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트렌드 2024 - 채용 브랜딩이 만드는 일하는 문화의 변화
윤영돈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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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용 트렌드 2024 - 윤영돈 ]


구직자는 회사가 없다고 하고 구인자는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하는 현상은 너무 익숙한 장면이 되어버렸다. 사람을 채용하는것은 인사관리의 첫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기업의 운영자라면 누구나 알고있다. 하지만,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법을 몰라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특히 중소기업이거나 소위 말하는 3D업종은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열악한 일자리 환경과 주변과 나를 비교하기 너무 쉬워진 환경이 융화되어 이런 난국을 만들었다. 하지만 근로자는 좋은 환경이든 아니든간에 일을 하지 않고 살 수 없고, 사업주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지 않고는 기업의 비전을 담보할 수 없다. 그럴때일수록 기업의 입직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의 구직자에게는 어떤 부분을 통해 회사의 장점을 어필해야 하는지, 최근의 회사는 어떤 트렌드에 영향을 받아 인력을 채용하게 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하 한다. 현장에서 노사를 불문하고 채용에 대한 고민을 너무나도 많이 접하다보니 인재확보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 책 [ 채용 트렌드 2024 ]는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될 채용의 큰 방향성에 대해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최초에 전체의 내용을 서머리 해준 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방식이다. 컬쳐핏, 챗GPT, MZ면접관, 다이렉트소싱, 웰니스, 대체불가 인재상, 리텐션, DEI, 마이크로 코칭, 욜드라는 총 10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24년도에 예상되는 채용 트렌드를 외부환경의 변화와 연결하여 제시하고 있다. 제시하는 주장이 전반적으로 설득력이 있고,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의 설문조사와 기업사례, 참고문헌을 제시한다. 10가지의 각 테마별로 국제적인 추세와 함께 더불어 국내현황에 맞는 별도의 가이드와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것도 책의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24년도의 채용과 관련된 트렌드는 역시나 MZ세대와 장년 등 각 세대의 특징을 잘 반영하는 채용 전략이었다. MZ의 경우 조직문화와의 적합성을 특히 고려해야하 한다.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평적이고 공정한 대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나 시니어 세대의 노동시장 유입과 이직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정되므로 이에 대비하여 장년인력 맞춤형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시사점도 합리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외부환경의 변화로 각 세대 별 니즈와 관리전략을 차별화하여 인력의 유출을 예방하고 인재를 유지하는 방향에 대해 타당하게 제시해주는 책이었다.

채용의 트렌드라는 것이 매년 급격하게 바뀌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2024년도의 채용 트렌드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23년에 제시된 내용과 혁신적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한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채용의 트렌드라는 것은 중소기업 단위에서 신경쓰거나 고려하기에는 다소 부담을 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인재의 확보나 기업의 채용방향을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큰 역할을 하는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채용뿐만 아니라 인재 육성이나 평가 보상에도 일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통찰이 담겨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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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어
닉 소넨버그 지음, 조계진 옮김 / 진인터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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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쉬어 - 닉 소넨버그 ]


한계를 느낀다. 업무량과 줄어드는 개인시간으로 인해 내 한계치가 여기인가를 느끼는 요즘이다. 하지만 동시에 일하는 것에 재미도 점점 붙여가고 있는 요즘이다 보니 마냥 휴식과 여가를 생각하게 되지는 않는다. 지금 하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고 남는 시간에 일을 더 잘하는 방법, 내 삶을 벼르는 방법에 대해 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으로 귀결되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을 만난 것은 어쩌면 필연일지도, 어느 책에서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인지도 모르겠다. 눈길을 끄는 제목이었다. 경제경영서의 제목으로 흔하게 볼 수 없는 마치 기욤 뮈소의 소설 구해줘가 생각나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책이었다. 저자가 장난끼가 많거나 비유를 좋아하거나 감수성이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또 이만큼 저자가 말하는 것을 잘 나타내는 말이 있을까 싶었다. 이 책의 제목은 [ 숨 쉬어 ] 이다. 우리가 일이라는 물 속에 계속해서 잠겨있는 것은 고통을 수반하는 일이고 종국적으로는 질식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고 우리의 건강을 위해 가끔은 수면 위로 나와 공기를 만나 숨을 쉬어야 한다는 비유이다. 그래서 재미있게도 저자가 주장하는 업무 효율과 시간의 확보를 위한 기법 프레임워크의 명칭도 CPR이다.

