. 나가 놀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마음 가라앉힐 수 있는 좋은 책 한 권을 가지고 같이 놀았다. 지구촌이라 불리는 시대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매일 뉴스에서도 접할 수 있다. 이것만은 알고 죽자 Q&A 세계사 서양사편은 일단 큰 제목부터가 친절하고 재미있다. 시대별로 나누어 이야기를 담았는데 소꿉동무로 만난 동양과 서양, 비 갠 후의 햇살과 같이. 큰 제목 아래 작은 이야기들은 모두 Q&A 퀴즈 형식이다. 묻고 답하는 형식은 대개 지루하거나 딱딱한 이야기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는데 이 책은 공부해야 할 대상으로 접하는 세계사로서도 손색이 없도록 깊이 있으며 재미있다. 0이라는 숫자는 어디에서부터 생겼을까? 아무 생각 없이 썼었는데 책 속에서 질문을 대하고나니 궁금함이 강해진다. 숫자 0의 개념을 유럽에 전한 이들은 무슬림, 즉 이슬람 세력이란다. 무슬림들은 서유럽의 기독교도들에 비해 세속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전파하는 행위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해서 ‘지혜의 전당’이라는 연구기관을 설립하기도 하고 원나라에 의학을 전하고, 지구공전설을 주장하기도 하는 등 서양 근대 문명이 이슬람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아이와 퀴즈 형식으로 아이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것들을 골라 먼저 보기도 했는데 보아갈수록 담고 있는 지식의 방대함과 깊이에 놀라기도 했다. 세계사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세계사에 대한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고 싶은 일반인들에게 특히 권해주고싶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상식을 쌓아가듯 볼 수 있는 세계사 책이 <이것만은 알고 죽자 Q&A 세계사>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