CPR은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 바로 Communication, Plan, Resourse의 3가지를 의미하는 것이며, 3가지의 챕터로 구성되어 어떻게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지 책에서 제안하고 있다. 모든 챕터별로 초반에 문제제기-내용-핵심정리-심화, 응용 내용-향후 단계 지침의 큰 틀을 구성해서 일관되게 전개되고 있어서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하며 책을 볼 수 있었다. 내용 또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많이 담고 있었다. C에서는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에서 비효율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었고, P에서는 요즘 최근에 기업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는 OKR이나 애자일 기법과 같은 기법을 업무 효율에 중점을 찍어서 소개하고 있다. 해당 개념에 대해 아직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다소 활용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R은 지식이나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내용을 담아 유용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지만 다소 분량이 적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구성과 내용 모두 깔끔했다. 나는 번역, 해외 기업이나 사회 정서 다름에 따른 공감저하 등 문제로 해외 저자의 책을 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전반적으로 받아들이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각 챕터별로 하나씩 읽어도 무방하도록 책을 잘 구성했기 때문에 혹시 답답함을 느끼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부분부터 한번 떠들어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러면 다른 챕터에도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게 될 것이고, 저자가 주장하는 전체 프로세스를 한번 아우르게 될 것이다. 책에서 제안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툴에 대해서는 한번씩은 다 들어보거나 활용해 봤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소 막연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서 내내 홍보하고 있는 저자의 사이트에도 들어가 보았지만 예상보다 양질의 정보를 얻기는 어려웠다는 점도 있었다. 이런 여러가지 사항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은 좋았다. 이후 한번 더 읽을 생각이 있느냐고 하면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이 책이 기업 전반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뜨지만, 결이 맞는 사람이 활용했을 때 엄청난 시너지를 내겠다에 대해서는 확실한 느낌표를 띄울 수 있을 것 같다. 업무 효율이나 시간관리, 일을 잘하고 싶거나 워라밸을 찾고 싶은 모든 사람이 한번 쯤은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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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의 삶
정준교 지음 / 상상력집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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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위의 삶 - 정준교 ]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영업이 아닌것이 있을까? 영업은 기업의 명맥을 잇게 하는 가장 기초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보니 영업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은 기업이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인 발판이 된다는 것, 그리고 매출 상승과 직결된다는 것과 어쩌면 크게 다르지 않은 말이다. 영업이 기업의 성장과 매출 상승과 직결되는 활동이다 보니, 모든 기업은 영업에 혈안이 된다. 영업 인원의 역량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려고 애쓴다. 영업의 세계는 그야말로 정글이다. 이 영업의 세계에서 두각을 드러낸다는 것은 보통의 인물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예전부터 해왔던 생각이다. 그것을 해 낸 것이 이 책의 저자이다. 저자는 리조트 분양권을 판매하는 영업을 했고, 해당 분야에서 매주 꾸준한 수익을 올리며 1위의 자리를 계속해서 수성해 온 말도 안되는 성과의 인물인 것이다. 이런 사람의 책이라면 한번 읽어봐도 손해볼 것 없겠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 [ 1위의 삶 ]이다.

처음에는 책 이름이 다소 유치하다고 생각했고, 책의 문체나 사고방식이 촌스럽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하지만 바꿔말하면, 이런 모습을 저자가 정말 순수하고 우직하게 일해왔다는 반증이며 대필을 맡기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본인의 문체로 적어내려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책이라고 한다면 수려한 문체나 구성이 아니더라도 오히려 더 가슴에 와닿을 수 있고 더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도 동일한 감정을 느꼈다. 저자는 정말 말그대로 정공법으로 영업을 해 온 사람이었다. 특별히 영업의 기술이나 아무도 모르는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미혹의 말을 쓰지 않는다. 다만, 원칙에 입각해서, 주변의 사람들에게 잘 베풀고, 관리하고, 좋은 모임에 나가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거기서 받은 열정으로 고객들에게 전화 한통, 뉴스레터 한부 더 보낼 수 있도록 꾸준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 이것이 영업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외모를 깔끔하게 하고, 상대방의 니즈를 파악해서 빠르고 센스있게 일처리를 해주는 것, 그리고 주변의 사람을 통해, 책을 통해, 현장을 통해 공부하고 또 공부하라는 것. 백 투 베이직. 이 책에서 저자가 직접 적고 있는 내용이다.

영업과 관련된 특별한 비결이나 새로운 기법이라며 거창하게 떠들어대는 내용은 없었다. 오히려 그래서 좋았다. 어쩌면 나도 이 책을 들면서 기대했던 것은, 누구나 아는 영업기술 말고, 저자가 특별히 가지고 있는 노하우, 비법에 대한 기대였던 것 같다. 하지만 역이 7년 연속 영업판매 1위의 자리를 계속해서 지켜온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방법론이나 기술을 고민하기 전에 나는 기본에 얼마나 충실하려고 노력했는지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더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소탈하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사람, 그리고 잃어버린 초심을 찾고 기본에 더 충실해야겠다는 자극을 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해당 책이 꼭 도움을 줄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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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수치화 생각법 - 숫자에 약해도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미키 다케노부 감수, 김준 옮김 / 더퀘스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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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치화 생각법 - 미키 다케노부 ]



비즈니스 세계에서 명확하고 명료한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모든 경영 의사결정은 정보와 성과를 통해 이루어지고, 경영환경이 급변할 수록 기준에 따른 과학적이고 일관성 있는 판단이 이루어질 것을 요구받는다. 오늘날과 같은 급변하는 환경 아래에서 정보가 수치로 제시되는 것은 이제 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인 역량이 되었다. 열심히 해야한다, 최선을 다해야한다, 상당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성적이거나 형용사, 수식어는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제시되어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고, 관리의 기초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경영 뿐 아니라 개인이 일상을 조직화하고 관리할때도 마찬가지다. 가능한 정량화하여 생각할 수 있는 것. 특히나 인력을 평가하고 정량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인사노무 분야에 종사하다보니 더더욱 절절하게 체감하고 있다. 반면에 정보를 수치화해서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만큼 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내용의 책은 시중에 많이 부족한 편인것 같다. 비즈니스에서는 정량화 수치화해서 구체적으로 매력적으로 말하라는 제안은 각종 책에서 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어떻게에 대한 갈증이 있던 차에 만난 책이 이 책 [수치화 생각법]이다.

책의 구성은 왜 수치화를 바탕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수치화를 통한 관리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 연구된 이론 제시까지 알차게 꽉 짜여져 있다. 일러스트가 다소 유치하다고 생각하여 내용의 충실성에 대해 선입관을 가졌는데 내용 또한 매우 훌륭하다. 논리적인 일관성을 가지고 전개되는 방식은 아니고, 내가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하나씩 찾아봐도 무방한 개별 단락 별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텍스트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일러스트를 통해 이해가 쉽게 제시하고 있으며 각 단락에서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키워드만으로 훑어볼 수 있도록 되어있어서 사전 형태로 활용하기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인사노무 쪽 업무를 하다보면, 도저히 정량화시킬 수 없는 지표들이나 평가항목들을 필수적으로 KPI로 구성해야 할 일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난관에 봉착했을 때 활용할 수 있도록 KPI와 관련된 도출방법, 관리방법, 유의사항 등이 들어가 있어서 좋은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만약 유사한 내용의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일독을 권한다. 또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바로 각 정보의 수치를 정수와 변수로 구분하여 변수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너무 단순하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인데 제대로 체계화하여 관리하지 못한 것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하나하나가 버릴 내용이 거의 없고 단순하면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키는 충실한 내용이었다.

책은 사면 한번 읽고 잊게되는 책이 있고, 곁에 두고 생각이 날때마다 그때그때 찾아보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은 단연코 후자이다.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물론이고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직관보다는 데이터와 정량화된 지표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고 믿는 주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법과 가치관을 일상에 녹이는 것은 늘 요원한 일이었다.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일에 치여 바쁘다보면 그런 부분까지 일일이 신경쓰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하나하나 업무 프로세스나 생활 루틴에 녹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쉬우면서도 당장 활용하기 적합하여 하나하나 목표를 세워 생활에 적용하기 좋을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런 단순한 아이디어를 생각하지 못했을까라는 한탄도 들지만, 관련하여 치열하게 고민한 저자의 노고가 감사하기도 하다. 이런 좋은 정보를 좋은 구성으로 발간해주어 꽤 오래 이 책의 내용을 활용하며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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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펭귄 - 불확실한 1인자보다 확실하게 살아남는 2인자의 성장 공식
임승현 지음 / 서사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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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컨드 펭귄 - 임승현 ]


나는 실무와 관련된 책을 좀 읽는 편이다. 책을 꽤 오랜 세월동안 읽다보니 이제 어떤 책을 봐도 비슷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책들을 죽 둘러보아도 다 거기서 거기같은 느낌이고, 제목이나 표지가 눈길을 끄는 책이 잘 없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한번 더 쳐다볼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 세컨드 펭귄 ]이라니. 늘 1등을 외치고, One thing을 외치며, 선점전략을 외치는 곳에서, 2인자의 성장 공식이라니. 거기다 펭귄이라니. 왜 하필이면? 지나가다 힐끗 보았지만 멈춰서서 한번 더 볼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책에서는 창업가와 기업가를 나눈다. 직관으로 움직이며 제일 먼저 나서는 창업자와 두번째로 움직이며 근거를 기반으로 판단하며 창업자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펭귄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첫번째 펭귄이 움직이면 그제서야 두번째 펭귄이 움직인다고 한다. 하지만 첫번째 펭귄은 주로 북극곰의 먹이가 되는 운명을 맞이하기 일쑤다. 물론 저자가 첫번째로 움직이는 창업자를 비하하려고 쓴 이야기는 아닐것이라 생각하고, 어떤 취지로 펭귄의 비유를 가져왔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심정이다. 어떻게 보면 자극적이고 단순한 비유를 통해 뻔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는데,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스타트업의 중요한 성공원칙은 창업자를 보조하는 기업가형 인재의 존재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렇다면 기업가형 인재는 어떻게 일해야하는지,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하는지, 어떻게 근거와 지표를 기반으로 판단하여 올바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지를 매우 구체적이고 자세히 다루고 있다. 책의 내용 중에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다수의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지표의 설정과 관리에 대해 저자의 높은 안목과 인사이트를 느낄 수 있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의사결정하는 방식과 발생할 수 있는 오류들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를 통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안목이 틔인 것 같아 즐거운 경험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유비를 보좌한 제갈량의 모습이 떠올랐다. 직관과 인덕으로 일국을 이뤘지만, 그 뒤에는 제갈공명의 냉철한 분석과 전략이 수반되었다. 제갈량이 없었다면 유비의 입촉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며, 삼국지의 시대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제갈량은 유비보다도 더 많은 추종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을 보면 리더의 옆에서 2인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세컨드 펭귄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불확실한 환경 속에 용기와 직관을 통해 헤쳐나가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그 뒤에 바짝 붙어서 냉철히 주변을 둘러보며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갈 것인가. 사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성적이고 분석적으로 사고한다고 다 정답인 것은 아니고, 직관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 중에서도 매우 탁월한 사업가나 경영인들은 손에 셀 수 없을 정도니까.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한쪽에 치우친 의사결정은 결국 파국을 맞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조직은 다양한 관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고를 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대비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다 나 앞에 나서서 북극곰과 싸울 필요는 없다. 맨 앞에 선 펭귄이 북극곰을 만나지 않을 수 있도록 다독여줄 수 있는 세컨드 펭귄의 길. 그것도 너무나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며 충분히 매력적인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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